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트랙·카드 담은 패키지…연애 액션 시뮬, '이터나이츠:디럭스 에디션'

인디 규모에서 탄생한 그럴듯한 게임
2024년 02월 26일 01시 07분 48초

지난 6일 에이치투 인터렉티브는 스튜디오 사이가 개발한 연애 액션 시뮬레이션 '이터나이츠:디럭스 에디션' PS5 한국어판 실물 패키지를 정식 출시했다.

 

이터나이츠는 세계가 멸망하는 동안에도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일정을 짜고 때로는 데이트, 때로는 던전 진행 등을 수행하게 되는 연애 액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이름을 직접 정할 수 있는 남성 주인공 캐릭터의 입장에서 게임을 즐기게 되며 연애 시스템이 제공되는 여성 캐릭터 몇 명과 남성 캐릭터 한 명이 준비되어 있다. 하루 아침에 멸망의 위기를 겪게 된 세계 속에서 플레이어와 주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를 지켜보며 하루하루를 신중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게임이다.

 

한편 이터나이츠:디럭스 에디션 실물 패키지 구성은 한국어판 게임 본편과 30곡 가량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5종의 클리어 카드가 포함되어 있다.

 

 

 

 

■ 순식간에 멸망 위기

 

게임의 도입부는 주인공이 친구 차니에 의해 데이팅앱 정보를 입력하면서 수수께끼의 여성에게 연락이 오며 이야기를 펼쳐낸다. 플레이어는 데이팅 앱을 통해 연락을 해 온 여성에 대해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하면서도 다음 날 요트 데이트 일정이 잡힌 뒤엔 자기가 이상한 여자를 좋아하는 게 맞나보다라고 생각하는 평범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과정에서 배경의 TV 등을 통해 '기적의 신약? 이터나이츠 전격 공개' 같은 장면들을 내보내며 플레이어에게 뭔가 일어날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예상대로 데이트 날인 이튿날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며 신체가 변형되어 공격적인 모습으로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는 감염이 발생한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가까운 벙커 등으로 대피해 목숨을 부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대다수의 인구가 그들처럼 변했거나 죽임을 당한 상태. 차니와 함께 벙커에서 버티는 주인공은 이대로 이 안에서만 있을 순 없다며 같은 벙커 내의 다른 구역에서 지내던 아이돌 유나와 만나게 되고 차니와 유나와 같이 행동하면서 살 길을 모색하게 된다.

 

탈출 과정에서 모종의 이유로 주인공이 팔부터 잘리고 시작하는 생각보다 어두운 스토리를 보여주나 그 사이사이 나름대로 익살스러운 장면들을 넣어 게임의 분위기가 계속해서 어둡고 쳐지는 골짜기 아래로 빠지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이야기 초반부에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를 대충 들어보면 결국 초월적인 관리자급 존재의 대리전을 수행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살아남기 위한 독특한 능력들을 이런 존재에게 얻기는 하지만 원래부터 싸우면서 남발하는 것을 상정한 것은 아니기에 사용할수록 인간성을 잃을 수 있다는 설정을 담고 있기도.

 


 


 

 

 

■ 전투와 연애, 훈련을 병행

 

세계가 멸망할 위기에 처해있고 모든 인프라가 갖춰지지는 않은 열차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플레이어의 일행 또한 무한정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갑자기 전세계적인 재앙이 발생했고, 기존 개념이 뒤집혀 이전의 개념은 사라지게 될 위기 속에서 어떤 존재의 대리인격이 된 주인공 일행은 단순히 공격받는 인간보다 더 주요한 표적이 되었기에 수시로 일정의 압박이 들어온다. 예를 들어 열차에 합류한 뒤 며칠 시간을 보내다 보면 열차가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원인 등을 생각하면 이 시점의 적은 상당히 그럴듯한 방식으로 살아남은 자이자 자신을 방해하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제거하려든다. 이 첫 번째 위기를 막기까지 제공되는 기한이 딱 5일이다.

 

이런 식으로 날짜에 압박이 들어오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매일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활용해야만 한다. 한 번의 행동을 하면 주간과 야간이 변경되니 더욱 신중하게 된다. 대화나 훈련을 통해 일종의 인간성 패러미터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고 특정 캐릭터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해당 캐릭터와의 관계가 향상되어 해당 캐릭터의 스킬이 개방되거나 이를 획득하기 위한 재화를 얻게 되는 경우도 있다. 전투에 있어 플레이어는 자신의 능력만이 아닌 히로인 및 친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니 이런 부분도 꾸준히 챙겨줘야 한다.

