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전 미리 체험한 '디아블로IV'

말 타는 시기만 좀 어떻게 안될까요
2023년 05월 31일 08시 13분 42초

오는 6월 6일 전세계 출시를 앞두고 있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신작 '디아블로IV'의 미디어 얼리 리뷰가 약 10일간 진행됐다.

 

디아블로IV는 디아블로3 본편 출시로부터 약 11년의 시간을 거쳐 명맥을 이어가는 시리즈 최신작이다. 디아블로3의 확장팩 출시를 감안하면 출시간격은 줄어들겠지만 본편만 치면 그렇다. 디아블로IV는 디아블로3:영혼을 거두는 자로부터 50년이 지난 성역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캠페인에서 펼쳐나간다. 오래 전 추방됐던 릴리트가 성역으로 돌아오면서 그녀와 성역 세계, 그리고 악마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캠페인의 중심이 되며 사전에 개발진이 밝힌대로 전작들보다 긴 캠페인이 준비되어 있다.

 

한편, 출시 직전인 시점에서 진행된 디아블로IV의 얼리 리뷰는 규정에 따라 기존에 베타 테스트를 통해 공개됐던 1장 이후의 스토리 스포일러를 다루지 않는다.

 

 

 

■ 다시 돌아온 성역 세계

 

이미 지난 베타 테스트들이나 서버 슬램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고 매번 성역 세계에서 벌어지는 캠페인 스토리 중 1막까지만 컨텐츠를 제공했었으니 미디어 얼리 리뷰의 초반부는 딱히 특별한 변화를 느끼기 어려웠다. 여러분들이 미리 체험해봤던 것처럼 스토리에 따라 플레이어가 생성한 캐릭터가 조각난 봉우리에 오고, 미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로라스와 함께 최초의 대도시이자 차원문 사용 귀환지인 키요바사드로 진입하면서부터 서장을 거친 본격적인 디아블로IV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전에 우리가 체험할 수 있었던 베타 테스트와 이번 미디어 얼리 리뷰의 차이라면 인게임 상점 등 일부 항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컨텐츠를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빌드라서 테스트 때 퀘스트 목록의 이름과 핀으로만 볼 수 있었던 2막과 3막이 진행되는 지역으로 적정 레벨만 되면 순조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레벨 스케일링을 지원하지만 퀘스트 목록에서도 2막은 10레벨, 3막은 15레벨을 기준으로 잡고 있다. 그래도 일단 최초로 캠페인 스토리를 볼 때는 막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순서대로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성역에는 디아블로IV의 핵심 캠페인으로 진행되는 메인 스토리가 있는가 하면 간단한 서브퀘스트부터 몇 번의 연계 퀘스트로 이어지는 다른 퀘스트에 비해 긴 퀘스트도 존재한다. 테스트 빌드와 서버 슬램에 참여한 게이머들이 체험할 수 있었던 것으로 예를 들자면 자매 옥타비아와 함께 진행할 수 있었던 퇴마 퀘스트 라인이 그런 타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외에도 인상에 남을만한 단발성 서브 퀘스트도 존재한다. 가령,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찾아 플레이어와 함께 마을 밖으로 따라나선 여인의 퀘스트 같은 것처럼 말이다.

 


 


 

 

 

■ 세계 단계에 따라 체감 가능한 난이도

 

디아블로IV에서 플레이어는 베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던 다섯 종류의 직업 중 원하는 캐릭터를 생성하고 약간의 커스터마이즈도 할 수 있다. 물론 크게 기존 캐릭터의 외형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고 헤어스타일이나 색상, 그리고 문신의 여부와 그 모양 같은 것을 만지는 정도다. 커스터마이즈 막바지인 캐릭터의 이름을 정하는 부근에서 하드코어 캐릭터로 설정할 것인지, 그리고 난이도 역할인 세계 단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고를 수 있다. 처음에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세계 단계는 두 가지다.

 

1단계인 모험가 단계는 가장 쉬운 난이도이며 2단계인 베테랑은 좀 더 어려운 적들과 상대하게 된다. 대신 경험치나 금화의 양이 증가한다. 다만 고유 아이템 같은 높은 등급과 성능을 가진 아이템들은 이 단계들에서는 구경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본격적으로 아이템을 파밍하기 위해서는 세계 단계를 3단계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확실히 적들이 강해진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당장 모험가 단계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던 사람이 베테랑 단계로 세계 단계를 조절하면 확실히 적들의 체력이 잘 안 줄어들고 보다 강해졌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보다 좋은 성능의 장비들을 수급하기 위해서, 그리고 50레벨 이후로 레벨을 계속 올리며 정복자 보드를 활용하기 위해선 적절한 때에 세계 단계를 올려서 플레이하는 편이 효율 면에서 낫다.

 


 

 

 

전투는 구간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소~중규모의 적들이 플레이어를 향해 달려드는 상황이 많았다. 대신 짧은 간격으로 전투를 치를만한 적들이 나타나며 짤막하게 진행되는 지하실보다 긴 편인 던전은 확실히 많은 수의 적들을 쓰러뜨리면서 목표를 달성해야 했다.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디아블로2처럼 한 번에 우르르 적이 몰려오는 구간도 간혹 있다.

