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G와 수집형 RPG의 조합, '폴아웃 쉘터 온라인'

볼트의 새로운 오버시어
2020년 06월 08일 11시 08분 08초

최근 정식 출시된 가이아모바일의 탐험 경영 모바일 게임 '폴아웃 쉘터 온라인'은 수집형 RPG의 시스템을 겸하고 있는 신작으로 지난 5월 14일부터 17일까지 한국과 말레이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비공개 테스트부터 정식 출시까지의 기간은 불과 한달을 채 넘기지 않았지만 현재 정식 출시된 버전의 폴아웃 쉘터 온라인은 당시의 빌드와 비교하면 미묘하게 더 개선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폴아웃 쉘터 온라인은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의 유명 IP인 폴아웃 시리즈의 4편을 바탕으로 중국의 Shengqu Games가 개발했으며 해외에서는 2019년 6월부터 정식으로 서비스 된 게임이다. 온라인 기능이 없었던 기존의 폴아웃 쉘터에서 동일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타 컨텐츠들을 한층 더한 신작으로 폴아웃 쉘터에선 없었던 격투장 컨텐츠 및 길드 컨텐츠 등을 통해 다른 플레이어들과 교류하거나 경쟁할 수 있다.

 

비공개 테스트 당시엔 원활한 진행을 위해 모든 플레이어에게 많은 양의 자원과 SR 등급 주민인 케이트와 메디슨 리를 제공했지만 정식 출시판에서는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그들이 제공되지 않는다. 대신 제시된 조건을 달성하는 식으로 플레이어가 SSR 등급의 주민을 획득할 수 있도록 했으며 다수의 주민 스킨을 쉽고 손에 넣을 수 있는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비공개 테스트 때와 정도는 다르지만 다양하게 재화 획득 기회를 마련해 초기 시작이 원활하도록 지원한다.

 

 

 

■ 볼트와 컨텐츠는 이인삼각

 

원작 시리즈에서 볼트텍이란 회사에 의해 만들어진 은신처 '볼트'는 플레이어의 시작점이기도 하고 늘 문제가 생기는 장소이기도 하다. 갑작스레 발발한 핵전쟁에 의해 지상이 궤멸 상태에 빠지고, 볼트에 대피해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대로 볼트의 주민이 되며 관리자의 지도 아래서 살아가게 된다. 플레이어의 입장도 이런 주민들 중 하나이며 튜토리얼 겸 볼트 관리에 대해 배우는 것으로 게임이 시작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관리자는 어떤 징조를 발견하고 볼트의 중요 부품인 에덴 생성기를 탈취해 볼트를 떠나버리는 대사건이 발생하면서 관리자의 자리에 앉게 되며 주민들을 육성하고 지상으로 파견해 관리자를 추적한다는 것이 폴아웃 쉘터 온라인의 메인 스토리다.

 

그리고 이런 볼트의 운영은 자주 건드리진 않더라도 폴아웃 쉘터 온라인의 각 컨텐츠와 밀접한 관계를 지닌 심장과도 같은 시스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의 폴아웃 쉘터처럼 지하로 뻗어내린 볼트를 점점 확장하면서 각종 자원 생산 시설들을 배치하고 같은 레벨의 동일 시설을 붙여 확장시키며, 더 나아가 장비품이나 특정 컨텐츠를 이용하기 위한 시설을 지어 각 시설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설 레벨업 등이 모두 여러 컨텐츠와 직결되어 주민을 얼리는 시설 빼고는 대부분의 시설을 관리하는 것은 빼놓을 수 없다.

