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오버워치의 글로벌 리그인 ‘오버워치 리그’ 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간의 e스포츠 리그들과 차별화된 구성과 엄청난 자본이 투입된 리그라는 점, 그리고 그 본 무대가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으로 옮겨갔다는 부분 등 수 많은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기에 e스포츠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게이머들이 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이는 아직까지 그만큼 홍보가 덜 되어 있는 편이기도 하고 완벽하게 체계가 갖추어져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에 게임샷에서는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라 할 수 있는 ‘오버워치 리그’의 모든 것을 파헤쳐 보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다. 이 기사 하나만으로도 여러분은 오버워치 리그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우선 오버워치 리그가 뭔지 좀 알려줘!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일단은 ‘오버워치 리그’란 녀석을 먼저 알아보도록 하자. 상당히 노멀하면서도 심플한 이름을 가진 이 리그는 블리자드가 주관하는, 오버워치를 기반으로 한 정식 e스포츠 리그다.
지금까지의 게임 리그와 다른 점은 기존 리그들이 국가 및 소규모 팀 기반의 플레이를 진행해 왔던 것과 달리 리그에 속한 팀 자체가 축구나 야구처럼 지역 기반의 연고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며, 그러한 만큼 국가가 아닌 도시 연고 소속 팀들 간의 경기가 펼쳐진다. 또한 ‘국가’ 라는 틀이 없기 때문에 미국의 팀이라고 할지라도 한국 및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다.
간단히 생각해 축구의 여러 클럽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은데, 스페인 팀인 레알마드리드에 포르투갈 소속의 호날두나 영국 국적의 베일이 뛰고 있는 것과 같은 선상이라고 보면 된다. 미국 소재의 팀이지만 미국 선수가 하나도 없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그런 리그다.
뉴욕 연고 팀인데… 한국 선수만 보인다구? 뭐 그럴 수도 있지
■ 리그 팀 구성
오버워치 리그에는 현재 4개국에 국적을 둔 12개 팀이 소속되어 있다. 일반적인 프로 스포츠의 구단 수를 생각하면 많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e스포츠 리그의 팀 수로는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리그 참여 팀
주목할 부분은 오버워치 리그에 참여하는 구단 자체가 상당히 엄격한 조건을 거쳐 구성되었다는 것. 오버워치 리그에 참여할 수 있는 구단은 아래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한데, 그 조건 자체가 상당히 벽이 높다. 먼저 200억 원 상당의 가입비를 지불해야 하고 선수들의 연봉 또한 일정 금액 이상을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한다. 또한 홈 경기가 진행될 자신의 연고 구장을 건립해야 한다.
e스포츠 구장 자체가 다른 프로 스포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그만큼 건립에 많은 비용이 소모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드는 비용이 결코 적지는 않다. 물론 기존의 건물을 보수하고 소규모로 운용한다면 보다 적은 비용으로도 운영이 가능하겠으나 그렇다고는 해도 적게는 수십 억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의 비용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팀 운영비까지 생각한다면 최소 300억 원 이상의 초기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이 정도면 과장을 조금 보태 국내 프로 농구팀 하나 정도는 운영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다.
이렇듯 초기 투자 비용 자체가 e스포츠 구단치고는 엄청나게 높은 편이다 보니 최초 리그 청사진이 공개되었을 당시에는 과연 리그를 펼칠 수 있을 만한 구단이 존재할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역시 블리자드의 힘 때문인지 별다른 문제 없이 리그가 구성됐다는 점도 이채롭다.
구단주 면면을 살펴보면 기존에 e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던 이들이 많은 편이지만 ‘상하이 드래곤즈’의 ‘윌리엄 딩(넷이즈 CEO)’ 구단주처럼 IT 기반의 업체들도 많이 보인다. 주목할 부분은 ‘제프 윌폰(MLB 뉴욕 메츠 구단주)’ 이나 ‘로버트 크래프트(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구단주)’ 와 같이 기존에 미국 메이저 스포츠 팀을 운영 중인 이들도 참여가 이루어졌다는 것. 이는 생각보다 팀의 모기업 재정이 탄탄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외국에서도 e스포츠의 열기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유료임에도 많은 직관러들을 볼 수 있다
중계는 트위치TV에서 맡는다. 아마존 산하 기업인 트위치가 블리자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금액은 무려 9000만 달러로 알려졌으며, 계약 기간은 2년이다. 과연 무료 기반의 컨텐츠에서 저 금액을 어떻게 회수할지가 궁금하지만 어차피 우리나라 회사도 아닌데 뭐 어떤가. 참고로 트위치TV의 이번 계약은 1년 당 파트너십 금액으로는 역대 e스포츠 사상 최고 금액이다.