 

이번 얼리 리뷰 빌드에서는 도적으로 플레이했는데, 캐릭터 육성과 전투 면에서 어떤 스킬 트리를 가느냐에 따라 전술이 달라진다는 점이 좋았다. 이 장르의 특성상 자신이 선택한 트리를 강화하기 위해 많은 수의 적을 쓸어넘기며 원하는 스킬이나 능력치가 붙은 아이템을 파밍해야 했고 이는 50레벨 내외에서 캠페인 엔딩을 본 후 개방되는 엔드컨텐츠들을 통해 나름대로 수급하는 것이 가능했다. 오히려 본격적으로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기 위한 여정은 엔딩 이후의 컨텐츠들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무방하다.

 

50레벨부터 스킬 트리의 성장은 멈추지만 다른 활동들로 몇 포인트 가량의 스킬 포인트를 획득할 수도 있고, 정복자 보드에서 노드를 찍어나가면서 보다 캐릭터의 위력을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스토리가 끝을 맞이한 뒤에는 지옥 물결이나 악몽 던전, PvP 컨텐츠인 증오의 전장 등이 준비되어 있고 특정 지역에서 정해진 시간 내에 지정된 적을 처치하거나 던전을 클리어하는 목표들이 발생하며 이것들을 수행해 모은 재화를 속삭임의 나무로 가져가 원하는 부위의 보상을 습득할 수도 있다.

 


 


속삭임의 나무에서는 원하는 장비 카테고리를 선택할 수 있다.

 

■ 그런데, 말 타는 시점을 좀

 

각 지역에서 받을 수 있는 서브 퀘스트들이 제법 많았다. 단순히 마을 같은 곳이나 특정 장소에서 만난 NPC로부터 받는 서브 퀘스트부터 시작해 악마를 처치하다 획득한 아이템을 통해 시작할 수 있는 퀘스트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서브 퀘스트들은 대개 보상이 짜게 느껴지는 감은 있었다. 메인 퀘스트는 가끔 괜찮은 장비를 주는 경우도 있는데 서브 퀘스트들은 대개 재료 아이템 카테고리를 벗어나지 않는 보상을 주는 편이다.

 

스토리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가 서로 알고 있는 부분 외를 언급할 수 없어 다른 아쉬운 점을 꼽자면 여전히 적들의 종류가 그렇게 다양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있다. 새로운 지역을 가도 이름과 색이 다른 비슷한 적들이 등장하는 것은 시리즈의 전통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딱 한 구간에서는 시점이 고정된 상태에서 화면을 가려 상당히 위험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이 부분은 반투명 시야 등을 도입해 개선해 줄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이미 베타 테스트나 서버 슬램 시절에도 플레이어들의 탈것에 대한 열망은 컸다. 넓은 성역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 편리한 탈것에 탑승하고 돌아다니는 것은 좋은 경험이었지만 얼리 리뷰 빌드를 기준으로 돌아다니는 정보들보다 더 늦은 시점에 탈것을 탑승할 수 있게 됐다. 확실히 탈것을 이용할 수 있게 된 이후에는 야외에서의 활동이 편해지니 말 타는 시점을 조금 당겨줘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야 탈것을 타면 빠르게 성역을 누빌 수 있으니 컨텐츠 소모 속도도 빨라지겠지만서도, 몇 번이나 1막의 조각난 봉우리를 열심히 발발거리면서 뛰어다니다보면 탈것을 타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정식 출시 후엔 또 얼음포효 침엽수림에서 뚜벅이 생활을 시작하겠지

 

퀵슬롯에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수가 정해져있어 다소 전투가 단조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우리가 뻔질나게 즐겼던 디아블로2 시절에도 강력한 스킬 하나를 주로 사용하면서 카우방도 돌고 다양한 이벤트를 소화했었던걸 떠올리면 그렇게까지 큰 변화는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애초에 전작도 비슷한 느낌이었으니까. 그리고 직업마다 고유한 특성들이 있어 이를 선택하고 활용하는 것에 스킬과 장비 세팅을 맞추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과정이었다.

 

디아블로IV의 본편 리뷰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하겠지만 이번 얼리 리뷰 빌드를 끝까지 플레이하면서 제법 만족스러운 수십 시간을 보냈다. 세계 난이도를 바꾸지 않더라도 전투도 완만하게 난이도가 상승해서 머리를 비우고 싸울 수 있는 단순 전투부터 회복약의 잔량 등을 신경쓰며 싸워야 하는 수준까지 올라가기도 하고, 더 높은 세계 단계를 해금하기 위해 도전해야 하는 던전은 초입부터 꽤나 정신이 바짝 들게 만든다. 제한된 인원에게만 제공된 빌드라 PvP 등 사람과 함께해야 하는 컨텐츠는 체험할 수 없었고 게임을 오래 플레이하다보면 점점 프레임이 떨어져 다시 시작해야 하는 점이나 이외 다소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디아블로 시리즈를 즐겼던 게이머라면 한 번 플레이해볼만한 신작이라 생각한다.

 

아!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도중에 인터넷 연결이 끊기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 상태에서 플레이하도록 하자. 캠페인의 마지막을 클리어하고 시네마틱 영상이 재생되는 순간에 갑자기 인터넷이 끊겼다 돌아오는 바람에 마지막 시네마틱을 감상하지 못한 채 보관함에서 보상을 습득해야만 했다.​ 

 


탈것에서 내리면서 하는 공격기도 있는데, 이게 직업마다 다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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