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시간 분량의 컨텐츠, '디사이플스:리버레이션'

턴 기반 전투
2022년 04월 01일 06시 57분 15초

에이치투 인터렉티브는 프리마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칼립소 미디어가 퍼블리싱하는 다크 판타지 전략 롤플레잉 게임 '디사이플스:리버레이션' 한국어판이 지난 18일 PS5, PS4, PC 플랫폼에 정식 출시됐다.

 

디사이플스:리버레이션에서 플레이어는 네벤다르의 땅을 해방하고 다채로운 세계에 숨겨진 수많은 이야기를 파헤쳐나가게 된다. 모든 결정에 대가가 따르고, 단 한 번의 잘못이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등 RPG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에 큰 의미를 부여해주고 있다. 극단적인 교단에 물들어 피폐해지는 인간 제국부터 광기의 여왕이 이끄는 사악한 언데드 군대까지 다양한 세력들과 동맹을 맺어야 하며 부대를 구성해 귀중한 자원들을 수집하고 각지에서의 정치적 입지를 흔들며 정교한 턴 기반 전투를 통해 다양한 적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

 

게임 내에서 선택이 상당히 강조되며, 이야기가 실제로 도중에 내린 선택에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리뷰는 PS5판을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 80시간 이상의 싱글플레이 컨텐츠

 

디사이플스:리버레이션은 80시간 이상의 싱글플레이 컨텐츠를 내세운 방대한 다크 판타지 대서사시가 강점이다. 3부에 걸친 변화무쌍한 이야기는 270개 이상의 퀘스트와 목표로 수놓아져 있으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다섯 가지의 각기 다른 엔딩이 준비되어 있다. 전쟁의 상흔이 남은 왕국을 탐험하면서 다양한 비밀에 접하게 되고, 때로는 숨겨진 보물을 얻거나 참혹한 과거를 파헤쳐야 한다. 심지어 실시간으로 참혹한 사건들이 플레이어의 선택 하나로 벌어지기도 해 게임 내내 플레이어의 선택에 결과가 따른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게임 시작에 앞서 네 가지 난이도를 제공하고, 전투가 진행되지 않는 동안엔 언제든 시스템 메뉴를 통해 난이도를 변경할 수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난이도를 찾아가면 될 것이다. 플레이어는 주인공 아비아나와 그녀의 군단을 조작하면서 이야기를 경험하게 된다. 아비아나는 암살 의뢰를 받아 성 다르차일드 교회 하수도에 가장 친한 친구 오리온과 함께 진입하고, 그와의 논의에 따라 작전을 세운 뒤 암살 임무를 감행하게 된다. 하지만 함정에 빠지고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갑자기 열린 차원문을 통해 앞으로의 여정에서 거점이 될 일리안에 도달하게 된다.

 


텍스트가 많은 게임이다.

 

일리안에서 몸을 추스른 아비아나와 오리온은 전설 속의 도시를 활용할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활동을 시작한다. 게임 내에서 만나게 되는 각 종족들의 영토 중 어느 곳을 먼저 갈 것인지 결정하고, 실제로 해당 지역에 향해 다양한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를 수행하며 일리안의 군대를 더욱 강하게 육성할 수 있다. 일리안에서는 각 종족의 병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해당 세력과의 관계에 따라 득을 볼 수 있으므로 자신이 어떤 종족과 어떤 방식으로 닿을지를 잘 생각하면서 항상 대화 선택지를 고르는 것이 제법 중요하다.

 

동료 캐릭터들과 일리안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거나 병력을 충당하고 다시 다른 지역에 진입해 컨텐츠를 수행하는 것이 기본적인 게임플레이 방법이다. 이외에 토탈 워 시리즈처럼 전투만 따로 떼어 부대를 편성한 뒤 턴 기반 전투를 펼치는 멀티 플레이 컨텐츠도 준비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런 계열의 게임들이 대개 그러하듯 함께 플레이할 인원을 확보해두지 않았다면 매칭에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 심볼 인카운트 타입의 전투

 

