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EK는 4일 밤 코지마 프로덕션이 개발한 PS5 신작 '데스 스트랜딩2 온 더 비치'의 발매를 기념한 행사, '데스 스트랜딩 월드 스트랜드 투어2-서울'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개최했다.
데스 스트랜딩2 온 더 비치는 전작에 이어 샘 포터 브리지스가 미 대륙에서 떠나 숨어 살았던 멕시코 시절을 거쳐, 오스트레일리아라는 새로운 지역에서 샘이 겪게 되는 이야기와 배송, 연결, 그리고 강화된 게임플레이 요소들을 담아낸 작품이다.
행사에 올 수 없던 팬들을 대신해, 직접 안 가도 가본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이 날 행사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 입장까지의 이야기
먼저 행사가 열린 원더로크홀에 입장하면 참가자를 게임의 주인공인 샘 포터 브리지스와 같이 쉘터와 배송 센터를 오가며 배송하는 이들, '포터'라고 불러주며 안내한다. 아쉽게도 기자는 게임을 아주 재미있고 열심히 클리어하고도 포터라고 불리는 대신 기자라고 불렸기에 어떤 기분인지 체험할 수 없었다는 부분이 아쉬움을 남겼다. 막상 들으면 간질간질한 기분이 들기도 하겠지만, 살짝 불려보고 싶었다.
티케팅을 끝내고 주변을 둘러본다면 우측 벽면에 와이드 사이즈로 데스 스트랜딩2 온 더 비치의 주역들이 모두 모인 기념 사진을 찍을만한 장소가 존재한다. 이건 데스 스트랜딩2 온 더 비치 안에서도 볼 수 있는 이벤트지만, 플레이어가 직접 그들과 함께 찍은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장소다.
근처의 기둥에는 본 작품의 대표 이미지들이 걸려 있어 피에타를 오마주한 샘과 프래자일, 샘과 루 등의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다. 이미 많이 본 이미지여도 이런 방식으로 보는 건 정말 소소하지만 감회가 새롭다.
입장하기 전 마지막으로 볼만한 것은 대형 TV를 통해 재생되고 있는 데스 스트랜딩2 온 더 비치의 홍보영상과 투모로우, 그리고 정말 얄미워 죽겠는 힉스의 등신대 간판이다. 아, 제일 특별한 볼거리를 빼먹을 뻔 했다. 유리 케이스 안에는 게임에 등장하는 DHV 마젤란과 초대형 BT의 결합 버전, 돌맨 인형, 코지마 디렉터의 인삿말 등 콜렉터스 에디션의 구성품이 들어있다. 마젤란이나 돌맨은 좀 탐이 난다.
탐나는 구성
■ 코지마 디렉터, 신카와 AD와의 만남
행사의 주요 참석자는 전작에 이어 6년 만에 한국을 찾은 코지마 히데오 디렉터와 신카와 요지 아트 디렉터였다. 행사에 참가한 '포터(호칭이 부러워서 강조한다)'들은 개발진들의 토크와 Q&A를 통해 보다 깊이 있는 이야기로 데스 스트랜딩2 온 더 비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낼 수 있었다.
코지마 디렉터는 한국 팬들과의 첫 인사로 "서울을 너무 좋아해서 사실 작년에 몰래 잠깐 들렀다 가기도 했는데, 이렇게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고 밝혔고, 신카와 아트 디렉터는 "너무 오랜만이다. 실은 비행기가 너무 늦어 조금 전에 막 도착했다. 끝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지금부터 즐기려 한다. 잘 부탁드린다."며 가벼운 인사를 건넸다.
