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분량과 깊은 전략성, 바닐라웨어 SRPG '유니콘 오버로드'

깊이 있는 전략에도 캐주얼한 플레이 가능
2024년 03월 09일 00시 20분 12초

세가퍼블리싱코리아는 오딘 스피어, 드래곤즈 크라운 등으로 이름을 알린 바닐라웨어와 페르소나 시리즈로 유명한 아틀라스가 개발한 신작 판타지 SRPG '유니콘 오버로드'를 8일 PS 및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을 통해 정식으로 출시했다.

 

운명에 저항하는 유대와 사랑의 환상 전기라는 표현 하에 선보이는 유니콘 오버로드는 주인공이 동료를 만나 거대한 악에 맞서는 정통파 모험담을 바닐라웨어만의 고화질 그래픽과 캐릭터, 자유도 높은 필드 탐색 및 새로운 방식의 시뮬레이션 전투로 그려낸 신작이다. 1990년대 명작 시뮬레이션 RPG가 가진 중후한 분위기와 전술성을 잘 살려 계승하는 한편 독자적인 전투 시스템과 온라인 대전 등 현행 기기 특유의 요소를 탑재하여 클래식하면서도 새로운 유일무이 게임 체험을 선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식 출시된 유니콘 오버로드는 한국어 자막을 공식 지원하나 실물 에디션에 포함된 특전 아트북이나 카드 게임 상품 등은 일본어판이 담겼으며, 다운로드판에 실린 아트북 및 16비트 BGM 프로그램 내에서도 아트북은 영문판이 수록되어 있다.

 

이번 리뷰에서는 PS5에서의 플레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할 예정이며, 플레이의 즐거움을 망치지 않는 선으로 스포일러 및 스크린샷 등록을 자제했다.

 

 

 

■ 망국의 왕자, 대륙 전토 수복기

 

유니콘 오버로드의 스토리 기조는 서두의 게임 소개나 앞서 공개된 체험판 분량, 인터넷을 통한 게임 소식을 접했다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이야기 도입부에 나타난 거대한 악의 손아귀에 떨어진 세계의 운명이 플레이어가 조작하게 될 이야기의 주인공인 망국의 왕자와 그에게 남겨진 반지에 맡겨졌다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왕자는 자신과 함께 거대한 악의 세력과 싸워나갈 동료들을 모으며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협력하며 자신의 기반을 불려나가 결국에는 거대한 적과 마주한다는 것. 이런 간단한 그 옛날의 동화같은 시놉시스와 흡사하다.

 

5개의 국가로 구성된 페브리스 대륙의 중앙에 위치한 코르니아 왕국은 여왕이 통치하고 있었지만 휘하의 장군 발모어가 일으킨 반란에 의해 페브리스 전체가 전쟁의 불길에 휩싸이고, 결국 발모어의 반란에서 촉발된 페브리스 대륙의 전란은 제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결말로 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코르니아의 여왕은 자신의 측근에게 왕자와 보물 일각수의 반지를 맡기고, 이 맡겨진 망국의 왕자가 유니콘 오버로드의 본편 스토리를 이끌어나가게 되는 주인공 어레인이다. 플레이어는 이후 어레인의 입장에서 이 상황을 헤쳐나가야 한다.

 

서장 부분만 보더라도 이야기의 스케일이 큰 편이다. 어레인이 이끄는 해방군 세력은 처음에 아무 땅도 가지지 않은 상태지만 적인 제국은 문자 그대로 페브리스 대륙의 5개 국가를 전부 점령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정말 대륙 전토를 수복한다는 느낌을 준다. 자신의 고향인 코르니아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나 큰 틀, 그리고 일부 상황을 제외하면 특정 시점들 이후에 플레이어가 원하는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단 레벨 스케일링은 적용되지 않는다.

 


 


 


평소엔 월드맵을 돌아다닌다.

