도지코인, 제2의 게임스탑 되나

인터넷 커뮤니티와 일론 머스크의 '부채질'
2021년 04월 22일 17시 01분 14초

최근 '도지코인'에 대한 이상 열기가 포착되면서 제2의 게임스탑 사태가 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도지코인은 2013년 12월 만들어진 암호화폐로, '짤'로 유명한 시바견의 그림이 그려진 것이 특징이다. 개발자들 역시 하나의 가상화폐로서의 실용적 가치보다는 '재미'로 만든 암호화폐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 도지코인의 폭등이 심상찮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올해 1월 국내 도지코인의 가격은 코인 1개당 5원 정도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450원까지 치솟았다. 90배가 넘게 상승한 셈이다.

 

거래량도 놀라울 정도다. 지난 16일 하루 동안 국내에서는 16조2384억원어치가 거래됐다. 동일 코스피 거래대금 15조5421억원을 뛰어넘었다. 또 지난 주부터는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주요 암호화폐가 폭락세인 상황에 도지코인만 10%에 가까운 반등을 보이기도 했다.

 


 

도지코인이 이렇게 급등하고 있는 상황은 게임스탑 때와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 생긴 '사토시스트리트배츠'를 중심으로 도지코인에 대한 투자 열풍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4월 20일을 '도지데이'로 정하고, 도지코인 매수 운동을 벌였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도지데이(#DogeDay), #도지420(#Doge420) 해시태그를 단 지지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입김도 있었다. 머스크 CEO는 올해 초부터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차례 도지코인을 언급했다. 유명 미술가 호안 미로의 그림을 올리면서 '달을 향해 짖는 도지'라고 설명했고, 자신이 경영하는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로 도지코인을 달 위에 놓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머스크의 한 마디가 나올 때 마다 도지코인은 폭등을 이어갔다.

 


일론 머스크 CEO의 트윗

 

이러한 상황은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태 때도 마찬가지였다. 레딧의 '월스트리트배츠'를 중심으로 게임스탑 주가를 올리는 운동이 일어났고, 머스크 CEO의 트윗에 힘입어 급등세가 이어졌다. 올해 초만해도 10달러 선이었던 주가는 1월 27일 347.51달러까지 올라갔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모인 투자자와 일론 머스크 CEO의 한 마디. 도지코인 사태는 게임스탑과 똑닮은 셈이다.

 

그러나 게임스탑 사태 때도 그러했듯, 도지코인도 폭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16일 482원을 찍었던 도지코인은 18일 282원까지 떨어졌다. 19일에는 다시 467원까지 올라갔지만 22일인 현재 312원까지 다시 떨어진 상태다.

 

전문가들의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도지코인은 내재가치가 전혀 없다”며 “암호화폐에 투자하려면 비트코인에 투자하라”고 경고했다. 공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된 비트코인과 달리 도지코인 발행량은 1290억 개나 되고, 창업자가 전체의 30%를 쥐고 있어 분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 투자업체 프리트레이드의 데이비드 킴벌리 연구원은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도지코인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투자하는 게 아니다. 가격이 오르면 팔 생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고,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 역시 “도지코인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서 개인투자자 위주로 폭탄 돌리기 식의 장이 이어지고 있다”며 “버블 붕괴 징후가 뚜렷하다”고 경고했다.​ 

 


(캡처=코인마켓캡)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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