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컴 개발사의 마블 히어로 턴 전략, '마블 미드나잇 선즈'

오리지널 캐릭터와 마블 히어로의 팀업
2022년 12월 01일 00시 00분 11초

2K와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함께 게임스컴 2021에서 공개했던 신작 '마블 미드나잇 선즈'는 마블 유니버스 내에서도 어두운 일면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전술 RPG다.

 

마블 유니버스를 바탕으로 한 게임에서 최초로 플레이어가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는 오리지널 히어로 헌터를 등장시키고, 그 또는 그녀의 부활과 다양한 히어로들이 모여들어 본 타이틀의 핵심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엑스컴 시리즈로 이름을 드높였던 파이락시스 게임즈가 개발한 마블 미드나잇 선즈에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통해 상당히 전 세계의 팬들과 거리감이 가까워진 어벤져스를 비롯해 엑스맨, 런어웨이즈를 망라하는 다수의 히어로들이 등장하며 슈퍼 히어로 능력들이 여기저기서 돋보이는 시네마틱 전술 전투와 마블의 어둡고 초자연적인 사건들의 일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오는 12월 2일 출시될 예정인 마블 미드나잇 선즈는 PC 스팀을 포함한 다양한 콘솔 플랫폼에도 출시될 예정이며 한국어 자막과 음성 한국어 더빙을 지원한다.

 

 

 

■ 어머니 릴리스의 마수

 

게임의 제목이기도 한 미드나잇 선즈는 일종의 히어로 집단이라고 볼 수 있다. 게임에서는 오리지널 히어로 캐릭터인 헌터가 수백년만에 잠에서 깨어나 부활을 맞이하고 자신의 어머니이면서 악마 군단의 지도자로 군림해 호시탐탐 지구를 노려 침략하기 시작한 릴리스, 그녀의 손아귀로 떨어져버린 숙적 히드라와 옛 신 크톤에 맞서 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중심이 된다. 조금 구성은 다를 수 있지만 미드나잇 선즈는 현실 세계의 마블 코믹스에서도 등장한 바 있는 집단이다.

 

최초의 커스터마이즈 히어로 헌터는 릴리스의 자식이며 수백년 전에 활동했던 인물이다. 헌터는 남성과 여성 중에서 성별을 선택하거나 얼굴의 종류와 피부색, 눈동자의 색상, 헤어스타일, 머리카락과 눈썹의 색, 수염의 여부 등 약간의 선택지를 부여받는다. 처음 만들었던 커스터마이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게임 플레이 중 거점에 있을 때라면 언제든 헌터의 외형 커스터마이즈 요소들을 변경할 수 있다. 또, 헌터를 비롯한 동료 히어로들의 모습들을 조금씩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은 시작할 때부터 미드나잇 선즈를 전면적으로 내세우기보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어벤져스의 인기 히어로 아이언맨과 닥터 스트레인지를 처음 인트로에서 비추면서 플레이어들의 관심을 끌어당기는 전략을 채택했다고 생각한다. 또, 캐릭터 디자인이나 이야기의 전개를 볼 때 어느 정도 코믹스에 근간을 두고 있는 느낌인지라 어벤져스의 멤버 전원이 팀에 합류하지는 않는다.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닥터 스트레인지, 캡틴 마블 등 일부 히어로가 팀에 합류해 헌터와 함께 싸워나간다.

 

슈퍼 히어로나 안티 히어로들의 활약상에서 배제하면 섭섭할 존재들도 게임 내에 등장하고 스토리에서 두각을 드러낸다. 빌런들의 이야기다. 다수의 빌런들이 히드라와 함께 릴리스의 수하로 활동하면서 사사건건 플레이어들의 활동을 방해해온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등장했던 럼로우처럼 적으로 돌아서는 이들도 있으며 거의 처음부터 빌런으로 등장하는 존재들도 릴리스의 세력에서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히드라만이 아닌 여러 존재들에게 릴리스의 손길이 닿아 헌터의 앞길을 막고, 스토리 진행에서 이들과 격돌하기에 히어로와 빌런의 결투 장면도 종종 연출되는 편이다.

 


 

 


■ 덱과 카드로 전투를

 

엑스컴 시리즈의 파이락시스가 게임 개발에 참여했다고 해서 이 게임이 반드시 엑스컴과 같은 스타일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다. 가능성이라면 이야기지만 마블 미드나잇 선즈는 확실히 흥행했던 엑스컴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게임 플레이 메커니즘을 추구했다. 거점을 돌아다니다가 스토리 임무 또는 보조 임무들을 수행하러 나서면 총 세 명의 히어로가 전투에 참여하게 되고, 이들의 전투 덱을 바탕으로 턴 기반의 전투가 진행되어 여기서 전략성이 꽃을 피운다.

 

스토리 임무에서는 주로 헌터가 반드시 참전하기 때문에 보통 두 개의 슬롯이나 하나의 캐릭터 슬롯만을 플레이어가 선택해 멤버를 구성하게 된다. 하지만 일반 임무를 진행할 때는 헌터의 출전이 강제가 아니라 좀 더 자유로운 팀원 구성이 가능해진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인원에 한해서기는 하지만 플레이어는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오리지널 히어로 헌터와 어벤져스 멤버, 런어웨이즈 멤버 등을 한 팀으로 구성하거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일반 임무에서 아예 헌터를 배제하고 다른 히어로들끼리 팀업을 이뤄 활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

 


 

 

 

