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시즌 3주차 경기가 시작되면서 상위권 및 하위권 팀들의 구분도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리브 샌드박스는 확실한 중상위권 팀의 면모를 보이고 있고, DRX는 이제 하위권 팀으로 분류해야 할 듯한 전력이다.
물론 한화생명e스포츠처럼 아직까지 정확한 순위를 예상할 수 없는 팀도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어느 팀들이 우승을 다투는 팀인지, 그리고 어느 팀들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팀인지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2월 8일 경기에서는 별다른 이변 없이 리브 샌드박스와 T1이 승리를 거두며 상위권 순위 다툼을 이어가는 가운데 금일은 또 다른 우승후보 젠지가, 10일에는 부활의 신호탄을 날린 한화생명e스포츠의 경기가 이어진다.
■ 2월 9일 경기 분석
1경기 - 디플러스 기아 VS kt롤스터
디플러스 기아는 현재 여유가 없다. 젠지와 T1에게 패배한 상태이다 보니 그 외 다른 팀들간의 경기에서는 분명 확실한 승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생명e스포츠 등 일부 팀들이 점점 자신의 체급을 찾아 가는 상황과 대조적으로 디플러스 기아의 경우는 폼 회복이 더디다. 캐니언은 확실한 실력을 보여 주고 있지만 칸나와 쇼메이커가 아직 갈 길이 멀다. 데프트는 자신의 실력만큼만 성적을 내고 있다.
kt롤스터도 급한 것은 마찬가지다. 경기력이 상승하고 있는 시점에서 광동 프릭스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것이 이유다. 적어도 중위권 이상을 목표로 하기 위해서는 디플러스 기아 같은 중상위권 팀에게 승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팀 자체의 폼은 현재 kt롤스터가 낫다. 하지만 디플러스 기아의 체급 자체가 높다 보니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캐니언이 있는 디플러스 기아가 정글에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그 외의 라인들은 디플러스 기아의 확실한 우위를 단언하기 어렵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이변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매치다.
체급이 높은 디플러스 기아가 2대 1 스코어로 승리할 듯 보이지만 상황에 따라 반대의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라도 디플러스 기아가 손쉬운 승리를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만큼 어느 팀이 승리하더라도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최근 디플러스 기아가 확실한 상황이 아니면 전면 교전을 잘 하지 않는 점을 생각할 때 많은 킬이 나오는 경기는 많아야 한 세트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경기 - 젠지 VS 농심 레드포스
어찌 보면 변수가 거의 없는, 꽤나 싱거운 매치다. 젠지의 경우, T1과 다르게 스프링 시즌에 진심이다. 팀의 승리가 주가 되는 플레이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심지어 체급도 높고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다. 아직까지는 거친 느낌이 많이 있지만 신인 페이즈 역시 이 정도면 그래도 잘 해주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농심 레드포스는 팀의 체급만큼이나 한계가 명확한 팀이다. 물론 모두가 챌린지에서 올라온 선수들이다 보니 경험을 쌓으며 나름 빠르게 1부리그에 적응하고 있지만, 팀의 중심을 잡아 줄 연차 있는 선수가 없는 만큼 제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인만이 보여주는 패기나 기존 1부 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모습들이 보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팀 전력과 체급적인 차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유일하게 승리를 선사해 준 DRX의 교전 능력이 최하위권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농심 레드포스가 잘 했다고 하기 보다는 DRX가 더 못해서 졌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물론 최근 경기에서 T1을 상대로 풀 세트 접전을 치루기는 했지만 현재의 T1은 일부러 풀세트를 가는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을 정도로 승리보다는 다른 부분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듯한 팀이기에 팀의 전력이 상승했다고 보기 어렵다.
상황이 이러하고, 모든 라인에서 열세의 위치에 있으며 아직은 경험도 부족하다 보니 젠지가 지는 것이 오히려 이기는 것 보다 더 힘들 만한 경기다. 아주 무난하게 젠지의 2대 0 승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혹 농심 레드포스가 한 세트라도 승리한다면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을 정도다.
T1전을 제외하면 젠지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변 없는 젠지의 2대 0 승리가 예상되지만 경기가 빠른 시간 내에 끝날 것으로 예상되기에 생각보다 많은 킬이 나오지는 않을 듯 보인다.
