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푸-옷을 벗기다' 선정성 논란에 한국게임학회 성명서 내다

2022년 01월 06일 19시 34분 10초

최근 ’와이푸-옷을 벗기다(이하 와이푸)’ 게임의 선정성 논란과 관련해 한국게임학회(학회장 위정현 중앙대 교수)가 6일 성명서를 냈다.

 

1. 와이푸 게임이 구글 플레이 게임 부문 1위에 올랐다는 사실 그 자체에 대해 개탄한다.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 '팔콘 글로벌'이 출시한 와이푸는 누적 다운로드 수 100만건을 넘기며 구글 플레이 1위에 올랐다. 이 게임은 이용자가 여성 캐릭터와 가위바위보를 해 이기면 여성 캐릭터의 옷이 하나씩 사라지는 게임이다. 이 게임의 목표는 최대한 많은 여성 캐릭터를 벗기고 수집하는 것이다. 이런 게임이 어떻게 중고교생이 이용할 수 있는 15세 청소년 이용가로 되었는지 경악스러울 뿐이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이번 선정성 논란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20년 국내 게임사 아이엔브이게임즈가 출시한 게임 '아이들 프린세스'에서도 마찬가지로 선정성 논란이 발생했다. 우리는 청소년 대상의 선정적 게임이 출시되는 현실을 개탄한다. 

 

2. 이번 사태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나아가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올 들어 게임산업을 옥죄던 셧다운 제도가 10년만에 폐기되었다. 셧다운 제도 도입 과정에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화되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더구나 2019년에는 게임을 질병유발 원인으로 보는 ‘게임질병코드’ 국내 도입이 시도되기도 했다. 이번 와이푸 사태는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개선되어 가던 게임에 대한 긍정적 인식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중대 사태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각에서는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에서 게임보다 더 심각한 스토킹이나 성적 추행, 성범죄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3. 자체등급분류 기업인 구글의 무책임함을 지탄한다. 

 

이번 사태는 구글이 자체등급분류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가 터진 후에도 구글이 와이푸 앱을 차단하지 않고 기존 이용자들이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숨김 처리한 것도 잘못된 것이다. 또한 구글이 자체심의 기준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차제에 구글은 자체 심의 기준이 무엇인지 전면 공개해야 한다. 

 

만일 구글이 공개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국회는 자체등급분류 기업의 분류 기준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발의해야 할 것이다. 

 

4.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의 무능과 관료주의를 비판한다. 

 

이번 사태는 게임위의 게임등급분류 및 관리기관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만들었다. 게임위는 예산과 인력의 한계를 이유로 구글, 애플과 같은 플랫폼 기업에 심의를 위탁하는 자체등급분류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제도의 운영능력은 물론 사후 관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특히 사후관리를 보면 게임위는 이미 그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등급부여 게임에서도 게임 내 이벤트나 수시 업데이트 과정에서 게임위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발생하고 있다. 게임 내 이벤트를 한다면, 내용수정 신고부터 해야 하는데 동시에 기습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업체는 변경신고를 해 놓고 곧바로 이벤트를 진행시키는데 심의는 그보다 늦게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후관리 문제 중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지정 후 조사 및 평가도 있다. 조사 및 평가는 연1회 수준으로 제대로 된 감시 체계와 위반시의 징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지정된 사업자인 구글 등 업체는 자체등급분류를 엄밀하게 관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런 심각한 사태에서도 게임위는 언제나 인력과 예산 타령을 한다. 그러나 게임위는 우리 학회나 시민단체와 같은 객관적, 중립적 조직이 사후관리나 감시에 협력하고자 하는 제안을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 이런 배타적, 관료주의적 발상이 오늘날의 문제를 배태한 원인이다. 

 

5. 게임산업의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게임위의 심의제도와 사후관리에 대한 철저한 개혁을 하여야 한다. 

 

게임위의 무능은 2021년 대대적인 사회 문제로 비화한 확률형아이템 이슈 대처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국내 게임 산업 생태계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여기에는 게임위의 사후관리 감독이나 대응책 등이 전무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예를 들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나 트릭스터M 같은 게임의 경우 12세 이용가, 18세 이용가 두 가지로 분류되어 있다. 하나의 서버에서 이 두 연령이 섞인 채, 문제가 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을 성인과 청소년 그 누구도 구입이 가능하다. 이런 상식 이하의 상황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바로 게임위이다. 

 

문체부는 게임위의 근본적 구조개혁과 쇄신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위정현 학회장은 “게임의 선정성 논란이 재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낀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확률형아이템 같은 사행성이나 이번과 같은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다면 게임은 다시 국민적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구글의 심의 기준 정보에 대한 공개 거부와 게임위의 무능함은 비판받아 마땅하며,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해당 기업에 대한 제재와 입법 활동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위정현 학회장​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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