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에 대한 기대가 생기는 게임, '왕좌의 게임:킹스로드'

드라마 구현율이 높다
2026년 06월 09일 07시 51분 13초

조지 R.R. 마틴 작가의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는 반지의 제왕 이후 오랜만에 몰두한 중후한 분위기의 판타지 소설이다. 그 때 살던 지역의 동사무소 2층에 마련된 도서관에서 우연히 제목이 눈길을 끌어 꺼내든 이 소설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것이 생각난다.

 

넷마블이 출시한 '왕좌의 게임:킹스로드'는 바로 그 얼음과 불의 노래를 기반으로 제작된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 IP 액션 RPG 신작이다. 출시는 PC 버전으로 먼저 이루어지고 이후 모바일 플랫폼에 정식 출시되는 형태였다. 국내 출시 이전에 웨스턴 서버가 1년 먼저 앞서 해보기로 출시되기도 했다.

 

지난 CBT 기간에 참가하면서 생각보다 재미있었던 것을 떠올리며 정식 출시 버전을 접했다. 모바일 버전으로 조금, 그리고 PC 버전으로 플레이해봤다.

 

 

 

■ 화는 나지만 흥미도 생기는 스토리

 

유저 입장에서는 원작이 있는 게임을 고를 때 늘 그런 부분을 따지기 마련이다. 이 게임이 원작과 팬들을 존중하기 위해 그대로 이야기를 답습하는가, 독자적인 노선을 타는가. 왕좌의 게임:킹스로드는 출시 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원작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도중, 오리지널 스토리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말해 꽤 우려가 됐다. 오리지널 스토리는 잘 쓰면 원작의 세계관 속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가 되겠지만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원작과 배치되는 물건이 되기 쉬운 길이다. 왕좌의 게임:킹스로드의 스토리는 원작 드라마 시즌4를 무대로, 오리지널 스토리를 활용해 세계관을 확장하겠다는 느낌이다.

 

장벽 너머에 있는 야인과 백귀의 위협을 목도한 주인공 서자가 칠왕국의 가문들로부터 지원을 이끌어내는 내용을 다룬다. 당연히 시즌4 부근의 스토리에서 시작하니 윈터펠을 위시한 북부는 볼턴 가문의 손에 들어갔으며 기수 가문 중 하나인 티레 가문의 서자인 주인공의 입지는 좋지 않다.

 


모바일 스크린샷

 

우호적인 가문은 드물고, 북부에 들어앉은 볼턴 가문은 루스 볼턴이나 그 아들 램지 스노우 모두 좋은 지도자라 하기엔 어려운 인물들이다. 심지어 램지 스노우는 사이코패스 수준의 망나니다. 칠왕국의 수도 킹스 랜딩에서도 당연히 여기저기 무시당하는 입장이니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참 열받는 일이 가득하다. 지도자나 그 관계자, 부하들마저 플레이어를 대변하는 티레 가문의 서자를 대하는 모양새가 나쁘니 말이다.

 

그렇지만 꽤 흥미도 생긴다. 이런 비협조적이고 자신들의 잇속이나 권위, 위신에 맞춰 움직이는 가문들을 어떻게 설득해 장벽 너머의 위협을 막기 위한 지원을 이끌어낼까? 이것이 궁금해 계속해서 스토리가 요구하는 기세 최소치를 맞추고 스토리를 진행하게 만든다.

 

 

 

분기가 아주 많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소소하게 플레이어의 선택지가 반영되는 것도 꽤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든다. 대표적으로 CBT 구간에도 포함됐던 퀘스트에서 플레이어의 선택과 조언이 캐릭터의 운명을 영원히 뒤바꾸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연출이 꽤 강렬하게 다가와 이야기의 큰 틀을 흔들지는 못해도 선택을 신중하게 하도록 유도했다.

 

처음에 등장하는 존 스노우나 탈리, 조금 진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루스 볼턴, 대너리스, 제이미 등의 모습이 드라마 배우를 잘 구현해냈다는 점도 이야기에 좀 더 쉽게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익숙한 얼굴들을 잘 구현해내고 이들과 상호작용하는 티레 가문의 서자를 보면서 묘한 기분이 휩싸이기도.

 

 

 

 

 

가령, 바리스 같은 종잡기 힘든 인물이 주인공을 향해 손을 내밀 때 깊이 의심하게 되는 등 내가 만든 캐릭터가 왕좌의 게임이라는 무대에서 활약하는 장면을 지켜보게 만든다.

