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니걸 캐스트와의 시간은 꿈 or 늪, '버니 가든'

폐심 개발사의 미소녀 연애 ADV
2024년 07월 31일 00시 10분 41초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지점은 지난 25일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에 성인 미소녀 연애 어드벤처 게임 '버니 가든' 한국어판을 정식 출시했다.

 

폐심 시리즈 등으로 익숙한 개발사 qureate가 개발한 버니 가든은 신사들의 쉼터 버니 가든에 다니면서 가게에서 일하는 캐스트와 사랑을 키우는 연애 어드벤처 게임을 표방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주인공 하이토가 되어 버니 가든의 세 미소녀 캐스트들과 즐겁게 술을 마시고 그들과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도, 혹은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을 맞이할 수도 있다. 명목상 존재하는 갬블이나 파견, 그리고 주마다 입금되는 주급을 바탕으로 적당히 놀 것인지 빚을 져서라도 버니 가든에서 흥청망청 써버릴 것인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선택이다.

 

한편 버니 가든은 닌텐도 온라인 스토어 기준 29,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 해고에서 시작된 만남, 버니 가든

 

주인공인 하이토는 게임의 시작 부분에서 막 회사에서 일으킨 미스의 책임을 지고 해고 당한 상태로, 터덜터덜 돌아오던 길 우연히 마주친 소녀 카나에게 격려를 받고 그녀가 캐스트로 일하고 있는 버니 가든을 소개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버니 가든에 얽힌 이야기가 시작된다. 게임의 도입부에서 하이토의 독백 중 인생이 끝났다는 이야기나, 카나의 대사에서 아직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는 이야기 등 버니 가든의 주인공인 하이토는 사회에서의 실패에 의해 실의에 빠진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우연인지 운명인지 모를 상황으로 만난 카나와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 된 버니 가든에 이튿날 찾아가면서 본격적으로 하이토의 새로운 일상 사이클이 시작된다. 바니걸 캐스트들과 술을 마시며 대화하는 버니 가든에서 카나의 격려를 받으며 모종의 심리적 치유를 느낀 하이토는 싸지 않은 버니 가든의 이용 요금도 충당할 겸 지인의 소개로 들어가게 된 새로운 직장에서 일하게 된다. 이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서 꾸준히 버니 가든에 갈 수도 있고, 처음 버니 가든을 소개했던 캐스트 카나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가거나 다른 캐스트와 새로운 관계를 틀 수도 있다.

 

캐스트와 자주 만나다 보면 대화를 통해 각 캐스트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이들과의 관계가 진전될 수도 있다. 플레이어는 각 캐스트와 관련된 엔딩 외에도 몇 개의 엔딩을 볼 수 있다.

 


 


 


heaven or hell

 

■ 이곳은 치유의 장소인가 늪인가

 

버니 가든은 인생의 절망을 느끼고 있던 하이토를 재기할 수 있게 해주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한 걸음 밖에서 하이토의 입장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에게는 치유의 장소이자 늪이라는 느낌을 준다. 게임의 흐름은 하이토가 한 주 동안 일을 해서 모은 돈을 바탕으로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에 일정을 소화하는 방식인데, 버니 가든에 갈 수도 있고 갬블을 통해 무작위로 승패에 따라 하루에 최대 10회까지 자금을 융통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는 파견 신청이 가능한 날에 파견을 신청에 더 하드하게 일할 수도 있는데 막상 이용해보니 파견의 경우 일정 손해가 더 크다는 느낌을 준다.

 

버니 가든에 가면 그 날 일정이 마무리되기 때문에 캐스트에게 줄 선물을 미리 구매하거나 여행을 선물하는 것도 가능하다. 버니 가든에서는 최대 3회까지 술을 마시며 캐스트와 대화를 나누고 선물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가게의 시스템상 하이토는 반드시 마실 것을 사야 하며 캐스트에게도 술을 살 수 있지만 사주지 않으면 플레이어를 내버려두고 다른 손님을 우선하는 철저한 비즈니스의 세계를 맛보게 된다. 여기에 추가로 일정 당 1번씩 선물을 주거나 음식을 사서 호감도를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캐스트마다 좋아하는 술이나 음식이 다르게 설정되어 있어 호감도 패러미터를 볼 수 없는 첫 회차에는 이를 파악하고 진행해야 캐스트와의 진전이 이루어진다.

