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규모, 기대한만큼? '배틀필드 2042'(PS5)

브레이크스루의 밸런스 조절 필요
2021년 11월 24일 00시 00분 12초

게임피아는 EA와 협력하여 역동적인 전장을 체험할 수 있는 1인칭 슈팅 게임 시리즈 최신작 '배틀필드 2042' PS5, PS4, Xbox Series X/S 패키지 제품을 지난 19일 국내 정식 발매했다.

 

배틀필드 2042는 배틀필드 프랜차이즈의 최신작으로, 플레이어는 무질서로 변한 가까운 미래 세계에서 분대와 함께 최첨단 무기를 활용하여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전장을 극복해야 한다. 최대 128인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지원하는 본 제품은 전 세계의 광활한 전장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전면전을 펼쳐나가게 된다. 또한 컨퀘스트, 브레이크스루 및 해저드 존 같은 대규모 멀티플레이어 업데이트 모드가 제공될 예정이며, 이전 세대 기기인 PS4, Xbox One 버전에서는 최대 64인 멀티플레이어를 지원한다.

 

앞서 얼리 액세스 당시의 리뷰와 달리 이번 정식 출시 제품은 PS5 기종을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 미국과 러시아의 전쟁

 

배틀필드 2042는 싱글 플레이 컨텐츠를 지원하는 대신 외부 컨텐츠나 게임 내 짤막한 대사들을 통해 배경을 소개하고 있다. 제목처럼 2042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은 이번 신작은 급격한 기후변화를 맞이한 지구에 기근과 자원의 고갈이 가속화되며 첨단 기술의 마비, 인명피해 빈발을 비롯한 대규모 소요 사태들로 온 세계가 무너져가는 암울한 상황을 그렸다. 이러한 시기에도 초강대국의 한 축을 담당하는 미국과 러시아는 패권을 쥐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바로 이 전쟁에 무국적자로 구성된 비송환자 용병 스페셜리스트가 주역으로 참전한다는 이야기다.

 

근미래의 전장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막상 세계관 설정에서 첨단 기술의 마비가 이루어진다는 언급이 있는 등 게임 내에 첨단 장비를 아주 많이 볼 수는 없는 편이다. 물론 각도를 잘 잡으면 빌딩을 타고 오를 수 있는 호버크래프트가 첨단 기술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어쨌든 이런 암울한 미래에서 사실상 대리전을 치르는 무국적 스페셜리스트들이 병과 선택제를 대신한다. 그래도 병과라는 요소가 완전히 사라졌다기보다는 각 스페셜리스트가 어떤 병과인지로 구분되는 식이다.

 

 

 

정식 출시 이전 순차적으로 공개된 비송환자의 여정 기록물에서 배경으로 등장한 장소들은 고스란히 배틀필드 2042의 신규 전장 7종으로 배정됐다. 사용하는 인터넷 속도에 따라 다를 수는 있는데,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다운로드를 진행하는 동안 플레이어는 먼지와 모래 폭풍이 불어닥친 카타르, 도하를 배경으로 하는 모래시계 맵에서 AI들과 함께 컨퀘스트를 플레이하게 된다. 다만 인터넷이 충분히 빠르지 않다면 계속 모래시계에서 AI 컨퀘스트를 여러 번 플레이해야 할 수도 있다.

 

첫 공개부터 많은 화제가 되었던 한국의 송도 국제도시 모티브의 칼레이도스코프, 폐선, 이탈, 징조, 궤도, 부활 등 7종의 맵에서 각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번에도 맵이 파괴되는 효과가 있다면 있지만 지난 시리즈에서만큼 유의미한 느낌이 조금 덜하다. 전투를 벌이다 보면 맵에 다라 환경 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로켓 발사대가 폭발할 수 있는 궤도에서는 대형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폭풍 효과가 적용된다. 날씨가 흐려짐에 따라 맵의 구조물들에서 조명이 켜지며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 128인의 스페셜리스트

 

각자 고유의 능력을 지닌 스페셜리스트들을 전면으로 내세워 어떤 스페셜리스트를 사용하고, 능력을 얼마나 능숙하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느끼는 재미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선댄스는 고도에서 윙슈트를 펼쳐 기동력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끝까지 표적을 추격해 차량을 파괴하는 등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편이며, 도저는 방패로 전방에서의 공격을 방어하며 전진하거나 협소한 공간에서 효율적인 방어를 보여주기도 한다. 현재 유일한 보급병인 팔크는 원거리에서 회복할 수 있는 보조장비를 활용해 팀원이나 자신을 회복하는 등 전반적으로 이런 능력들을 활용하는 것은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다만 이런 부분은 배틀필드의 병과제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는 부분이다. 솔직히 스페셜리스트들의 능력을 수시로 활용하며 플레이를 하다보면 배틀필드판 오버워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배틀필드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점령 기반 모드 컨퀘스트는 역대 최대 규모인 128명의 플레이를 지원하면서 상당히 광활한 맵을 선보였다. 거기에 각 구역을 하나의 점령거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C 구역 내에 C1, C2같은 방식으로 거점을 세분화해 해당 구역 내 모든 거점을 점령해야만 완전한 점령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되었다는 차이가 있다. 넓어진 규모와 많은 수의 플레이어가 참여함으로 역대급 즐거움을 줄 것도 같았지만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맥케이와 백지수는 레벨을 올려야 사용할 수 있다.