■ 리그의 구성
오버워치 리그는 일반적인 프로 스포츠 경기처럼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원칙적으로 온라인 경기가 아닌 오프라인으로 경기가 진행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 말은 서울 소속의 ‘서울 다이너스티’가 원정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영국으로 이동해 경기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각 구단의 홈 구장을 기준으로 하여 홈 앤 어웨이 형태로 경기가 진행되어야 하지만 현재 모든 구단의 홈 구장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2018년도 시즌에 한해 예외적으로 로스엔젤레스에 위치한 ‘블리자드 아레나’ 에서 모든 경기가 펼쳐진다. 이 때문에 비 미국 권 팀들의 경우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에서 체류하며 시즌을 진행할 예정이다.
블리자드 아레나는 오버워치 리그를 위해 블리자드가 ‘버뱅크 스튜디오’를 개조한 곳으로 방송에 최적화된 각종 시설과 500여 석의 관중석, 그리고 매점과 각종 굿즈를 판매하는 곳에서부터 선수들 연습실까지 완비되어 있다. 상당한 퀄리티를 보이고 있는 만큼 각 구단의 홈 구장이 이 정도 수준만 된다고 해도 충분히 매력적인 핫 스팟이 될 가능성이 높은 모습. 가장 압권은 전면의 모든 면들을 디스플레이 화 시켜 전장에 따라 경기장 내의 분위기를 확연하게 바꾸어 준다는 부분이다.
블리자드 아레나
팬이라면 탐낼 만한 굿즈들이 한가득!!
이렇게 노멀한 전면이
순식간에 아누비스 신전으로 바뀐다
12개 팀은 지리적으로 유사한 위치에 있는 6개 국가별로 각각 ‘대서양 디비전’과 ‘태평양 디비전’으로 나뉘어지며, 아시아 팀인 ‘서울 다이너스티’와 ‘상하이 드래곤즈’는 태평양 디비전에 속하게 된다. 경기는 동일 디비전 팀들 간 보다 많은 경기가 진행되는 양대 리그 형태로 진행되는데, 이번 시즌의 경우는 블리자드 아레나에서만 경기가 진행되는 탓인지 양대 리그라는 설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 디비전 팀들과의 경기도 상당히 많이 진행된다.
대서양 디비전
태평양 디비전
참고로 오버워치 리그에 참가하는 팀들은 여타의 스포츠 팀들과 마찬가지로 홈 및 원정 상태에 따라 별도의 스킨을 유니폼처럼 착용한다. 이로 인해 실제 경기 관람 시 팀을 구별하기가 훨씬 쉬워졌으며, 축구 경기처럼 스킨만 봐도 어느 팀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스킨 자체는 기본 스킨 정도의 퀄리티에 불과하지만 색상 조합 디자인이 상당히 잘 되어 있는 편. 각 팀 별 스킨은 현재 오버워치 인 게임 내에서 구입이 가능하지만 리그 토큰으로만 구입할 수 있다. 이 밖에 각 팀의 엠블럼이 무료로 제공되는 만큼 게임 내의 자신의 프로필 아이콘을 응원하는 팀의 엠블럼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 시즌의 진행
오버워치 리그의 한 시즌은 총 4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스테이지는 총 6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한 주에 진행하는 팀 당 경기 수는 1~3 경기이며, 한 스테이지 당 팀 별로 10번의 경기를 갖는다. 4 스테이지까지 하면 팀 당 총 40번의 경기를 진행하는 셈이다.
각 스테이지는 단순히 시즌을 나누어 놓은 것일 뿐 특정 스테이지의 우승팀 메리트는 없으며, 최종 순위는 모든 스테이지를 합산한 결과로 이루어진다. 마치 농구 경기를 4쿼터로 진행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각각의 스테이지가 끝나는 마지막 토요일에는 특별한 상금을 획득할 수 있는 타이틀 매치가 진행되지만 팀 전적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이벤트성 매치로 펼쳐진다.
포스트시즌은 모든 스테이지의 전작을 합산, 디비전 별 우승팀 2팀과 차상위 4팀을 포함한 총 6팀으로 진행된다. 이 중 디비전 우승팀은 부전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차상위 4 팀이 경기를 펼쳐 승리한 두 팀만이 남은 플레이오프 2 자리에 진출하게 된다. 플레이오프전의 승자는 결승전에 진출한다.
■ 오버워치는 역시 한국이지!