 


좀 불안한데 저희 거리 두고 지내요

 

■ 모바일은 좀 더 편하게, 전투와 탐험

 

전투는 왕좌의 게임:킹스로드를 개발하면서 손맛을 전해주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한 부분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언급한 출시 전 방송에서도 각 클래스가 전투에서 취하는 액션을 보여주며 설명하기도 했다.

 

확실히 클래스마다 각기 다른 전투법을 취하고, 하나의 클래스가 두 가지 무기를 사용해 다른 클래스의 캐릭터를 육성할 때는 또 색다른 맛으로 전투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비슷한 느낌일 것이라 생각했던 기사와 암살자도 미묘하게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암살자는 두 자루의 단검을 활용한 빠른 공격과 아크로바틱한 체술, 그리고 레이피어를 사용한 빠른 검술을 구사하고 기사는 쌍검을 사용한 빠른 검술을 구사하지만 암살자에 비해 좀 더 절도있는 방식으로 전투를 풀어나간다. 양손검은 무게감 있게 휘둘러 지금 당신이 사용하는 것이 양손검이다란 감각을 느끼게 만든다. 용병은 아예 둘과 다른 묵직한 양손도끼, 건틀릿을 사용해 남다른 타격감을 맛보게 해줬다.

 

 

 

전투 상황에 따라 적을 마무리하는 모션도 몇 가지 준비되어 싸우는 순간만으로도 꽤 재미있다. 다만 아무래도 공격과 강공격, 패링, 스킬 3종류를 세팅하고 싸우는 시스템 특성상 전투가 길어질수록, 그리고 게임이 장기화될수록 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은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딱 적당한 수준의 기세로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보스급의 적들은 몸이 너무 튼튼해 체력이 잘 줄지 않아 몇 분 동안 싸움을 이어가야 하니 더욱 그런 단조로움이 잘 느껴지는 편.

 

모바일에서의 조작은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기본 설정상 약공격이나 강공격을 눌렀을 때 자동으로 공격하도록 되어 있다. 사실 처음에는 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적당한 수준의 컨텐츠를 진행할 때 전투가 끼어있다면 꽤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도였다.

 


공격 버튼에 자동 아이콘이 돌고 있다

 

본격적인 탐험 요소라기엔 어폐가 있지만 캐릭터를 키워나가기 위해 다양한 컨텐츠를 수행해야 한다. 서브 퀘스트나 탐색 요소를 찾아내 수행하며 창고 공간도 늘리고, 스킬 포인트도 얻어서 캐릭터를 보다 강하게 만들어야 진행이 수월하다.

 

왕좌의 게임 속 북부와 오픈 스펙으로 개방된 칠왕국의 유명한 장소를 잘 구현해 윈터펠에 처음 말을 타고 입성했을 때, 킹스랜딩의 철왕좌로 제이미의 안내를 받아 나아갈 때처럼 드라마와 책으로만 접하던 장소에 직접 발을 옮기며 잘 구현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 컨텐츠 공급이 중요

 

왕좌의 게임:킹스로드와 같은 오픈월드 기반의 액션 RPG는 라이브서비스에 있어 꾸준하고 안정된 퀄리티의 컨텐츠를 공급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이런 타입의 게임들은 버전 업데이트 이후 추가된 메인스토리와 컨텐츠들을 전부 소화한 뒤에는 소위 말하는 '숙제' 컨텐츠들을 하면서 다음 업데이트까지 차디찬 컨텐츠 겨울을 견뎌내는 사이클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원작이라는 큰 흐름이 있는 게임이니 스토리와 관련해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도 있을테고, 함께 보스를 처치하는 컨텐츠나 장벽 너머 같은 컨텐츠들의 추가 분량 등 지속적으로 플레이어가 붙잡고 있을만한 무언가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출시 후 며칠 만에 컨텐츠가 떨어졌다고 하는 채팅을 여러 번 목격하기도 했다.

 

적어도 오픈 스펙에서 공개된 범위로는 메인스토리 진행을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게임을 플레이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앞으로도 흥미를 이끌어내고, 때로는 카타르시스도 줄 수 있는 그런 양질의 컨텐츠를 추가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또, 말에 타고 내릴 때나 소소하게 불편감을 주는 부분들도 차차 고쳐나가면 좋을 것 같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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