 


 


주민에 더해 펫을 배치하는 것으로 효율 추가 상승

 

작중의 메인 컨텐츠는 이렇게 볼트를 성장시키는 볼트 경영 컨텐츠와 메인 스토리에서 에덴 생성기를 훔쳐 달아난 전임 관리자를 추적하는 PVE 전투 컨텐츠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폴아웃4의 무대가 되는 커먼웰스, 미국 동북부 보스턴과 메사추세츠 주 일대를 바탕으로 PVE 컨텐츠가 진행된다. 플레이어가 수집하고 육성한 주민을 최대 5명까지 배치해 각 지역에 위치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며 파워아머로 무장한 집단인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B.O.S), 게임 초반부에 등장해 지원을 하는 프레스턴 가비와 커먼웰스 민병대, 안드로이드인 신스를 보호하고 자유를 찾자는 취지의 지하조직 레일로드 등이 위치한 거점에 도달하면 해당 세력의 상점을 이용할 수 있다.

 

필드로 나가 전투를 벌이는 컨텐츠는 가장 기본적인 일반 난이도부터 고급, 정예, 생존까지 4단계의 난이도를 제공하며 일반 난이도 이상부터는 입장 시 필요하는 자원의 양과 횟수 제한이 존재한다. 같은 지역이라도 난이도가 다르면 보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주민의 장비를 강화하거나 도구를 강화할 때 필요한 재료들을 얻으려고 특정 스테이지를 반복적으로 돌거나 소탕 기능을 이용하기도 한다. 건물 안에서 각 방을 돌아다니며 자원을 얻거나 적의 무리와 전투를 진행하게 되는 스테이지가 보편적이지만 외부에서 한 번의 전투로 끝이 나는 야외 전투 스테이지도 존재하고 고난이도에 조건을 맞추면 탐색률이 증가하는 대형 스테이지도 마련되어 있다.

 


 


 

 

 

 

 

기존에 볼트에 생기던 몇 가지 해프닝들이 사라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자원을 즉시 습득하는 부스트 기능을 사용할 때 화재가 발생하는 이벤트는 있지만 그 외는 특별하게 발생하는 이벤트가 없다. 폴아웃 쉘터 시절엔 폴아웃 시리즈의 주된 악역으로 폐허가 된 지상의 황무지를 돌아다니는 침략자들이 볼트를 공격해오는 기능 등이 있었지만 폴아웃 쉘터 온라인으로 넘어오면서 볼트의 입구인 볼트게이트에 주민을 배치할 수는 있더라도 정작 외부의 침입을 막을 일이 없어 허전한 기분이 든다. 물론 그게 사라지면서 신경 쓸 일이 하나 줄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 주민 육성과 유저 간 컨텐츠

 

거점인 볼트와 함께 볼트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배치할 수 있는 주민들은 폴아웃 쉘터 온라인의 또 다른 핵심 요소다. 이 작품에선 폴아웃4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원작에서 등장한 주요 인물들이 비교적 높은 등급의 주민으로 등장한다. 예를 들어 처음부터 볼트 밖의 탐색으로 플레이어를 이끄는 커먼웰스 민병대의 프레스턴 가비는 SSR 등급 주민이며 그와 함께 민병대 소속으로 등장하는 엔지니어 스터지스는 R등급 주민으로 플레이어의 볼트에 바로 합류한다.

 

주민 사이에 등급 차가 존재하므로 태생적 한계가 명확하게 있기는 하지만 이를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캐릭터 조각 시스템이다. 레어 등급과는 별개로 캐릭터의 능력을 올릴 수 있는 스타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포스터라고 부르는 조각을 모아 일정량을 투입하면 해당 캐릭터의 별 하나를 더할 수 있다. 이 때 주민의 기초 능력치인 S.P.E.C.I.A.L과 함께 자원 생산 효율이 향상되기 때문에 전투 컨텐츠에 나서는 주민은 물론이고 자원 생산 시설에 배치한 주민들의 포스터도 꾸준히 모아야 한다.

