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쇼크 영향 준 게임, 성공적 리마스터…'시스템 쇼크'

좀 투박하긴 해
2024년 06월 04일 16시 18분 34초

플레이온은 나이트다이브 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프라임 매터가 유통하는 이머시브 심 호러 FPS '시스템 쇼크'의 리메이크 콘솔 버전을 지난 21일 정식 출시했다.

 

시스템 쇼크는 94년 첫 출시 이후 게이머들에게 충격과 전율을 선사했던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타이틀이다. 원작 특유의 게임성에 새로워진 HD 그래픽, 최신 플레이 경향에 맞춘 컨트롤, 재정비한 인터페이스 및 사운드, 음악을 결합했으며 가장 상징적인 악역 SHODAN의 오리지널 성우를 기용해 원작 팬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플레이어는 광기에 휩싸인 AI SHODAN이 시타델 우주 정거장을 장악하고 승무원을 사이보그와 돌연변이로 구성된 군단으로 바꿔버린 지옥도를 탐사하며 SHODAN을 저지해야 한다.

 

본 리뷰는 PS5에서의 플레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리메이크 타이틀이긴 하지만 90년대 출시작이므로 처음 플레이할 게이머를 위해 스토리의 초반 일부만을 적는다.

 

 


■ 우주 정거장 AI와의 장대한 승부

 

플레이어가 조작하게 될 시스템 쇼크의 주인공은 해커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어쩐지 사이버펑크 분위기로 가득한 시타델 우주 정거장에 진입해 해킹을 시도하지만 한 성깔 보여주다 두들겨 맞고 붙잡혀 높으신 분과 거래를 하게 되며, 마취 후 시술을 받은 뒤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 나와보니 어쩐지 불길한 조용함으로 가득한 플로어를 마주한다. 소지품이나 휘두름직한 파이프 하나를 챙기고, 이것저것 뒤적이면서 나갈 준비를 하니 기괴한 형태의 인간형 생명체나 왜인지 플레이어를 보기만 하면 공격해오는 로봇들에 정신을 차리기가 어렵다.

 

그런 와중에 발견한 오디오로그를 통해 대략적인 시타델 우주 정거장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현재 시타델 우주 정거장을 관리하던 AI인 SHODAN이 이상현상을 일으켜 우주 정거장에 있던 인원들을 기괴한 돌연변이 생명체와 사이보그로 개조하고 로봇들도 자기들의 임무를 벗어나 살아있는 이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것. 여기서 나가기 위해서라도 주위를 둘러봐야 하는 상황 속에 놓인 플레이어는 여러 가지 역할이 나뉜 플로어 구성의 우주 정거장을 활보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플레이어와 AI인 SHODAN은 어떻게든 맞부닥뜨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살아있는 건 모두 죽이고 있는 것은 오디오 로그나 메모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일이고 플레이어 또한 그 살아있는 불순물이니까. 시스템 쇼크의 스토리는 들려오는 대화 외에도 앞서 언급한 오디오 로그와 메모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플레이해야 온전하게 게임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해커는 말썽쟁이

 


SHODAN

 


텍스쳐는 가까이서 보면 많이 투박해진다.

 

■ 안 아끼면 죽어

 

시스템 쇼크의 난이도는 몇 가지 항목으로 나누고 그 항목들에서 세 단계의 난이도로 세분화하고 있다. 각 항목은 전투, 임무, 사이버, 퍼즐이다. 그런데 보통 난이도라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기본값인 보통 난이도의 전투 부문 설명을 보면 '엄청난 수의 적들이 덤벼들므로 해커는 외로울 일이 절대 없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이를 증명하듯 보통 난이도에서도 첫 번째 플로어를 플레이하는 동안 빈번하게 적들과 마주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임무는 게임 내 메인 임무 난이도를 말한다. 어려움 난이도로 할 경우 해커는 10시간 내에 SHODAN을 막아야 하고 각 층 회복실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영구적으로 사망하게 된다.

