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있는 예술지향적 시리즈 신작, '세누아의 전설:헬블레이드2'

시각·청각적인 만족감은 확실히 뛰어나
2024년 05월 21일 22시 20분 34초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는 닌자 시어리가 개발한 액션 어드벤처 다크 판타지 '세누아의 전설:헬블레이드2'를 21일 오후 정식 출시했다.

 

세누아의 전설:헬블레이드2는 전작인 헬블레이드:세누아의 희생을 잇는 시리즈 최신작이다. 세누아는 바이킹 아이슬란드의 신화와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한 잔혹한 여정으로 돌아온다. 폭정의 공포와 야만적인 존재들의 침탈에 끔찍하게 희생되고 있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안팎으로 존재하는 어둠을 극복해내기 위한 전투에 직면하게 된다. 영화적 몰입감과 아름답게 구현한 비주얼, 몰입감을 높이는 사운드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세누아의 전설:헬블레이드2가 준비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게임샷은 Xbox로부터 리뷰를 위한 세누아의 전설:헬블레이드2 게임을 제공받아 체험할 수 있었다. 기종은 PC와 게임패스 클라우드로 각각 체험해봤다. 스토리 내러티브에 게임 전반적인 비중이 담겼으므로 스포일러 관련 언급은 초반부 스토리에 한한다.

 

 

 

■ 세누아의 계속되는 여정

 

전작에 이어 세누아의 여정이 이어진다. 사랑하는 이를 잃고, 고통받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노예선에 오른 세누아는 도중에 일어난 모종의 사건으로 배가 뒤집히고, 아직 죽지 않은 노예들을 추적하는 노예상의 부하들과 맞서 싸우며 결국엔 노예주인 토르게스트르까지 쓰러뜨리기도 한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세누아는 새로운 무대의 새로운 위협들을 마주하게 되며 새로운 주요 등장 인물인 파르그림르 같은 이들과 만나 힘을 합치기도 한다.

 

이 바다 건너의 새로운 땅에는 이 땅만의 위협적인 존재들이 도사리고 있다. 정착민들이 드로우가르라는 괴물 같은 이들에게 끔찍하게 핍박당하고 살해당하며 그들이 거인에게 바치는 제물이 되기도 한다. 잔인하고 야만적인 드로우가르, 그리고 거인이라는 신화적 존재는 게임의 이야기를 단조롭지 않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들은 세누아가 자신의 동족을 수탈하는 적들만이 아닌 새로운 싸워야 할 상대가 되며 이 땅의 정착민을 핍박하는 악의 존재로 뚜렷하게 인식되고 있다.

 

세누아의 여정은 이런 현실적인 외부의 적 외에도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트라우마나 속삭임, 그림자 등으로 이야기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세누아의 이런 고난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

 


PC, 낮음 옵션

 


게임패스 클라우드, 실제 전투 장면도 이 화면 그대로 진행된다.

 

 

 

■ 현실인지, 환상인지

 

게임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야기 진행과 연출이다. 예를 들어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 노예선부터 해안까지 이어지는 부분의 연출은 이번 타이틀로 처음 시리즈를 접한 사람이라도 세누아가 평범한 인물은 아니라는 점을 눈치챌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일단 대사가 나오는 장면들에서는 특히 끊임없이 속삭임이 계속되기도 하고, 힘겹게 섬의 암벽을 오르는 구간 같은 곳에서도 계속해서 세누아가 성공할 것인지, 실패할 것인지, 얼마나 나약한 마음인지 등을 마구잡이로 속삭여대며 시체가 갑자기 눈을 치뜨고 세누아를 바라본다던가, 원래부터 들리던 환청 외에도 분명히 소리를 듣고 접근했더니 시체들만 뒹구는 장소였다는 전개도 보여준다.

 

이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방식의 연출이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계속적으로 튀어나온다. 멀쩡하게 다른 살아있는 인물과 대화하다가도 갑자기 환각과 그림자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전혀 다른 장소로 무대가 옮겨지고, 그런 환각 속에서 트라우마가 파편화 된 모습으로 전투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환각의 끝에 도달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원래 현실의 무대로 시점이 전환된다.