 

일단 넓어진 맵 자체는 좋다고 하더라도, 각 거점으로 향할만한 수단이 적은 편이다. 플레이어가 이용할 수 있는 탑승장비들의 수는 정해져 있는데, 분대원 근처에서 부활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모든 분대원이 죽은 시점에서 전선으로 재투입되려면 한참을 달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렇게 달려서 전선에 진입했는데 그대로 호버크래프트같은 탑승장비에게 로드킬을 당했을 때의 기분이란……. 서로 사격을 가하는 상황에도 탄 퍼짐이 무작위로 설정되어 있는지 서로 한참 킬을 따내지 못하는 상황도 가끔 눈에 띈다.

 

컨퀘스트에 비해 브레이크스루는 시스템상 조금 나은 재미를 선사한다. 컨퀘스트는 동시다발적으로 각 전역을 점령하고 방어해내는 방식이나 브레이크스루는 공격 팀은 계속해서 공격하고 방어 팀은 계속 방어해내는 시스템이라 전선이 밀집되어 대규모 전투의 맛을 느끼기 한결 쉬운 편이다. 예를 들어 공격 팀은 A구역의 모든 거점을 점령해야만 다음인 B구역 거점을 공략할 수 있다. 당연히 방어 팀도 해당 구역의 거점을 막아내야 하니 양 팀의 모든 플레이어가 한 구역의 거점에 포진해 확실히 전투의 재미가 훨씬 나은 편이다.

 

 

 

해저드 존은 상대적으로 플레이어 매칭이 어렵다. 일종의 배틀로얄 게임처럼 분대 단위로 게임에 투입되고, 다른 분대와 경쟁하며 데이터 드라이브를 확보한 뒤 2번의 기회 안에 탈출하는 것이 목표인 게임이다. 초기에는 해저드 존 모드를 활용한 꼼수가 있어 상당히 많은 인원이 몰린 바 있지만 정식 출시 시점에서는 이런 꼼수가 막히고, 브레이크스루에 인기가 집중되면서 해저드 존의 이용자가 줄었다. PS5를 기준으로 크로스 플레이를 끄면 분대원이 모두 모여도 10분 이상 게임이 시작되지 않는 등 확실히 원활한 플레이가 어렵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세 가지 모드 중 마지막인 포탈 모드는 플레이어가 직접 게임 모드를 만드는 컨텐츠다. 배틀필드 1942와 배틀필드 배드 컴퍼니2, 배틀필드3에서 등장한 맵과 장비 소스를 활용해 다양한 매치를 만들 수 있다. 기본으로 포탈 모드에 진입하면 게임에서 제공하는 맵들을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며 여러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매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PS5 기준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1942 컨퀘스트는 5명 이상의 인원이 모이는 것을 보기 어렵지만 이용자가 직접 만든 맵은 흥미로운 것들이 제법 있다. 예를 들어 윙슈트 연습을 할 수 있는 맵의 경우 완료까지의 랩타임을 측정해주기도 하는 등 생각보다 유용하고 재미있는 맵들을 찾아낼 수 있다.

 

 

 

■ 기대한만큼만

 

배틀필드 2042는 직전 출시됐던 배틀필드5에 이어 출시된 신작으로, 출시 이전부터 트레일러 공개 등을 통해 제법 많은 기대를 받았던 게임이다. 물론 불안감도 동반하고 있었지만 긍정적인 기대들을 안고 베타 테스트나 얼리 액세스를 진행했을 때 아쉬운 부분들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바 있다. 막상 정식 출시판을 플레이해보니 당시부터 제기되었던 부분들은 아직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앞서 좋은 평가를 받은 시스템들이 제외되기도 했으며 건플레이와 탑승장비 플레이 모두 이런저런 이유로 아쉬운 입맛을 다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기대한만큼만 해준다면 좋았을 터인데, 아쉽게도 출시 초기의 빌드로는 충분한 합격점에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컨퀘스트의 광활함에 의해 오히려 전투의 밀집도나 재투입의 간격 증가, 개활지 위주의 보병 학살 전장, 컨퀘스트보다 낫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공수의 밸런스 조절이 필요한 브레이크스루, 놀랍게 빠른 속도로 플레이어가 줄어든 것이 느껴지는 해저드 존 등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는 시리즈 팬들이 제법 많다. 물론 배틀필드 시리즈 특유의 게임성은 무너지지 않았지만 기대한 바와는 아무래도 다른 느낌을 준다. 심지어 스폰 직후 장전 UI가 사라지지 않고, 그 상태에서 죽으면 부활 카운터가 줄지 않으며 재투입도 불가능해 매치를 떠나야하는 심각한 버그도 있다.

 

물론 이런 와중에도 재미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팬들도 있다. 전투기를 타고 궤도의 옥상에서 저격을 하는 상대 팀 병력을 날개로 쳐버리는 플레이어나 선댄스로 끈질긴 추격을 이어가며 목표 처치를 이뤄내는 플레이어 등 다양하게 재미있는 플레이를 보면 또 다시 플레이 욕구가 생겨나기도 한다. 대략 2년 내외로 신작을 출시하는 시리즈이니, 지원 종료까진 빠른 업데이트와 개선을 기대해야 할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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