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PG로 출시된 후속작, '페어리 펜서 F 리프레인 코드'

1년만 늦지만 한국어 출시가 고맙다
2023년 05월 03일 00시 26분 05초

에이치투 인터렉티브는 컴파일하트의 '페어리 펜서 F 리프레인 코드' 닌텐도 스위치 및 PS5 한국어판 패키지 및 PS5, PS4 다운로드 버전을 지난 13일 정식 출시했다. 20일에는 닌텐도 스위치판의 다운로드 버전도 출시됐다.

 

페어리 펜서 F 리프레인 코드는 컴파일하트의 RPG 타이틀 페어리 펜서 F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2022년 먼저 출시된 타이틀이며, 전작과 다르게 새로이 SRPG 장르로의 도약을 시도했다. 전작에서도 등장했던 주요 캐릭터들도 다시 이야기 속에 집결했으며 이번 타이틀에서는 가희라고 불리우는 새로운 존재들이 등장함에 더불어 새로운 펜서나 요성들이 나타나 기존 장르 대비 플레이어가 전투에 임할 때 전략성을 추구하도록 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리뷰에 활용된 스크린샷은 페어리 펜서 F 리프레인 코드 PS5 다운로드판의 것임을 미리 알리며, 전투와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게임이기에 특히 스토리에 있어서는 가능한 스포일러를 삼가도록 하겠다.

 

 

 

■ 전작과 겹치는 등장인물

 

페어리 펜서 F 리프레인 코드의 주인공과 그 주변의 주요 인물들은 모두 전작 페어리 펜서 F에서 등장한 바 있는 비중있는 인물들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주인공인 팡이 감옥에 갇힌 상태에서 독백을 하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되며, 이어 그의 파트너 요성인 아린이 나타나 팡이 감옥에 갇히게 된 원인에 대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아린의 도움을 받아 감옥을 탈출하는 팡은 도중에 경비병 몇 명과 마주치게 되어 이들과 튜토리얼 전투를 플레이하게 된다.

 

전투를 마친 이후 팡과 아린은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는 숙소로 돌아가며 여기서부터 페어리 펜서 F 리프레인 코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좀 더 본격적으로 이번 신작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은 이보다 조금 더 뒤에 발생하는 모종의 사건부터겠지만 말이다. 게임의 진행 방식은 대개 대화 위주로 진행되는 스토리 파트와 SRPG식 전투가 이루어지는 전투 파트로 나뉘고, 일련의 대화 장면과 전투를 넘어가면 다음 장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느낌이다. 이를테면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와 비슷한 감성이다.

 

스토리나 전투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자유로운 타이밍들에는 상점에 가서 장비를 구입하거나 판매하는 등의 정비도 할 수 있고, 여관에서 각 캐릭터의 서브 스토리를 즐기거나 마을 또는 전장이 될 지역으로 이동해서 메인 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다. 기존의 등장인물과 요성이 아닌 새로운 존재 가희들도 초반부부터 만나볼 수 있는데 어떤 이유로 너무 많이 보게 될 정도다.

 


 


 


풀 보이스는 아니다.

 

■ SRPG 방식의 전투

 

페어리 펜서 F 리프레인 코드는 SRPG 방식의 턴 기반 전투를 추구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스토리 전개에 따라서, 또는 의뢰를 받아서 메인 스토리 스테이지가 아닌 서브 퀘스트용 전투 필드에 진입해 전투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메인 스토리를 통해 가게 되는 전투 맵은 이후 각종 서브 퀘스트 관련 전투 맵으로도 수시로 재활용된다. 전투 시스템 자체는 보편적으로 접할 수 있는 SRPG와 비슷한 편이지만 거기에 페어리 펜서 F 리프레인 코드의 개성을 한 스푼 얹었다는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군과 적은 표시되는 순서에 맞춰 차례가 돌아올 때마다 행동을 취할 수 있다. 이동을 한 뒤 행동을 하거나, 반대로 제자리에서 행동하고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행동을 마쳤을 때 방향을 지정할 수 있고 측면이나 후방에서 공격을 당하면 추가 피해를 입게 되며 지형의 고저차에 따라 공격 영향 범위가 달라진다거나 오브젝트를 파괴할 수도 있다. 각 캐릭터는 메인이 되는 파트너 요성 외에 서브 요성을 장착해 여러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장착한 프래그먼트나 장비로도 강하게 만들 수 있기에 게임 플레이 사이사이 이런 파티 정비를 수시로 해주는 편이 좋다.