이 날 런던에서 바로 서울로 이동한 두 디렉터는 비행기가 30시간이나 지연되어 도착하자마자 체크인만 마친 뒤 허둥지둥 현장에 도착했다고 전하며 앞으로 얼굴 마사지도 받고 서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코지마 히데오 디렉터와 신카와 요지 AD
두 사람이 같은 창작자로 오래 호흡을 맞춰 온 두 사람에게 창작 과정에서 서로 어떻게 영감을 얻고 있으며 데스 스트랜딩2 온 더 비치에는 어떻게 그것이 녹아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코지마 디렉터는 두 사람이 30년 동안 함께 해온 것을 언급하면서 아이디어를 던지면 신카와 AD가 스케치를 해주고, 이것에 피드백을 주며 점점 커져가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었다고 밝혔다. 그에게 자주 오퍼를 주는데, 예를 들어 '이 병을 바꿔달라'는 오더를 주면 바로 스케치를 해주고, 아예 다른 것을 완성해주기도 하며 이것이 너무 좋아 반영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신카와 AD는 매번 코지마 감독으로부터 아이디어를 받을 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는 감상을 전했다. 자신의 생각 대각선 위를 지시해 오더대로 그려도 되나 싶은 의문이 생긴다고. 그러나 매번 결과물이 너무 좋아 매일 놀라움을 경험한다는 것.
■ 케이스티파이 협업으로 탄생, 드로브리지 제품
이후 현장에는 두 명의 깜짝 손님이 찾아왔다.
먼저 케이스티파이의 CEO이자 공동창립자 웨슬리 응이 깜짝 등장했다. 이는 코지마 프로덕션, 데스 스트랜딩2와의 협업 제품을 발표하기 위함이다.
그는 코지마 프로덕션에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데스 스트랜딩2와의 협업 소식을 전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는 감상을 밝혔다. 이어, 이번 협업은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매일 사용하는 제품을 통해 상상 속 세계를 현실로 펼쳐내면 멋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케이스티파이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제품은 데스스트랜딩2에 등장하는 프래자일의 단체, 드로브리지 휴대폰케이스와 여행용 캐리어다. 이들 중 드로브리지 여행용 캐리어는 럭키 드로우 행사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2개가 제공됐다.
퇴장할 땐 없었던 케이스티파이 전시가. 탐난다.
■ 깜짝 등장 게스트와 두 번째 협업 발표
두 번째로 등장한 깜짝 게스트는 의외의 인물이다.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알리 압둘로 분한 아누팜 트리파티다. 그는 현재 한국에서 미국과 인도를 오가며 배우 생활을 하고 있다.
뜻밖의 게스트, 배우 아누팜이 참여한 이유는 그가 데스 스트랜딩의 굉장한 팬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꼽은 데스 스트랜딩의 매력은 첫 장면부터 실사 같은 그래픽이다. 낮과 밤의 주기, 사막에서 먼지를 맞고 물에 들어가면 그만큼만 딱 씻겨나가는 디테일, 그리고 좋아하는 배우인 마동석 형을 만나서 즐거웠다는 감상을 남겼고, 익살스럽게 다음 작품의 등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여기에 코지마 디렉터 또한 일단 스캔을 부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아누팜은 처음부터 몰입되는 스토리나 초반부를 플레이 할 때 40~50시간은 더 할 수 있겠다는 행복감을 느꼈고, 마음 같아선 아직 데스 스트랜딩2를 해보지 않은 사람의 뇌를 사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런 그는 데스 스트랜딩2 온 더 비치에 대해서 두 디렉터가 게임이 아니라 영화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하는데, 이건 아마 데스 스트랜딩 시리즈를 즐겼던 팬이라면 제법 느꼈을만한 부분이다.
코지마 디렉터는 이런 감상에 대해서 확실히 다양한 요소를 담아 게임이지만 영상 작품 차원의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룩을 지향하고, 표현 방법이나 영상미를 추구했다고 밝혔으며, 신카와 AD는 디테일 면에서 캐릭터의 모델링에 머리카락을 한올씩 이식하는 과정이나 팔의 솜털 표현, 무서울 때 소름과 함께 닭살이 돋는 디테일 축적이 플레이어와의 연결을 강화해준다는 생각을 했다.
아누팜 배우가 가장 좋아하는 퀘스트로는 '피자 배달' 퀘스트를 꼽았다.
그리고 이 피자 배달에 등장하는 게임 속 아타미 피자는 5일부터 전국 잭슨 피자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아타미 피자의 특별 메뉴는 삼각지 지점에서만 단독으로 매일 100판 한정 단독판매를 하며, 아타미 피자 박스는 전국 매장에서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제공된다. 이 박스는 게임에 모델로 등장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직접 로고를 그려냈다. 그리고 이 날 참가자 전원에게는 이 아타미 피자가 제공되어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게임에 등장한 피자를 현실에서
■ 디렉터들과의 Q&A
다음으로 이어진 디렉터들과의 Q&A는 팬들이 궁금했던 부분을 사전에 접수해 답변을 들어보는 형태로 진행됐다. 답변자는 첫 머리의 글자를 따서 표기했다.