게임의 전투는 랜덤 인카운트보다는 심볼 인카운트 방식에 가까운 시스템으로 시작된다. 캐릭터가 이동하다 적의 부대와 마주치면 전투가 발생하고, 스토리에서의 중요도나 일반 필드에서의 전투냐 아니냐에 따라 자신이 더 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정복 기능으로 전투를 생략한 채 결과물만 받아볼 수도 있다. 또, 각지에 존재하는 자원 생산 시설의 병력을 무찌른 뒤 자신이 점령해 일정 시간마다 채워지는 각각의 자원들을 수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때로는 아예 병력이 주둔하고 있지 않은 건물도 존재해 불필요한 충돌 없이 득을 보는 경우도 있다.

 

적과 마주치면 턴 기반의 전투가 작은 스테이지 내에서 펼쳐진다. 플레이어와 적은 육각 타일 위에서 다양한 엄폐물이나 상호작용 가능한 구조물, 그리고 버프 및 디버프 발판을 고려하면서 전투를 펼쳐야 한다. 전투는 전열만이 직접적으로 나서고 후열에 배치한 유닛들은 지정된 버프를 사용해 아군을 더욱 강화하거나 적을 약화시킨다. 전열에 배치된 각 유닛들은 저마다 이동력을 비롯한 행동력 수치가 부여되어 있어 이를 잘 고려해 행동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처음부터 아비아나와 함께 하는 동료인 오리온은 은신 기술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홀로 깊숙하게 침투하는 것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방어력이 다소 약한 편이라 적에게 둘러싸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지휘관인 아비아나는 행동에 앞서 주문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려해봐야 한다.

 

 

 

또한 네임드 유닛 외에 일반 유닛들도 저마다 독특한 기술을 가지고 있어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한결 수월한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체력이 절반인 상대에게 방패 공격을 했을 때 혼란 상태에 빠뜨린다던가 하는 식으로 적절한 사용 타이밍이 명시되어 있어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이라도 텍스트만 잘 읽어보면 게임을 진행하는 데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반적인 전투는 생략하고 보상만 받는 것도 가능하나 판타지라는 배경 설정에 걸맞는 가슴 두근거리는 존재와의 전투나 만남도 준비되어 있으므로 턴 기반 전투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차근차근 플레이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투박하나 볼륨은 풍부한

 

디사이플스:리버레이션의 UI만 두고 보자면 퀄리티가 조금 투박해서 스마트 플랫폼 게임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준다. 실제 게임 플레이도 스마트 플랫폼의 전략 게임을 자처하는 장르 게임들과 비슷하게 게임을 플레이하다 거점인 일리안으로 돌아가 채워진 자원을 비워주고, 쉬운 전투에 한하기는 해도 소탕 기능과 비슷한 기능이 있는 등 UI 투박함 때문에 보이는 전반적인 유사성들이 보이지만 그런 장르의 게임들과 비슷해보일뿐 풍부한 볼륨과 플레이어의 선택을 기다리는 이야기들이 마련되어 취향만 맞는다면 수십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생각보다 캐릭터나 배경 디테일이 좋은 편에 속하는데, 게임을 플레이하다 문득 캐릭터들을 확대해보면 디테일에 세심하게 신경을 쓴 부분들이 보여 의외의 만족감을 준다. 또, 소모성이 있기는 하지만 각각의 유닛들을 배치했을 때의 시너지나 주어진 자원 내에서 병단을 꾸려나가는 재미가 있는 편이다. 반면 전투의 속도감은 조금 느리기 때문에 답답함을 참지 못하는 축에 속한다면 게임 플레이 내내 진행 속도에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아무래도 PS 버전으로 플레이한다면 PC에 비해 조작감으로 인한 답답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느긋하게 턴 기반의 전투를 즐기는 유형의 게이머라면 제법 입맛에 맞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킹스 바운티가 자주 떠올랐다. 아마 킹스 바운티를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경험이 있다면 디사이플스:리버레이션 역시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부분들은 있긴 하지만 볼륨적인 면에서는 꽤나 방대한 플레이타임을 자랑하기도 하니 자신의 게임 취향과 부합하는지를 살펴보고 구매를 결정하도록 하자.​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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