거점에서 전투 덱 8장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임무 수행이나 다른 히어로들과의 교류 활동 등을 통해 새로운 카드를 얻는 것이 가능하며 이렇게 얻은 새로운 카드를 덱에 편성하거나 복수 소지한 동일한 카드에 재화를 소모해 더 좋은 성능의 카드로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거점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카드의 종류나 수도 달라지기 때문에 수시로 연구를 비롯한 컨텐츠들의 체크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동료 히어로들이 부르는 그룹 활동에 참가하는 것은 좋은 카드 수입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전투에서는 기본적으로 특정 효과를 가지고 있는 카드가 아니라면 한 턴에 세 장까지 꺼내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제한된 숫자로는 수시로 웨이브가 추가되어 더 많은 적을 상대해야 하는 마블 미드나잇 선즈의 전투 방식이 힘에 부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속행 효과가 붙은 카드들은 카드 내기 횟수를 소모하지 않아 추가 행동으로 더 많은 적을 상대하거나 높은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또,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쌓이는 영웅심을 소모해서 구조물을 이용한 공격을 가하거나 적들끼리, 혹은 구조물을 향해 적을 밀쳐내서 훨씬 큰 피해를 입히는 것도 가능해 지형과 적의 위치, 카드 효과를 잘 활용해서 싸우는 것이 게임의 관건이며 전략성을 느낄 수 있는 요소다.

 


아예 맵 바깥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곳도 있다.

 

 

 

■ 영웅들의 쉬는 시간

 

슈퍼 히어로들도 쉬는 시간은 필요하다. 타임라인이 촘촘해 주로 액션이나 사건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나누는 어벤져스 히어로들마저 도중에 친목을 도모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마블 미드나잇 선즈는 이런 동료들과의 휴식 시간에도 나름의 비중을 줬다. 각각의 아군 히어로들은 헌터와 관계 레벨이 존재하고 대화의 선택지나 함께 어울리는 경우에 영향을 받아 오르고 내려간다. 갖가지 개성을 지닌 히어로들마다 선호하는 선택지의 타입이 다르기 때문에 각기 다른 히어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것이 잘 느껴졌다. 일전에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미드나잇 선즈의 매직은 정말 대하기 까다로운 상대라고 느껴졌다.

 

전투가 아닐 때 히어로들과 교류하는 것은 게임 내 SNS와 메시지, 그룹 모임과 어울리기 등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거점에서 유의미한 대화가 가능한 상대들이 존재하고 그들에게 칭찬을 해주거나 함께 어울려 영화 보기, 깊은 대화 등의 여가를 보내는 것도 관계 향상에 영향을 준다. 관계 레벨이 1 이상이 되면 해당 히어로와의 콤보 액션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자주 팀업을 이루는 히어로들과의 관계는 빠르게 높여주면 전투가 한결 수월해진다.

 

핵심 컨텐츠라고까지는 하기 어렵지만 잡다하게 짧은 활동을 하면서 대화 선택지를 골라 영향을 주거나 아이템을 선물해서 좀 더 관계 향상을 노리는 것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일부 히어로들이 모여서 함께 활동하는 컨텐츠가 있다. 블레이드가 주도하는 독서 클럽이나 닥터 스트레인지, 매직, 니코 미노루와 함께하는 마법 활동 등이 거점 파트의 컨텐츠들을 채우고 보다 히어로들을 깊이 알 수 있게 해준다.

 


 

 


■ 덱 빌딩 턴 전략을 선호하면 추천

 

코믹스 히어로들이 다수 등장하는 게임들이 가진 매력은 역시나 머릿 속으로 상상만 해왔던 히어로들의 팀업을 빼놓을 수 없다. 턴 전략 게임은 늘어지기 쉬운 단점이 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각 히어로 특유의 액션과 일부 코믹스적인 연출을 섞으면서 보다 화려하게 만들어 집중력을 높이려고 시도했다. 또, 적은 수의 카드 덱을 만드는 과정에서 밸런스와 활용도에 고민한다거나 적과의 전투에서 은근히 박력있는 타격감을 느낄 수 있는 파괴 효과와 애니메이션 등이 인상적이었다.

 

제공받은 빌드를 통해 저번 프리뷰에 이어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었지만 이번에도 출시 전 빌드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지 음성 언어를 바꿀 수 있는 옵션이 제공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게임의 배경이 되는 지역이나 분위기 등을 종합해서 음성 언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입장에선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래도 한국어 더빙 역시 풍부한 분량을 아우르고 있기에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곧장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점은 좋았다. 아무래도 자막이 제공되더라도 한 번 번역을 거쳐서 머리에 입력하는 것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한편 스토리도 나름대로 흥미로웠다. 일종의 액트 형식으로 크게 스토리를 구분하고 있는데, 이야기의 시작이 된 원인 릴리스의 군단을 상대하면서 묘하게 기싸움을 하는 소속이 다른 히어로들의 모습이나 서서히 가까워지는 모습들, 그리고 꽤나 해볼만한 전력임을 보여주면서도 릴리스가 차지한 주요 구역에 접근하기는 어렵고 매번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거나 좌절하는 모습을 비추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 다음엔 어떻게 위기를 대처할지 은근히 궁금증을 유발한다.

 

마블 미드나잇 선즈는 마블의 슈퍼 히어로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제법 흥미를 가질만한 스토리로 구성됐다. 오리지널 히어로 헌터에 대한 비중이 많기는 하지만 다른 히어로들과 교류하면서 관계를 쌓아가는 등의 행위, 그리고 때때로 스토리에서도 동료 히어로가 활약하는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더불어 게임의 전략성도 나름대로 고민하면서 너무 불합리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수준으로 조절됐기에 자신에게 맞는 난이도를 찾아 플레이하면 재미있게 이야기의 끝까지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턴 기반의 전략과 덱 빌딩, 마블 슈퍼 히어로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추천해볼 수 있을만한 신작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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