 

■ 다양한 요소로 변하는 전략 전투

 

기본적으로 게임 내 전투는 실시간에 명령을 내리면 부대끼리 접촉했을 때 자동으로 전투가 진행되는 방식이다. 일종의 행동력이라 할 수 있는 PP와 AP를 양측 유닛이 전부 사용하고 나면 해당 전투가 끝나고 전멸하지 않았을 경우 피해 정도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대신 항상 실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며 플레이어가 원하는 타이밍에 버튼을 눌러 일시정지하고 각 부대에 내린 명령을 수정할 수 있다. 이동, 전투, 특정 상황에 발생 가능한 대화 등이 이런 작전을 통해 이루어진다.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캐릭터를 적게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플레이어의 선택과 플레이 방식에 따라 빠른 속도로 다양한 클래스의 네임드 캐릭터들을 아군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각종 활동의 보상으로 상승하는 명성을 높이면 최대 다섯 캐릭터씩 배치 가능한 부대 10개를 통솔할 수 있게 된다. 점진적으로 부대 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복잡하게 느낄지 몰라도 게임을 진행하며 많은 수의 부대가 필요해지는 시점 즈음에는 익숙해져 빠르게 전략을 펼쳐나갈 수 있다.

 


인근의 특정 유닛이 지원을 하기도 한다.

 


맵에 있는 전략병기가 해법이 될 때도, 위험요소가 될 때도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다양한 클래스의 캐릭터를 수집하거나 클론 용병들을 고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재미있는 부분이지만 무엇보다 유니콘 오버로드의 전략성을 강화해주는 요소이자 전투의 묘미는 어떤 클래스의 캐릭터를 전, 후열, 그리고 위치를 어떻게 배치하느냐, 어떤 클래스끼리 조합해서 부대를 편성하느냐, 어떤 효과를 가진 무기와 액세서리를 쥐어주느냐, 어떤 작전을 커맨드에 넣어두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활용도가 달라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배치를 바꾸는 것으로 상대하는 부대에 입히고 자신의 부대가 받는 피해가 달라지며 클래스 특성을 고려해 해당 특성을 강화하거나 약한 부분을 보완해주는 것, 또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운용할 수도 있는 것이 장비 세팅이다. 그리고 거기서 좀 더 깊이 들어가면 각 캐릭터가 어떤 식으로 전투 시 기술을 사용할 것인지도 작전을 통해 구상할 수 있다.

 

이런 전투들은 서브 미션이나 메인 스토리 등을 통해 진행할 수 있으며 일부 무한대로 플레이 가능한 프리 퀘스트 마법진을 통해서도 즐길 수 있다.

 


 

 

 

■ 강력한 전략성과 다양한 가능성

 

유니콘 오버로드는 SRPG로서 훌륭한 인상을 남긴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스토리 자체야 다소 전형적이고 동화적인 전개를 따라가 무거운 상황 설정과 달리 가볍게 느껴져 아쉬운 감이 있지만 캐릭터들끼리 관계를 쌓으면 볼 수 있는 짤막한 개별 에피소드들이나 각 캐릭터 자체의 매력적인 이야기 및 설정 등은 플레이어가 다양한 캐릭터에게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표본이 상당히 적기는 하지만 어떤 캐릭터가 가장 마음에 들었느냐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질문에 나오는 답변이 일률적이지 않고 다양하기도 했다.

 

컨셉을 맞춘 파티를 꾸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게임의 난이도는 최고 난이도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시스템만 익히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나 플레이어가 자체 컨셉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았다. 예를 들어 전투로 수복한 지역의 마을을 정비하지 않거나, 정비는 하되 이따금 수집품 및 군자금을 보내오는 수비병을 배치하지 않는 플레이, 만나는 네임드 캐릭터 영입 선택지에서 영입하지 않고 다른 선택지를 고른 뒤 클론 캐릭터인 용병들로만 부대 꾸리기, 특정 클래스 네임드에겐 동일한 용병만 편성하기 등 여러 컨셉 플레이 구상이 나오고 실행하려는 사람들도 보인다. 용병의 경우 성장 스타일을 플레이어가 원하는대로 고를 수 있어 외형이 동일한 점만 빼면 나름대로 가지고 놀만한 장난감이 된다.

 

SRPG로 입문하기에 어렵지도 않은 난이도에, 스토리는 다소 아쉽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게임 플레이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바닐라웨어의 개성이 드러나는 비주얼 및 캐릭터 디자인, 유그드라 유니온,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 등 SRPG 장르에서 이름이 자자한 게임들을 플레이해봤다면 익숙할 초기 동료 구성이나 시스템 등도 친숙하게 다가온다. SRPG라는 장르에 관심이 있거나 거부감 없이 플레이 가능한 게이머라면 분명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SRPG 강력 추천작.​ 

 


 


예전부터 유명한 바이오웨어 특유의 맛있는 음식 비주얼도 건재하다. 먹으면 친해진다.

 


열심히 먹고 싸우면서 페브리스 전역을 해방시키자.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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