 

 

 


 

 

 

이런 계열의 게임이 그러하듯 주민들의 육성에는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가끔 볼트 입구에 서서 일정 시간 대기하며 조건을 맞추면 영입할 수 있는 주민이나 뽑기로 획득한 주민들은 앞서 언급한 포스터 수집을 통한 별 상승 외에도 전투력과 직결되는 장비, 그리고 보호구를 착용 및 강화하는 것으로 능력을 강화한다. 장비는 특정 재료들을 요구하는 강화 시스템이며 보호구는 특정 주민에게 전용 효과를 부여하기도 하며 일반적으로는 세트를 갖춰 효과를 발휘하는 장비품이다. 장비는 보호구와 다른 재화를 사용하므로 겹치지는 않지만 일정 수준 이후부터는 필요한 병뚜껑의 양과 재료의 종류가 점점 많아져 25레벨 이후부터 급격하게 성장률이 감소한다.

 

따라서 강한 주민을 만들기 위해 PVE 컨텐츠에 필요한 자원과 재화들을 꾸준히 수급하면서 높은 등급의 주민을 노려 상점을 들락날락해야 할 것이고, 이렇게 얻은 주민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설을 돌려가면서 그들의 육성에 힘써야만 폴아웃 쉘터 온라인 내의 여러 컨텐츠를 따라갈 수 있다. 현재는 하루만 지나더라도 다른 플레이어의 주민 전투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으니 PVP인 결투장 컨텐츠를 주력으로 삼겠다면 이와 같은 주민 육성을 늦출 수는 없다.

 


 


 

 

 

플레이어 간 교류 컨텐츠는 친구 등록을 통한 볼트 방문 외에도 원하는 친구와의 연습전, 길드에 소속되어 길드 전용 컨텐츠인 레이드 보스와의 전투, 길드원에게 생산 주민 파견, 전투 지원 등이 존재한다. 그리고 가장 보편적인 요소로 PVP 컨텐츠 결투장이 있다. 매일 5회의 도전 기회가 주어지면 이를 사용해 제시된 다른 플레이어의 주민과 전투를 벌여 승패를 가르는 방식이다. 높이 올라갈수록 해당 순위권에 위치한 플레이어의 전투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기 때문에 300위~200위권 내에 들어가보면 매일매일 다른 플레이어의 전투력이 향상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이외에도 볼트에서 머무는 동안 다른 플레이어들과 채팅하는 기능도 마련되어 있다.

 


 


 

 

 

■ 네임드 늘고 컨텐츠 늘었지만

 

폴아웃 쉘터 온라인은 원작인 폴아웃4에서 등장한 유명한 캐릭터들도 많아지고 컨텐츠의 양도 늘어났지만 기존의 폴아웃 쉘터 플레이어들에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원작은 그야말로 오버시어로 임하며 볼트를 관리하고 주민을 커스터마이즈 하는 등 볼트 운영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었지만 폴아웃 쉘터 온라인으로 넘어오며 이런 부분이 상당수 축소되는 대신 기존 모바일 수집형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컨텐츠들로 대체됐기 때문.

 

폴아웃4의 IP를 사용하고 있어 해당 작품을 즐겼던 사람이라면 반가운 이름들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장 몇 번이나 언급했던 정착지 표시 담당 프레스턴 가비가 처음부터 나오고 레일로드의 데스데모나, 인스티튜트의 파더 등을 운만 좋다면 주민으로 받아들여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다만, 비단 PVP 컨텐츠에 집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들을 성장시키면서 컨텐츠를 소화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 자원이 필요하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 실제로 레어 등급 사이엔 거의 절대적이란 격차가 존재하나 이를 실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육성이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SNG와 수집형 RPG의 요소가 결합된 게임을 찾는다면 폴아웃 쉘터 온라인은 그에 꽤 가까운 작품이다. 의외로 각 세력에 대한 역사나 수시로 수신하게 되는 라디오 등을 통해 나름대로의 텍스트를 제공하고 있어 만약 당신이 폴아웃4를 좋아하고 기존의 조각 모음 시스템을 도입한 수집형 RPG들을 무난하게 플레이했다면 폴아웃 쉘터 온라인은 적당히 즐길 수 있는 신작이 될 수 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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