 

 

 

시스템의 특징 자체만 두고 보자면 특별하다고 할 수 없을지 몰라도 페어리 펜서 F 리프레인 코드의 특징을 살린 전투 주요 시스템이 약 세 가지 정도 준비되어 있다. 전투를 진행하며 행동을 취하다보면 채워지는 캐릭터별 게이지가 최대치에 달하면 페어라이즈 커맨드를 사용해 캐릭터가 변신 및 강화된다. 이는 페어라이즈 게이지가 소모될 때까지 지속된다. 또, 파티 전체의 행동이 축적되는 아발란체 게이지를 채우면 범위 내의 아군이 범위 내에 있는 적 전체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아발란체 러쉬를 사용할 수 있으며 후술할 시스템과 합치면 더욱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새로운 존재인 가희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들은 요성이 아니지만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노래를 통해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들이다. 모종의 사건 이후 아군에 합류하는 아군의 가희 플뢰르나 적대 캐릭터로 등장하는 가희 그라스가 실제 유닛으로 전장에 참여한다. 이들은 스킬을 통해 게이지를 채워 일정 턴 동안 범위 내의 아군과 적에게 영향을 주는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또, 지속 턴 동안에는 포르테를 사용해 효과를 높이거나 소노르를 사용해 범위를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 전략 목표는 다소 아쉽다

 

전작의 등장인물들이 대거 등장하고, 그 관계성도 대개 유지되고 있다고는 이야기했지만 문자 그대로 전작의 이야기 직후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냐 하면 그렇지도 않은 느낌이다. 따라서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아도 게임을 플레이하며 페어리 펜서 F 리프레인 코드의 전개를 따라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생각보다 너는 이미 전작인 페어리 펜서 F를 플레이해서 세세한 인간관계나 설정 정도는 다 알고 있지?라는 느낌의 전제를 깔고 이야기나 캐릭터들 사이의 대화가 이어져 꽤 당혹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서브컬쳐풍의 캐릭터 만담 등을 선호한다면 그 분위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전투에서는 고저차에 따른 영향이나 IP 특색인 요성과의 페어라이즈, 신규 시스템인 가희의 노래와 메커니즘, 장갑 수치의 여부, 방향에 따른 공격 이점 등 꽤 다양한 SRPG 시스템들을 도입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각 전장에서 승리하기 위한 조건인 전략 목표가 다소 단조롭다는 느낌을 준다. 적을 전멸시키거나, 그라스를 제외한 적을 쓰러뜨린다거나 하는 식인 것이 상당히 많았다. 메인 퀘스트 위주로 진행해도 적과 비슷한 수준의 레벨 밸런스를 갖추고 있으며 프리 배틀 기능도 존재해 무작정 전투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역에 퓨리를 꽂아 아이템을 얻는 일종의 보물찾기 시스템도 있다.

 

앞서 반복되는 전략 목표에 대해 언급했던 부분의 연장선이지만 초반부터 그라스가 스토리나 서브퀘스트에 직접적으로 등장한다거나 언급되는 경우가 아님에도 모든 전장에 그라스(섀도우)가 등장한다는 점은 좀 엉뚱했다. 나중에 작중 캐릭터들이 이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두 가희에 의한 신규 시스템을 최대한 써먹으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여담으로, 가희가 노래를 시작해 버프를 깔면 실제로 보컬 곡이 재생되는데, 곡의 바리에이션이 적은 것은 둘째치고 서로 스킬을 발동하면 은근히 조화로운 곡이 된다.

 

장르적인 변화도 있었기에 페어리 펜서 F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좋아한다거나 SRPG 장르에 거부감이 없다면 플레이해볼 수 있을만한 신작이다.​ 

 


정석적이지만 피식하게 되는 플뢰르의 캐릭터성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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