■ 2월 10일 경기 분석
1경기 – 브리온 VS 한화생명e스포츠
T1 선수들이 부담 없이 경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브리온은 라인전부터 지고 들어가며 좋은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패했다. 확실히 체급의 차이가 느껴지는 경기였는데, 이번 경기 역시 체급이 높은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해야 한다. 자칫 체급 차이로 인해 라인전부터 밀려버리는 일이 다시금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경기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T1에게 승리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아직 다 흡수하지 못한 듯 보인다. 물론 DRX가 이 경기에서 폼이 올라온 모습을 보여 주며 선전한 것도 사실이지만 경기 내내 잔 실수가 많은 모습이었고, 아직까지 팀 내 역할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모습도 간간히 노출됐다.
현재 폼이나 체급을 생각할 때 한화생명e스포츠가 승리하는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 자연스러우나자칫 DRX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경우 이전 경기들처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경기다.
브리온은 체급의 차이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T1전처럼 뻔한 운영으로는 라인전의 우위를 가져가기 어렵다. 반대로 한화생명e스포츠는 정상적인 플레이만 해 준다면 라인전의 우위를 바탕으로 중 후반 확실하게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최근 한화생명e스포츠가 후반 캐리력이 좋은 챔프들을 많이 활용하고 있고, 클리드의 경우 바텀에 보다 비중을 두면서 갱킹이 가능한 챔프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은 만큼 브리온이 승리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을 확실하게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승리가 예상되는 경기지만 무난하게 흘러가는 양상보다는 풀세트 접전이 치뤄질 가능성이 높으며, 첫 세트에서는 킬이 별로 나지 않는 경기가 될 듯 보이나 이후 세트부터는 치열한 난타전이 진행될 확률이 높다.
1,2 세트는 어느 한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우는 양상이 전개될 듯 하지만 3세트까지 갈 경우 서로간에 물고 물리는 치열한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경기 – 리브 샌드박스 VS DRX
리브 샌드박스는 현재 상황이 나쁘지 않다. 디플러스 기아와 T1에게 패배했을 뿐 그 외의 팀들 간의 경기에서는 모두 승리를 거두고 있고, 팀 분위기도 상당히 좋기 때문이다.
1라운드에서 아직 젠지를 만나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3패를 기록할 확률이 매우 높지만 그 외의 팀들에게는 충분히 승리할 만한 전력을 갖췄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폼이 올라오기 전에 만나 승리를 거둔 것도 순위 경쟁에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다.
반대로 팀 전력이 상승하기 이전 첫 경기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만난 것이 매우 아쉬운데, 현재 상태에서 디플러스 기아와 경기를 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을 것 같다.
DRX는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자체의 문제점들이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는 것이 뼈 아프다. 다만 선수 개개인의 폼은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듯한데 이제부터 라도 승수를 적립하지 못한다면 스프링 시즌은 하위권으로 마감하게 될 확률이 높다.
베릴은 아직도 작년의 모습이 돌아오지 않고 있고, 크로코의 부진도 뼈 아프다. 무엇보다 모든 선수들의 K/DA 비율이 바닥 수준이라는 것이 문제다. 모든 팀들 중 DRX만이 유일하게 K/DA 비율이 2를 넘지 못하고 있을 정도인데, 다른 것을 떠나서 교전 능력 자체가 상당히 떨어지는 듯 보인다.
이러한 전력 차이만큼이나 이 경기는 리브 샌드박스의 무난한 2대 0 승리가 예상되는 모습이다. 물론 ‘최종전의 샌드박스’ 답게 이번 경기 역시 3세트 경기까지 갈 수도 있겠지만 DRX가 한 세트라도 가져갈 수 있을 만한 긍정적인 요인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살아난 경기력이 더욱 회복되었다면 모를까 말이다.
이 경기는 리브 샌드박스가 제법 많은 킬 차이를 내면서 승리할 것으로 생각되며, 패배하는 경기에서는 거의 킬을 내지 못하는 DRX의 스타일 상(반대로 DRX가 승리하는 세트에서는 킬이 많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킬이 많이 나오지 않는 경기가 될 듯 보인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