- 데스 스트랜딩2의 신규 캐릭터 닐과 투모로우 역을 맡은 루카 마리넬리와 엘 패닝의 매력이 화면에서 정말 빛난다. 대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데, 캐스팅 뒷이야기를 듣고 싶다. 신카와 AD는 두 캐릭터를 어떻게 디자인 했는지?
코: 닐의 경우 전작의 클리프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매즈 미켈슨의 출연이 더이상 어려워 새로운 출연자를 찾아야 했다. 이에 영화를 보며 알게 됐고, 원래부터 굉장히 팬이었던 루카와 서신도 주고받고 루카야말로 클리프를 뛰어넘을 캐릭터가 될 수 있겠다 생각하며 작업했다.
엘 패닝은 전부터 굉장히 좋아해 같이 일하고 싶었다. 니콜라스 빈딩 레픈 감독과 친구인데 그가 엘 패닝과 일한 적이 어드레스를 입수하고, 출연까지 이어지게 됐다. 엘 패닝의 경우 투모로우란 이미지는 처음부터 가졌지만 캐스팅 후 디자인 변경이 많았다. 지금은 타르폴을 쓰지만 처음에는 칼을 휘두르는 느낌의 슈퍼 액션 캐릭터로 생각했다. 바뀌고 바뀌면서 지금의 캐릭터가 됐다.
신: 닐은 굉장히 어려워 몇 번이나 다시 그렸다. 어느 캐릭터든 키 아이템이 나오면 캐릭터성 구축이 굉장히 쉬워지는 경우가 있다. 닐은 그게 스카프였다. 두른 순간 캐릭터성이 완성된 느낌이 든다. 코지마 감독님께 보여드리니 이걸 반다나처럼 머리에 두르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나왔고, 해보니 너무 멋진 캐릭터가 완성됐다.
투모로우는 엘 패닝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귀엽고 예쁜 매력적 모습 자체가 캐릭터화 된 것. 너무 다행이고 잘 만들어졌다.
질문을 읽어주는 압둘 알리 형
- 이번 작품은 입이 떡 벌어지는 스토리와 컷신이 중간중간 배치되어 게임을 끝까지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장 많이 공을 들인 장면, 꼭 봐줬으면 하는 컷신은 무엇인가? 그리고 다시 만든다면 조금 개선하고 싶다는 컷신도 있는지?
코: 닐이 등장하는 장면이 몇 번 있다. 그 중 첫 번째인 불꽃놀이 씬은 더 멋진 씬으로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아이디어를 낸 결과 잘 완성됐다.
또한 루시와 닐이 만나는 장면은 수수하더라도 드라마적 측면에서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두 역할의 배우가 원래부터 부부인데, 닐 역으로 루카에게 권유 했을 때 씬에 대한 설명을 드리니 '루시 역할은 정해졌는지'를 묻더라. 아직 못 정했다니 소개한 것이 아내 알리사 융이다. 알리사는 독일 배우이자 감독을 하고 있다.
루시와 닐이 많이 얽힌다고 말해주고 현장에서 슛을 들어갓는데 둘의 연결이 너무 잘 나와서 대단히 만족스럽다. 제일 만족하는 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만들고 싶은 장면이라면 전부? 가능하면 한 번 더 노력을 기울여보고싶다.
- 한정된 지역임에도 정말 많은 배경의 변화, 색감의 변화, 낮과 밤까지 더해지며 매 순간 다른 모험처럼 느껴졌다. 맵 디자인 부분에서 팬들이 꼭 신경써서 봐줬으면 하는 부분은?
코: 다 그렇긴 한데 멕시코 부분이 그렇다. 루와 나오는 부분인데 여긴 튜토리얼이다보니 적도 안나오고 풍경이나 음악, 기후 같은 것으로만 표현해야 했다. 이 부분을 신경써서 봐줬으면.
