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자도 즐길 수 있는 대전게임, '그랑블루 판타지:버서스'

원작 느낌 잘 살려
2020년 03월 09일 11시 39분 53초

세가퍼블리싱코리아가 2월 출시한 '그랑블루 판타지:버서스'는 주식회사 사이게임즈에서 기획 및 제작하고 아크시스템웍스 주식회사가 개발한 PS4 전용 대전 격투 게임으로 현재 출시된 DLC 캐릭터 2종을 포함, 총 13종의 캐릭터로 다른 플레이어와 대전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그랑블루 판타지:버서스는 사이게임즈의 모바일 RPG '그랑블루 판타지'를 원작으로 하는 대전 격투 게임이다. 원작 그랑블루 판타지는 고전적인 JPRG 스타일의 게임으로 캐릭터를 수집하고 몬스터 또는 성정수와의 PVE, 다른 기공단과의 경쟁 컨텐츠 등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하늘에 여러 환경과 특징을 가진 섬들이 존재하는 공역 파타 그랑데에서 시작된 모험담을 그리고 있으며, 수수께끼의 힘을 가진 소녀 루리아와 주인공 그랑 또는 지타가 그녀에게 얽히게 되면서 파타 그랑데 공역을 가르는 기공정을 타고 여행하는 기공단을 점차 꾸려나간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특이한 점은 대전 모드만이 아니라 RPG 모드를 따로 마련해 플레이어가 그랑블루 판타지:버서스만의 스토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원작인 그랑블루 판타지의 이야기가 한참 진행된 시점에서 출시된 그랑블루 판타지:버서스는 원작의 시나리오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초반부부터 등장하는 주된 적 세력 에르스테 제국이 멸망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 접근하기 쉬운 난이도의 대전

 

격투 게임 명가 중 하나인 아크 시스템 웍스의 작품이니만큼 그랑블루 판타지:버서스의 대전 모드 완성도는 훌륭한 편이다. 특히 초심자가 주저할만한 대전 격투라는 장르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숙달할 수 있도록 초심자도 손쉽게 구사할 수 있는 커맨드와 메커니즘을 마련했다. 처음에는 쉬운 발동 커맨드를 통해 게임을 익히다 점차 일반 커맨드를 활용해 기술을 구사하면서 게임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밟을 수 있다.

 

그랑블루 판타지:버서스에서는 3D로 그려진 그랑블루 판타지의 캐릭터들을 골라 대전을 즐길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DLC 구매에 따라 현재 최대 13명의 캐릭터를 선택해 대전할 수 있다. 각각의 캐릭터는 게임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빌리티를 기술로서 구사하며 오의와 해방 오의는 미려하게 연출해 보는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특히, 체력 30% 이하에서 발동시킬 수 있는 해방 오의의 경우 역전의 한 방이 될 수 있어 제대로 들어갔을 때의 쾌감을 더한다.

 


 

 

 

VS 모드에서는 세 단계의 난이도 중 원하는 것을 먼저 선택하고 자신의 캐릭터와 2P의 캐릭터를 고른 뒤 게임을 시작한다. 특이한 점은 최초의 스테이지를 포함해 상대의 난이도는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를 쓰러뜨리면 다음 난이도별로 제시되는 상대 중 원하는 것을 골라 진행하는 방식이다. 각각의 상대를 쓰러뜨리면서 진행하다 보면 최종 스테이지는 세 개 난이도 모두 벨제붑으로 고정된다.

 

온라인 배틀에서는 전세계의 다른 플레이어들과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처음에는 몇 번의 튜토리얼 매치를 통해 랭크를 배정받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른 플레이어와 매칭이 된다. 튜토리얼 매치로 배치를 받은 후엔 대략 세 종류의 모드를 골라 즐길 수 있는데, 마치 오락실처럼 귀여운 게임 내 캐릭터들의 아바타를 조작해 다른 플레이어들과 앉아서 배틀을 할 수 있는 온라인 로비 모드, 랭크가 기록되는 고전적인 방식의 랭크 매치, 그리고 플레이어 매치가 준비되어 있다. 이외에도 랭킹을 확인하거나 자신 또는 다른 사람들의 리플레이를 확인할 수도 있으며 시리얼 코드를 확인하고 원작 그랑블루 판타지 계정에 활용하는 메뉴도 존재한다.

 

온라인 로비에서 보여지는 캐릭터의 아바타나 컬러, 무기 스킨의 일부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 가능한 재화를 사용하면 구매할 수 있다.

 


 


 


상대 캐릭터와 RPG 모드와 VS 모드 여부에 따라 대사가 모두 다르다.

 

■ 스토리 위주의 RPG 모드

 

그랑블루 판타지:버서스의 특징적인 모드라고 할 수 있는 RPG 모드는 그랑블루 판타지:버서스의 고유한 스토리 라인을 즐기면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모드다. RPG 모드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그랑만을 조작할 수 있지만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메인 캐릭터를 다른 캐릭터로 변경하거나, 전투에 함께 참여하는 서포트 캐릭터로 다른 캐릭터를 더하는 것이 가능하다.