 

사이버는 보안 프로토콜이 해커를 추적하는 정도와 사이버 생명체들의 공격성 등을 조절하는 난이도다. 이게 높으면 돌아다닐 때 보이는 감시 카메라들을 제때 파괴해주지 못하는 순간 많은 수의 적들과 마주할 각오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퍼즐 난이도인데, 기본값도 요즘 출시되는 다수의 쉬운 퍼즐들이 아니라 어느 정도 머리를 굴려야 하는 방식의 퍼즐이다. 이런 난이도 요소들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설정하고 해커 설정을 고르면 본격적으로 플레이하게 되는데, 보통 난이도도 소제목으로 적은 것처럼 아끼지 않으면 죽는다.

 

전투는 근접 무기들이나 총기, 그리고 투척 무기 같은 보조도구를 위주로 치르며 패치라는 붙이는 아이템으로 체력 회복, 스태미너 상승, 광폭화 같은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한 번에 상당량의 체력을 회복 가능한 구급상자도 있지만 좀처럼 만나보기 쉽지 않다. 전투에서 신경써야 하는 요소들이 좀 많은 편이다. 적들과 싸우는 것도 물론 익숙해지기 전까진 피해를 많이 받을 수도 있고, 총도 너무 난사하면 나중에 필요할 때 탄이 부족해 곤란한 상황이 꼭 오기 마련이다. 적의 유형이 돌연변이 같은 생체인지, 로봇이나 사이보그 같은 기계인지도 생각하면서 유효한 총기 종류를 고르는 편이 경제적이며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어떤 식으로 싸우며 빠르게 피해를 최소화하고 승리할 것인지 순간적으로 궁리하는 맛이 있다.

 

극소량의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긴급 수단인 음식, 패치나 회복 아이템이 자주 나오지는 않지만 패치의 경우 사용할 때 이로운 효과를 받아도 부작용이 따라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런 것도 생각해주긴 해야 한다. 또, 환경 피해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방사능이 퍼진 곳에서는 빨리 빠져나오더라도 어느 정도 지속 피해를 감당해야 하기도.

 


가상 영역에서는 슈팅 게임처럼 변한다.

 


쪼들리지 않으려면 열심히 폐지를 모으자

 


 

 

 

■ 성공적 리메이크 사례 중 하나

 

시스템 쇼크는 성공적인 리메이크 타이틀의 사례 중 하나로 선정할만 하다. 다소 마니악한 장르와 게임이기는 하지만 고전 이머시브 심 게임으로도, 바이오쇼크 시리즈에 영향을 준 시리즈로서도 영향력이 있는 타이틀이고 실제 리메이크 타이틀에서 이런 게임성을 증명해보였다. 확실히 오디오로그나 메모같은 것을 들을 때 어떤 것이 중요한지 알 수 있도록 요즘 게임에서는 체크를 해주고 아예 목표에 표시해주거나 힌트 방식으로 퍼즐을 풀 때 제공되기도 하지만 시스템 쇼크는 다소 불편한 고전적 방식을 제시한다. 다 읽어보지 않으면 열 수 없는 곳이 있고 놓치고 지나가게 되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은 플레이어가 몰입할 수 있는 순간 장점이 된다. 시스템 쇼크의 무대인 우주 정거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그리고 그곳에 있던 인물들이 무슨 일을 당했고 SHODAN과 왜 대립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가는 맛이 있다. 스토리 외적으로 전투도 좀 투박하지만 긴장감이 있다. 이는 제한적인 공격 자원도 큰 영향을 주지만 말이다.

 

바이오쇼크에 영향을 준 게임이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고전 이머시브 심 호러 FPS가 궁금한 게이머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만한 타이틀이다.​ 

 


죽으면 SHODAN 님의 개가 된다

 


이걸 찾으면 부활 포인트가 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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