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22시즌 롤드컵의 시작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시간으로 30일부터 시작되는 22시즌 롤드컵은 예선 리그인 ‘플레이 인 스테이지’를 시작으로 약 한달 간 진행된다. 플레이 인 스테이지의 1일차 경기는 오전 5시부터 12시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8시간에 걸쳐 총 8경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 플레이 인 스테이지의 경기 진행
플레이 인 스테이지의 경기는 한 조씩 번갈아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두 조의 경기를 동시 진행한다. 각 조 별로 4경기가 진행되며(4일차 마지막 예선 일은 조 당 3경기) 총 4일 간 쉬는 날 없이 다이렉트로 예선전이 이루어진다.
경기 진행은 같은 조에 속한 모든 팀과 경기를 한 번씩 펼치는 싱글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진행되며, 모든 경기는 단판으로 열린다. 또한 진영의 경우 경기 시작 전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사전에 모든 조별 경기의 진영이 결정되었으며(경기 팀 중 이름이 앞쪽에 배치된 팀이 블루 진영으로 시작한다) 팀 당 경기가 5 경기씩 진행되는 만큼 각 팀 별로 블루 진영에서 2~3번의 경기를 갖는다. DRX의 경우 블루 진영으로 3경기를 진행한다.
각 조 별로 1위를 기록한 팀은 그대로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하며, 조 별 2~4위는 녹아웃 스테이지를 통해 추가로 두 팀이 그룹 스테이지로 가게 된다.
- 12.18 패치의 변수
게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이번 플레이 인 스테이지는 12.18 패치를 이용해 경기가 진행된다.
롤드컵 선발전 이후의 변화된 상황을 소개하자면 그간 국내 선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유미나 나미 등 유틸형 서포터 캐릭터들이 너프되었고, 시비르나 아지르, 아리 등 당시의 대세 픽들 역시 대부분 너프가 이루어졌다. 또한 원거리 딜러들이 경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지난 플레이 오프 시즌과 달리 탑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주면서 원딜러가 승패에 큰 힘을 발휘하던 메타에서 벗어나 탑 라이너의 비중이 상당히 커졌다.
그렇다고는 해도 원딜러의 비중이 더 높기는 하다. 하지만 이제는 원딜러에 올인하지 않아도 탑 라이너를 통해 충분한 견제가 가능해졌다는 말이다.
이로 인해 탑에 공격 능력이 높은 챔프가 등장할 확률이 높아졌으며, 상대적으로 원거리 딜러가 약한 반면 탑 라이너가 상급의 실력을 가진 T1이나 담원 같은 팀들의 롤드컵 내에서의 전력 상승이 예상된다. 반대로 최상의 바텀 라인을 구축한 반면 탑 라이너 도란의 플레이가 다소 아쉬운 젠지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패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탑 비중의 상승을 통해 이번 롤드컵에서는 보다 다양한 전술과 플레이 패턴이 나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기존 각 팀의 전력 평가도 경기를 진행하며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생각되는데, 경기 스타일의 측면에서도 정글과 미드가 위쪽과 아래쪽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지가 만들어진 느낌이고, 플레이오프 등에서 활약했던 챔프 대신에 새로운 챔프들이 대거 등장해 조금은 다른 양상의 전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1일차 경기 승패 예측
각 조의 팀들은 하루에 최소 1경기, 많게는 2경기를 진행하게 된다. 12.18 패치 적용으로 달라진 메타에서 각 팀들의 플레이 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고, 기존에 평가했던 전력 역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러한 부분들은 1일차 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이러한 이유로 1일차 경기에서는 생각보다 이변이 발생할 확률이 높을 듯 보이며, 2일차부터는 각 팀 별 변화된 전력과 폼을 기반으로 전혀 다른 승패 예측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1경기(오전 5시) : B조 ISU VS MAD
2번 풀 팀과 3번 풀 팀의 경기다. MAD의 경우 첫 날 두 경기를 진행하는데 상대하는 두 팀 모두 B조에서 가장 만만한 팀과 하게 됐다. ISU의 경우 젤리와 애드 등 두 명의 한국인 선수가 있는 팀이지만 MAD에게 승리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로 MAD가 생각보다 더 망가진 상태라면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그럴 일은 크지 않을 듯 하며 MAD가 과연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할 지, 아니면 접전 끝에 승리할지에 따라 MAD의 현재 폼을 점검할 수 있는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경기(오전 6시) : A조 FNC VS EG
첫 게임부터 A조의 1위를 노리는 두 팀의 단두대 매치가 성사됐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조 1위를 할 가능성이 80% 이상이 될 듯하며, 패배한 팀은 잘 해야 조 2위를 노릴 수밖에 없는 경기다.