 

그래도 이런 요소들을 게임이 자아내는 분위기나 세계의 모습, 그리고 다른 인물의 입을 통해지는 신화적인 이야기나 그 신화가 실제로 성큼 다가오는 거인의 존재 같은 것들로 버무려 흥미로운 세계관 및 연출로 조성해낸다. 요툰헤임으로부터 넘어온 거인이라는 이들이 일으키는 자연재해와 정착민 사냥 및 이 땅의 주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가치 판단 등은 세누아의 전설:헬블레이드2의 내러티브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 게임 그래픽 퀄리티를 위한 공식 스크린샷, 거인

 

■ 호불호는 크게 갈릴지도

 

스튜디오는 게임을 바꾸는 기술로 인생을 바꾸는 예술을 만든다는 미션을 중요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확실히 세누아의 전설:헬블레이드2의 게임 전반에 녹아들어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게임의 요소가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약간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영화를 감상하는 감성에 더욱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기사에 첨부한 스크린샷들을 보면 눈치챘겠지만 게임 내내 영화처럼 상단과 하단 레터박스가 사라지지 않는다. 스토리 연출 영상도 게임을 중단시키지 않고 원테이크로 들어오고 끝나면 바로 플레이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UI나 그 흔한 튜토리얼조차 존재치 않는다.

 

몰입도를 높인다는 목표 하에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다양한 요소들을 전부 배제하면서 확실히 게임의 화면과 이야기, 사운드를 효과적으로 전달받으며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의 몰입 면에서 시리즈가 조현병을 게임적으로 이야기 속에 풀어내는 방식에 의해 수시로 다양한 목소리들이 속삭여 이것이 자막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이야기의 흐름을 놓칠 가능성이 생긴다. 다양한 요소가 배제되어 게임 내 텍스트가 사실상 자막 뿐인지라 더욱 놓치면 이야기의 흐름을 잡기 힘들어지기 때문. 그래도 레터박스 쪽에 표시되는 자막들이 속삭임 자막이고 게임 플레이 영역에 표시되는 자막이 실제 중요한 자막들이니 이를 구분하면 한결 편해진다. 이외에도 연출이 정말 자연스럽게 이어져 플레이 타이밍을 잡기 어려운 감이 있기는 한데 이건 그냥 연출이 진행되는 동안 대충 감으로 스틱을 움직이면서 큰 불편함은 느끼지 않았다.

 


퍼즐 요소 중 하나, 봉인된 길을 뚫기 위해 실루엣이 맞는 각도로 이동해 집중해야 한다.

 

게임적으로는 전투가 어느 정도까진 제법 긴장감도 느낄 수 있는 정도였지만 이것이 핵심 컨텐츠가 아니라고 말하는 듯, 대략 전투의 감을 잡은 뒤로는 상당히 쉽게 진행할 수 있는 구간이 되었다. 적의 공격 타이밍에는 빠르게 회피나 패링을 사용하고 빈틈을 노려 공격, 까다로운 강적은 초반부에 얻을 수 있는 거울을 사용해 단숨에 처리할 수 있다 보니 꽤 쉬운 전투가 이어지는 편이었다.

 

그래도 조현병이라는 소재를 게임이라는 컨텐츠와 신화를 곁들인 다크 판타지풍 이야기로 엮어낸 부분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예술지향적이라는 감상을 받았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기는 할 것이다. 예술지향적인 게임의 방식을 선호하는 게이머라면 시각적이나 청각적인 만족감, 그리고 게임의 분위기와 내러티브가 마음에 들기 쉽다. 물론 캐릭터들의 서사가 좀 아쉽다거나, 내러티브 내의 완급조절이 살짝 아쉬운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반면 일단 게임의 길이는 10시간 안쪽으로 해결이 되는 어떻게 보면 짧은 분량이기도 하고, 영화와 예술 쪽에 가까운 지향점을 가져 게임 플레이면에서는 단순함이 드러난다는 부분이나 세누아의 속삭임으로 집중하기 어려운 부분을 번거로워하는 게이머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여담으로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갖춘 PC에서 게임패스 클라우드로 플레이하는 경우에도 다른 게임패스 클라우드 지원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원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푸른 밑줄이 있는 부분은 실제 대사 자막이 나오는 부분, 붉은 밑줄이 있는 레터박스 좌, 우, 중앙이 속삭임 자막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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