 

RPG 모드의 이야기는 원작 그랑블루 판타지가 시작된 후 긴 시간이 지나 주된 적인 에르스테 제국이 멸망한 이후를 시점으로 잡고 오리지널 스토리를 진행시킨다. 그랑과 비, 루리아, 이오와 라캄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기공정 그랑 사이퍼를 몰며 파타 그랑데 공역을 모험하던 중 일이 있어 잠시 기공단을 이탈한 카타리나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그러나 재회한 카타리나는 그들과의 모험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설상가상으로 이미 멸망한 에르스테 제국군들이 들이닥쳐 루리아를 노린다는 위기에 놓인다. 플레이어는 파타 그랑데 공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한 상황들을 파고들게 된다.

 


 

 

 

캐릭터들은 일정 레벨까지 육성한 뒤 상한 해방을 해야 더 높은 레벨로 육성할 수 있다. 또, 두 개의 슬롯에 다양한 효과를 지닌 서포트 액션을 배치해 전투 도중 발동시키는 것이 가능하며, 무기 세트를 장착해 각각의 스테이지에서 더욱 유리한 속성으로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무기 편성 슬롯이 여러 개 준비되어 있으므로 다양한 속성 이점에 대비할 수 있도록 획득한 무기를 속성별로 미리 편성해두는 것도 편리한 진행에 도움이 된다.

 

메인 퀘스트에서는 좌우에서 등장하는 몬스터나 적들을 처치하면서 다음 마지막 페이즈까지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보스 배틀에서는 성정수나 그 지역의 보스와 상대하게 된다. RPG 모드의 조작 방식은 미묘하게 VS 모드와 다르지만 보스 배틀에 이르러서는 대전 모드와 동일한 방식으로 조작 방식이 변경된다는 점이 다르다. 보스들은 오의 대신 오버 드라이브 게이지가 존재해 게이지가 가득 차면 필드 전체에 가하는 타격이 발생하고 이후 게이지가 모두 줄어들기 전까지 보다 강해진다.

 

한편 보스는 다수의 공격 패턴 외에도 바닥에 범위가 표시되는 범위기를 구사하기도 하며 오버 드라이브 게이지를 모두 깎아내면 일시적으로 행동불능 상태에 빠진 보스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서포트 캐릭터도 메인 캐릭터와 동일한 무기 세트 구성을 지니고, 서포트 액션을 자주 발동해 전투 난이도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 원작의 시스템이 곳곳에

 

그랑블루 판타지:버서스는 생각보다 원작의 향기가 곳곳에 스며든 작품이다.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재화들은 물론이고, 서포트 액션이나 무기 시스템, VS 모드를 비롯해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구사할 수 있는 공격 커맨드들을 어빌리티로 채워넣은 것 등 다양한 시스템에서 원작 그랑블루 판타지의 요소들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초심자들이 배우기 쉬운 시스템은 대전 격투라는 장르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쿨타임이 좀 더 느리게 지나간다는 점이 페널티로 따르기는 하지만 강화된 커맨드가 아닌 이상 그 간극이 엄청나게 길지도 않고, RPG 모드에서조차도 보스 배틀을 통해 대전 모드의 조작법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초심자도 쉽게 그랑블루 판타지:버서스의 대전에서 발생하는 심리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편이다. 커맨드에 익숙해진, 또는 처음부터 대전 격투에서 한가닥 하던 플레이어들은 그들 나름대로 일반 커맨드를 통해 대전을 즐길 수 있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랑블루 판타지 IP의 무궁무진한 캐릭터들을 전부 게임에 쑤셔넣으란 뜻은 아니지만 그를 감안하더라도 대표적인 인기 캐릭터들이 대부분 기초 캐릭터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장 DLC 1편 캐릭터에 포함된 나루메아나 원작에서 주인공 성별을 여성으로 설정하면 나오는 지타 같은 캐릭터들도 유료로 구매해야 한다는 부분이 다소 아쉽다. 물론 플레이어에게 구입하게 하려는 의도에는 부합하지만 DLC 캐릭터를 포함하지 않으면 11종이라는 적은 수의 캐릭터는 추후 등장할 캐릭터 판매 전략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RPG 모드는 좋은 시도라고도 볼 수 있지만 스토리의 단조로움이나 단순화 된 스테이지 구성이 조금 아쉬웠다. 보스 배틀은 그래도 보스가 몇 가지 패턴을 구사해 공략한다는 느낌이 있지만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메인 스테이지는 양쪽에서 등장하는 적들을 처치하는 것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서 굉장히 단조로운 느낌이다. 여기에 RPG 모드의 스토리도 은근히 원 패턴이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랑블루 판타지:버서스는 그랑블루 판타지를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다. 비록 대전 격투라는 장르에 관심이 없는 원작 팬들이 구매한다면 그것은 각종 상품에 걸린 원작 시리얼 코드 정도겠지만 사이게임즈가 원작의 시스템을 곳곳에 배치해 원작 느낌이 나게 만들었고, 대전 격투 장르로서도 노하우를 지닌 아크 시스템 웍스의 손을 거쳐 훌륭하게 구현돼 초심자와 고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상기한 아쉬운 부분들을 차치하더라도 나름대로 잘 만들어진 작품이며, 새벽에도 온라인 매칭이 잘 잡히는 편이니 여타 애니메이션 기반의 대전 격투 게임들보다도 훨씬 상황이 좋다. 상술이 엿보이나 그랑블루 판타지나 대전 격투 게임에 관심이 있는 플레이어라면 즐길 수 있는 작품.​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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