아무리 EG가 서머 정규 시즌 1위를 한 팀이라고 하지만 지역 간 차이는 분명 존재하고 경험치 면에서도 FNC가 우위에 있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반면 그 차이가 승패를 뒤집기 어려운 정도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단판 경기의 경우 변수가 많아 상대적으로 전력 열세인 팀이 승리하는 상황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FNC의 승리를 장담할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FNC가 승리에 보다 가까운 팀인 것은 맞다. 60 : 40 정도로 FNC의 승리를 예상하며, 두 팀과의 경기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하는 팀이 있다면 해당 팀은 A조 1위가 거의 확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 패배했더라도 근소한 접전이 될 경우 조 2위 수성에는 큰 무리가 없겠지만 큰 차이로 패배할 경우 그 팀은 2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힘든 여정이 될 확률이 높다.
3경기(오전 7시) : A조 LLL VS BYG
국내 팬 입장에서는 다소 보는 재미가 떨어질 만한 경기가 아닐까 싶은데, 어쨌든 BYG는 조 내에서 1번 풀에 위치한 팀이고 그만큼 LLL에게 승리할 확률이 높다.
문제는 BYG의 경우 최소 3위, 더 높게는 조 2위까지를 목표로 해야 하는 팀이다 보니 이 경기에서 확실한 실력 증명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BYG가 실력적인 차이가 느껴질 정도의 승리를 기록한다면 BYG의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듯하지만 반대로 어렵게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 조 3위도 쉽지 않은 상황이 펼쳐질 것 같다.
4경기(오전 8시) : B조 MAD VS IW
MAD의 입장에서는 최소 조 3위 이상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적어도 B조 내에서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1일차 상대 두 팀은 반드시 승을 거두어야 이후 다른 팀과의 경기가 수월하다.
IW가 그렇게 약한 팀은 아니지만 MAD의 리그 차이와 체급을 생각하면 당연히 무난한 승리를 거두어야 하는 경기다. 만약 1경기에 이어 이 경기에서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플레이를 보여 준다면 그룹 스테이지 진출은 꿈도 꾸기 어렵다.
IW 입장에서도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을 위해 2번 풀 팀들을 잡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같은날 벌어지는 경기 상대가 SGB다. IW는 이 두 팀 중 적어도 한 팀에게 승리해야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 가능성이 생긴다.
현실적으로 MAD의 승리가 예상되지만 의외로 MAD가 고전할 확률도 높은 경기다.
5경기(오전 9시) : A조 CHF VS FNC
FNC로서는 EG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다른 양상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만약 패배했다면 뼈저리게 FNC를 몰아치며 힘의 차이를 인식시켜 줄 확률이 높고, 반대로 승리한다면 다양한 픽을 실험하며 어느 정도 즐겜 모드로 플레이가 진행될 확률이 높다.
그만큼 두 팀의 전력 차이는 A조에서 가장 큰 편이며 FNC가 실수를 한다고 해도 이를 만회하고 승리할 수 있을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CHF 입장에서도 승리에 연연하기 보다는 롤드컵에 적응하는 경기라고 생각하고 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어차피 FNC가 패배할 확률은 거의 없지 않을까.
6경기(오전 10시) : DFM VS LLL
DFM으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하위권 팀과의 경기다. 반대로 LLL 입장에서는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 가능성을 위해 BYG나 DFM 두 팀 중 한 팀에게는 승리해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은 DFM이 앞선다. 여기에 첫 경기인 만큼 DFM의 고질적인 문제인 멘탈 붕괴 현상도 없는 상황에서 플레이가 이루어진다. 결과적으로 DFM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지만 LLL 역시 쉽게 쓰러지지는 않을 듯하다.