대부분의 e스포츠 게임들이 그러하지만 특히나 블리자드의 게임은 한국세가 강하다. 지난 2017년 블리즈컨에서도 한국이 ‘스타크래프트2’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오버워치’에서 모두 우승을 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팀은 블리자드의 게임에 매우 강하고, 오버워치 역시 LOL과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에 비해 한 단계 정도 높은 실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부분을 증명하듯 이번 오버워치 리그에는 한국 선수들이 각 팀 별로 대거 포진되어 있다. 현재 엔트리를 공개한 12개 참가팀의 총 선수는 113명이며, 이 중 전체의 약 40% 수준인 45명의 선수가 한국 국적이다. 어찌 보면 이번 오버워치 리그의 최고 수혜자는 바로 한국의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한국 게이머의 비율은 1스테이지 - 1주차 성적에서도 드러난다. 루나틱 하이 팀을 기반으로 하여 팀을 결성한 한국의 ‘서울 다이너스티’는 물론이고 선수단 전원을 한국팀으로 구성한 ‘런던 스핏파이어’ 및 ‘뉴욕 엑셀시어’ 모두 2승 전승을 거두며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반대로 한국 선수가 전혀 속해 있지 않은 3팀은 모두 2전 전패를 기록 중이며, 단 한 명만 보유하고 있는 ‘댈러스 퓨얼’ 역시 전패를 기록하고 있다.
눈으로 보기에도 한국 선수의 유무에 따라 확연하게 우열이 갈리는 모습이다
이처럼 수많은 한국 선수들이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큼 서울에 적을 둔 ‘서울 다이너스티’가 아니더라도 응원할 만한 팀은 넘쳐나는 편이다. 과연 언제까지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지속될지는 미지수지만 어쨌든 기분 좋은 일임에는 분명하다.
■ 방송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사실 오버워치 리그의 목표는 분명하다. 오버워치 리그를 통해 게임의 인기를 유지시키고 주목도를 높이는 것. 이를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높은 시청률을 달성하는 것이다. 그만큼 경기 중계에 대한 관심 또한 상당히 높은 편이며, 이에 대한 준비도 나쁘지 않다.
오버워치 리그는 공식 방송사인 트위치TV(www.twitch.tv)를 통해 무료로 시청이 가능하며, MBC 스포츠플러스2 채널을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단, MBC의 경우 모든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중요 경기만 보여주는 편집 방송이고, 녹화 방송으로 진행되는 만큼 생중계를 보고 싶다면 트위치TV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경기 시간대 자체가 주로 새벽이나 아침인 만큼 본방 사수를 하고 싶다면 수면을 포기해야 할 필요는 있다.
오버워치 리그는 매주 목,금,토,일 4일간 진행된다. 국내 중계진은 박상현 캐스터와 정인호, 장지수 해설위원으로 구성된 A팀과 정소림 캐스터 및 황규형, 이승원 해설위원으로 구성된 B팀이 번갈아 진행하며, 목요일과 토요일은 A팀이, 금요일과 일요일 경기는 B팀이 맡는다.
당신은 어떤 조합이 더 마음에 드는가…
기존 OGN 오버워치 방송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김정민 해설위원과 같은 친숙한 해설진이 없는 점이 조금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직까지는 서로 간의 호흡이 가다듬어지지 않은 탓인지 간간히 어색한 부분들도 존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해설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아지게 되는 부분이기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참고로 대다수의 국내 팬들은 생중계보다는 다시 보기를 통해 경기를 감상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한국 해설진 버전의 방송을 보고자 할 경우에는 영상 하단의 게시자를 확인하면 된다.
게시자가 ‘overwatchleague_kr’인 경우는 한국 해설진 방송이며, ‘overwatchleague’는 글로벌 중계진을 통한 방송이다.
게시자를 확인하면 한국 중계진의 방송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방송 퀄리티는 어떨까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방송이기는 하지만 방송의 화질 퀄리티는 솔직히 걱정할 필요가 없다. 트위치TV의 경우 상당한 고화질 스트리밍 서비스를 진행해 온 곳이고, 이러한 부분은 이번 오버워치 리그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과거 스타2 대회 방송만 비교해도 아프리카TV에서 진행했던 GSL과 트위치TV에서 진행했던 VSL의 경우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기도 했다.
방송 및 다시 보기는 1920P 풀HD 60프레임 화질을 지원한다. 무엇보다 60프레임 시청을 지원하는 만큼 오버워치와 같이 빠른 화면 전환이 이루어지는 방송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전반적으로 옵저버의 스킬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평이 많은 편인데, 이 부분은 조금 더 고민을 해 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라면 탑 뷰와 같은 보다 세밀한 시점을 제공하기도 하고 간간히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보인다는 것이다.
탑뷰는 전체적인 상황 판단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우려와 달리 첫날의 시청자 수도 상당한 편이어서, 세계적으로 40만 명 이상의 시청자가 몰리기도 했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오버워치 리그를 감상할 수 있는 별도의 오버워치 리그 앱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 가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 블리자드 아레나에서 직접 경기를 보고 싶어요!
뭐 굳이 권하지는 않지만 현장에서 그 감동을 느껴 보고 싶다면 직접 가서 보는 것도 나름의 추억이다. 모든 경기가 펼쳐지는 블리자드 아레나의 입장료는 20~30달러이며, LA 버뱅크 지역에 위치한 아래의 건물을 찾아가면 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