 


 

 

 

다만 근본적으로 실제 게임오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전투라고 할 수 있다. 회복할 수 있는 스킬을 유나가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적을 처치했을 때 약간의 체력을 회복하는 스킬을 열기 전까지는 정말 신중하게 회복을 사용하면서 최대한 일반적인 적과 중간보스급 적, 보스급 적과의 전투에서 피해를 받지 않도록 플레이해야 한다. 또, 어느 정도 강한 적이나 방패를 들고 있는 적 등을 상대할 때는 특별한 공격이나 속성 공격으로 가드를 부숴야만 제대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속성 가드가 있는 적의 경우 이 가드가 무너지기 전에는 체력에 피해를 입힐 수 없다. 속성 공격 사용에 필요한 게이지 충전은 패링이나 일반 공격 등으로 충당한다. 전투 난이도는 소울 계열에 영향을 받은 게임들에 비해 널널한 편이지만 어쨌든 회복 수단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아주 쉬운 난이도가 아니라면 방심할 수는 없다.

 

탐험 파트에서는 직접 투명한 바닥을 찾아 나아가는 발판 퍼즐이나 모든 발판에 불을 켜고 돌아오는 퍼즐 등 길을 찾기 위한 퍼즐들이 꽤 준비되어 있고 가끔 리듬게임처럼 특정 타이밍에 유나가 춤을 춰서 돌파하는 형식의 미니게임도 존재한다. 이외에도 캐릭터와 관계를 쌓아갈 때 미니게임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초반부 유나의 경우 호흡법을 가르쳐준다는 명목으로 미니게임이 진행되며 정확하게 호흡 수치를 활용해 제시된 숫자를 0으로 맞춰야 하는 게임을 플레이해야 한다. 이외에도 전투 기반인 탐험 외에 필요한 물품을 찾기 위한 서바이벌 파트에서 제한시간 내에 물건을 찾아내는 등의 활동을 함께할 수 있다. 물론 전투를 포함해 이런 모든 행위들은 하고 나면 시간이 흐른다.

 


 


 

 

 

■ 모델링, 스토리 전달력이 아쉽다

 

스튜디오 사이가 개발한 이터나이츠는 인디게임의 테두리에 속하는 타이틀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 것 치고는 제법 괜찮은 일러스트CG나 2D 애니메이션 컷신들을 보여준다. 다만 확실히 많은 인력과 자본력이 투입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게임 초반부터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말하는 동안 움직이는 캐릭터들의 입이나 모델링 자체는 아무래도 투박함을 감추기 힘들고 모션들 또한 다소 아쉬운 감이 있다. 앞서 언급한 댄스 미니게임에서는 인기 있는 아이돌 유나가 춤을 춘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모션 때문에 우스꽝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또 스토리 전달력이나 개연성 면이 다소 아쉽다는 느낌을 준다. 초반부에는 왜?라는 의문 때문에 뒤로 이어질 이야기나 정체에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막상 어느 정도 플레이어가 이야기의 정돈을 끝낸 시점에서는 다른 의미의 왜?라는 질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런 느낌은 이야기가 정립되고 절정을 향해 달리는 후반부에 특히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과정이 좀 부실하게 느껴지고 그래서 이게 뭔데? 싶은 것들도 남아있다. 엔딩 QR 코드 등은 도입부 스마트폰 데이팅 앱에서 시작한 이야기, 그리고 도중에 수시로 활용되는 스마트폰이라는 소품과 연결하는 신선한 시도임과 동시에 다른 시각으로는 게임 내에서 전부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플레이어가 미완성을 이런 방식으로 메웠다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물론 나쁘기만 하다는 것은 아니다. 감염된 인간들의 모습은 투박한 모델링이 기괴함을 배가시킨다는 느낌을 주고, 스토리에서도 초반부 유나와 관련된 해커 스토리의 결말부가 꽤 인상적인 방식으로 전개된다. 생각해보면 예상할만한 내용인데도 도입부부터 이어지는 갑작스러운 전개에 플레이어도 이런 상황에 대한 이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외에 페르소나 시리즈 등 인기 있는 유명 장르의 영향을 받은 모습들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이터나이츠는 다소 아쉬운 끝맺음을 하기는 했지만 인디 규모의 게임 치고는 제법 볼만한 결과물들을 게임 내에 선보이기도 했다. 요소요소를 각각 나눠서 보면 꽤 괜찮은데 전부 이어붙이는 과정에서 사이에 들어갈 것들이 일부 누락됐다는 느낌이다. 세계관을 공유하는 속편이 나올 경우에는 모델링도 모델링이지만 스토리에서 시나리오 라이터가 중심을 잡고 시나리오 쪽도 보다 완벽하게 기반을 다지고 빈틈없이 전개하는 강화된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주인공의 이름은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 퀄리티는 꽤나 좋았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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