7경기(오전 11시) : B조 SGB VS IW
IW에게는 MAD보다 SGB가 보다 어려운 상대일 것으로 생각된다. MAD는 운영을 중심으로 하지만 SGB는 지난 MSI에서 보여주었듯이 교전을 바탕으로 이익을 챙겨 나가는, 일종의 리브 샌드박스 같은 팀이기 때문이다.
특히 IW의 플레이 스타일이 서양권과 어느 정도 흡사하다면 SGB는 동양적인 플레이를 구사한다. 비슷한 실력이라면 이러한 플레이 스타일의 차이가 서로의 장 단점이 될 수 있겠지만 실력의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는 더 큰 압박으로 다가올 확률이 크다.
SGB의 확실한 승리가 예상되는 경기이며 변수가 발생할 확률이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인다.
8경기(낮 12시) : DRX VS RNG
1일차 경기의 메인 이벤트이자 플레이 인 스테이지 참가팀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실력을 가진 팀이 어느 팀인지를 가르는 경기다.
다행스럽게도 낮 12시 경기로 배치되어 국내 팬들도 부담 없이 점심 시간을 활용해 시청이 가능하다.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 RNG가 우위에 있지만 DRX가 전혀 감당하기 힘든 정도의 차이는 아니다. 서머 플레이오프 이후 조금씩 폼이 상승하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12.18 패치의 영향도 두 팀 모두 긍정적이지 못하고, 경기가 펼쳐지는 멕시코시티의 고산지대 패널티도 적응이 되지 않은 상태다. 외적인 부분은 거의 비슷하다는 것.
DRX의 핵심은 제카와 바텀 라인이지만 키 플레이어는 정글러다. 키 플레이어가 ‘정글러’ 인 이유는 표식과 주한 모두 기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폼이나 실력으로는 메인 정글러인 표식(롤드컵 로스터에는 주한이 메인 정글러다)에 비해 주한이 더 좋기는 하나 표식도 이제 어느 정도 정신을 차렸을 것 같기도 하고 21시즌 페이커의 활약에서도 볼 수 있듯이 경험이라는 것은 결코 무시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현재 주한이 정글러로 나오는 것이 확실시되기는 하지만 예상 외로 표식이 나올 수도 있다. 문제는 플레이 인 스테이지의 경우 단판 승부이기 때문에 어느 누가 나오든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코칭스태프에게 간다는 것.
제카의 폼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보니 바텀 라인만 스프링 시즌처럼 살아나 준다면 DRX가 RNG를 상대로 좋은 플레이를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RNG는 분명 빈 대신에 브리드로 교체된 탑 자리의 전력 누수가 존재한다. 여기에 밍이 이번 시즌 퍼스트 팀 서포터에 선정되기는 했지만 아무리 봐도 전성기 시절의 밍과는 거리가 있고 크게 잘 한다는 느낌은 아니다. 다른 서포터들이 별로이다 보니 적당히 밍이 선정된 느낌이랄까.
갈라도 정점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MSI를 예로 든다면 당시의 갈라는 무엇이든 해 줄 것 같은 이미지였지만 지금은 그냥 ‘잘 하는’ 원딜이다. 기본 클래스라는 것이 있어 어느 정도 수준은 분명 보여주고 있지만 RNG 팀원 전체가 한 등급 정도 하락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RX보다 전력이 한 단계는 위인 팀이 RNG다. 이 말은 정상적인 경기로는 DRX가 RNG를 이기기 힘들다는 말이기도 하다. 승리를 위해서는 DRX의 폼이 상당히 올라와야 하고 적절한 전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현재처럼 메타에 어느 정도 변화가 생겼을 때 이를 잘 활용해 최적의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경기는 분명 7대 3 정도로 RNG가 승리할 확률이 높은 경기다. 그러나 DRX의 전략과 선수들의 폼에 따라 그 차이를 좁힐 수 있는 경기이기도 하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