신: 아침, 점심, 저녁의 시간 변화가 정말 까다롭고 애로사항이었다. 그러나 이를 반영해서 플레이하며 배달을 하다보면 하루가 지나고 있다는 시간의 경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 어려웠지만 하길 정말 잘했다고 느낀다. 여러분도 플레이 도중 배달을 하며 하늘을 쳐다보고 이런 것을 느껴주시면 감사하겠다.
질문을 전달 받는 두 디렉터
■ 퀴즈와 럭키드로우로 희소한 굿즈를
토크와 Q&A가 모두 마무리되자, 참가자에게는 가장 기대되는 순간이 다가왔다. 각각 퀴즈 이벤트와 럭키 드로우 이벤트다. 퀴즈를 통해서는 데스 스트랜딩2 온 더 비치 티셔츠와 플라이트 택 세트, 두 디렉터의 사인이 담긴 베어브릭스 루덴스가 각각 상품으로 주어졌다.
퀴즈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아 현장에 있는 누구나 맞출 수 있었다. 다만 첫 번째 문제부터 나온 '삼손 훅을 만날 수 있는 장소의 이름'은 의외로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베어브릭스가 걸린 이 문제, 바로 알았지만 기회가 없어서 그만
럭키 드로우에서는 앞서 언급한 티셔츠 외에도 피그마 루덴스 사인 피규어, 앞서 언급한 케이스티파이 드로브릿지 사인 캐리어가 제공됐다. 비율상 인원이 많은 1층 구역 당첨자들이 많이 등장해 온 진행자가 윗층 참가자의 당첨을 바라는 모습을 보였으나, 결과적으로는 윗층에서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다.
여기서 팁 아닌 팁을 하나 얻었는데, 원더로크홀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추첨이 있다면 1층 쪽 구역에 자리를 배정받도록 기도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기자는 포터가 아니라 기자로 참석했기에 추첨이나 퀴즈엔 참여할 수 없었다. 부럽다!
상품 전달식
■ 마지막까지 팬서비스를 잊지 않는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코지마 디렉터는 "출시로부터 1주 정도가 경과해 엔딩을 본 분도 있고, 아직 도중인 분도 있고, 이제 시작할 분도 계실 것이라 생각한다. 여러 방면에서 데스 스트랜딩2 온 더 비치를 즐겨주시면 좋겠다."며 "조바심 낼 필요 없다. 엔딩을 본 분도 다시 한 번 플레이 해주시면 다양한 재미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피자 꼭 드시라."며 익살스러운 마무리 인사를 건넸다.
이어 신카와 AD는 "오늘 이 자리가 굉장히 즐거웠고, 평범한 인터뷰와 다른 많은 연결이 느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들의 팬서비스는 강행군 일정을 거치고도 마지막 한 사람까지 제공됐다. 참가자들은 모두 두 디렉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이것만 하더라도 1시간 이상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 번외 임무. 현실로 '연결'된 아타미 피자 맛보기
생각해보면 마지막까지 이번 행사는 데스 스트랜딩2의 특징을 잘 살렸다. 사진을 찍을 때도 하나같이 BB 포드나 게임 속 마스크를 쓰거나, 게임의 정체성인 좋아요 포즈를 하면서 한껏 데스 스트랜딩2의 분위기에 취했다.
행사의 마지막은 모두에게 주어진 번외 임무. 게임에서 현실로 연결되어 구현된 아타미 피자를 모두가 하나씩 자택으로 배송해 맛있게 먹는 것이다. 이 배송 임무는 도착까지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결국 따뜻함은 포기하고 무사히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사실 자택에서 기사를 위한 사진을 찍을 때 딱 뚜껑을 열면 기울어버린 피자를 찍고 C 등급 평가 스크린샷을 첨부할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무사히 가지고 돌아올 수 있었다.
케이스 손상도 30%
식어서 100%의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맛은 훌륭했다. 하나씩 들어있지만 문어를 형상화한 비엔나의 씹는 맛도 훌륭하고, 야채와 소스가 잘 어우러져 즐거운 식사 시간을 가질 수가 있었다.
코지마 디렉터는 처음에 DS의 컨셉을 살린 문어를 넣으려다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의 추억, 문어 비엔나를 올렸다. LLL!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