 


 


 

 

 

초반 한 달의 일정이 지난 뒤부터는 캐스트도 마시는 주류에 따라 취하기도 하며 그럴 경우 대화 선택지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버니 가든의 타이틀 히로인이라 할 수 있는 카나의 경우 자신의 과거 이야기나 가족사 등 보다 개인적인 영역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또 가게 내의 VIP 룸 같은 장소에서 추가로 미니게임을 하거나 체키를 촬영해 소장할 수 있으며 사이가 좋아지면 캐스트의 배웅을 받고 의욕이 올라 하이토 자신의 주간 급여 효율도 좋아진다. 때로는 캐스트가 애프터를 신청해 데이트를 가기도 하며 요일이나 생일에 따라 특정 캐스트가 비번이거나, 생일에 초대 받지 못하면 그 날은 버니 가든에 입점할 수 없다.

 

문제는 이게 말로만 듣던 캐스트가 있는 바의 이야기를 체감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가령, 캐스트들은 처음 하이토를 응원한 카나를 포함해 두 번째 만남에서는 이름을 바로 기억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줘 플레이어에게 캐스트와 고객 사이의 관계를 깨닫게 해주며 그 이후로도 캐스트와 관계가 깊어지기는 하는데 그만큼 하이토의 잔고도 깊이 떠내려갈 위험성이 항상 곁에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게다가 캐스트와 하는 미니게임 몇 가지나 체키도 매번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취한 상태에서도 그들은 프로라는 것을 새삼 자각하게 된다. 가게에 입점해 술과 음식을 주문하는 동안에는 오늘 사용한 금액이 얼마인지 잘 계산하고 있어야 하고, 그렇더라도 일정이 끝나고 영수증을 받아보면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제일 첫 날 싸게 먹어도 자금의 5분의 1가량이 줄어버린다.

 

■ 어찌보면 교훈적인 미소녀 게임?

 

미소녀 연애 어드벤처를 표방하고 있으며 과거 인기 시리즈였던 드림클럽의 정신적 후속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소재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하지만, 어떻게 보면 버니 가든은 교훈적인 미소녀 게임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확실히 세 명의 캐스트와 관계가 진전되며 알아가는 느낌, 그리고 그들과의 해피 엔딩은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특유의 그 감성을 따라가지만 반대로 자신의 경제력 이상으로 흥청망청 버니 가든에서 빚을 져가며 써버리다 맞이하는 배드 엔딩 같은 경우는 지극히 현실적인 장면을 연출해내고 앞으로도 이런 곳은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무엇보다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캐스트들의 이야기를 듣고 아~ 이런 사연이 있었구나 정도의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가도 먹을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캐스트에게 음식을 주문해주거나, 공략을 위해 선물과 메뉴를 사다 보면 방심하면 그대로 늪으로 끌려가는 구조겠다 싶어진다. 호감도 상승에 따라 진행되는 캐스트의 애프터 요청을 따라 일정을 소화하고 나면 귀신같이 시스템이 버니 가든의 영수증을 들이밀고 생일에 초대 받아도 평소보다 훨씬 비싼 금액의 생일주를 들이밀고, 호감도를 높이면서도 물 쓰듯 사라지는 엔화를 보며 여러 생각이 드는 게임이다. 이런 요소들 때문에라도 혹여 버니 가든이 유흥을 조장한다는 소리는 나올 수가 없다. 이걸 보고도?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

 

물론 이런 현실적인 계산을 떼고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으로만 보자면 드림 클럽 이후 흔히 보기 힘든 소재를 차용했기에 신선한 느낌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히로인 3인방의 모델링이나 일러스트도 미형으로 잘 뽑혔고, 그들과의 교류에서 알게 되는 배경들은 적당히 미소녀 게임 특유의 매력 요소들을 플레이어에게 잘 전달한다. 갬블 진행 앱이 빠르게 넘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나 약간 아쉬운 엑스트라 기능의 성능 등은 답답한 부분이 있긴 하나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가성비 좋은, 한 번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넘어갈만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니 아직 플레이해보지 않았다면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본다.​ 

 


 


 


오히려 유흥 예방 캠페인으로 내세워도 될만한 냉정한 가격표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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