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경주에서의 경기다. 9월 7일에는 한화생명e스포츠와 T1의 결승 진출전이, 8일에는 대망의 서머 시즌 결승전이 펼쳐진다.
7일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젠지와 더불어 롤드컵 2시드 이상으로 진출이 확정된다. 물론 현재 전력 상으로 두 팀 모두 이 경기에서 패배할 경우 선발전을 통해 롤드컵 티켓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시드의 이점도 있고 선발전은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늘 경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특히나 한화생명e스포츠는 과거 전신인 '락스 타이거스' 당시 결승에 진출한 경험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 한화생명e스포츠 이름을 달고 결승전에 진출한 기억이 없다. 그러한 만큼이나 결승전 진출에 대한 열망이 강한 상태다.
참고로 금일 경주에서는 결승전 및 결승 진출전의 전야제 격인 ‘2024 LCK 서머 파이널 팬 페스타’가 열린다.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여자 밴드 ‘QWER’의 공연과 더불어 QWER 및 다양한 인플루언서들의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경주실내체육관’ 앞에서 진행되는 ‘2024 LCK 서머 파이널 팬 페스타’는 별도의 입장권 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 한화생명e스포츠 전력분석
지난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는 젠지에게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1세트를 무난히 승리하고 이후 세트에서 경기 초 중반 젠지를 상대로 우위를 보였다는 점에서 승리 가능성이 없던 경기는 아니었다.
물론 캐니언이 경기 초반 성장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정규 시즌에 비해 나은 플레이를 선 보였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팀 자체의 성급한 플레이가 아쉬웠다. 도란 역시 고점 플레이가 나오지 못했고, 피넛의 판단 미스도 뼈 아팠다.
이번 경기는 스프링 시즌과 마찬가지로 2라운드 매치에서 T1에게 3대 0 승리를 거둔 후 다시금 진행되는 매치다. 한화생명e스포츠 입장에서는 지난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의 기억이 생각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나마 서머 시즌에서는 T1을 상대로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나 1라운드 경기에서는 어느 정도의 접전 양상이 펼쳐졌지만 2라운드부터는 전력 상으로 우위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고, 심지어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에서는 마치 하위권 팀을 상대로 하는 듯한 격차를 냈다.
현재로서는 체급이나 실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상황이며 도란을 제외한 선수들의 플레이 역시 나쁘지 않다. T1의 전력이 예전 같지 않은 지금이 확실히 팀 최초 결승전 진출이라는 성적을 만들어 낼 만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 T1 전력분석
패자전에서 디플러스 기아에게 3대 1 승리를 거두고 결승 진출전에 다시금 진출한 T1은 현재 팀 내에 다양한 문제점들이 산재하고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서머 시즌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전혀 긍정적이지 못하다.
지금까지는 제우스가 성장하지 못하면 팀이 패배하는 공식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제우스의 폼이 예전 같지 않다. 과거에는 제우스가 못해도 페이커나 구마유시가 상황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현재는 이러한 모습마저 나오고 있지 않다.
다만 플레이오프에서의 T1은 분명 업그레이드가 되는 팀이고, 경주로 향하는 3개 팀이 모여 기자 인터뷰를 했던 상황에서도 김정균 감독이 '다른 승리 루트'에 대하여 언급한 부분이 있는 만큼 비장의 한 수를 꺼내 들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현재 상황으로는 분명 한화생명e스포츠에 비해 언더 독의 위치에 있는 상황이며, 지난 스프링 시즌보다 격차가 더 벌어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결승 진출전은 승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솔직한 평가다.
- 양 팀 전력비교
현재 양 팀의 전력은 사실상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 제우스가 유일하게 도란보다 나을 뿐 그 외의 모든 포지션은 한화생명e스포츠가 보다 우세한 상황이다.
지난 T1전에서 제카가 보여 준 플레이가 상당히 좋았으며, 반면 페이커는 아직까지 이름 값에 걸맞은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지난 EWC의 피로감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선수단의 전반적인 폼이 하락세인 것은 분명하고, 아직까지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한 것도 사실로 보인다.
오너는 피넛을 상대함에 있어 다소 힘이 부치는 모습이 보였고, 제우스는 최근 한화생명e스포츠의 운영에 완전히 봉쇄되어 있다. 여기에 구마유시 또한 지난 2라운드 경기에서 크게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사실상 경기력이나 내용에서 모두 T1이 완패한 경기였다
여기에 T1은 상대적으로 밴을 해야 하는 챔프가 많은 상황이지만 한화생명e스포츠는 보다 여유로운 상황이다. 14.16 패치로 AP미드가 대세가 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현실은 여전히 AD미드가 대세다. 이러한 부분 역시 T1에게 웃어 주지 못하는 부분이다.
심지어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스몰더와 직스의 경우 한화생명e스포츠는 효과적인 사용이 가능한 반면 T1은 아직 운용에 의문 부호가 붙는다.
그나마 한화생명e스포츠가 나서스를 잘 쓰지 못하는 인상이고, 지난 젠지전에서 보듯 대처 역시 매끄럽지 못한 모습이 보였지만 밴픽 단계에서 잘라 버리거나 그만큼 제우스를 압박하면 되는 일이기에 큰 효과를 줄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지난 스프링 시즌 결승 진출전처럼 T1이 의외의 픽을 꺼내 들었을 때 고전할 가능성이 있고, T1도 나름 대처를 해올 것이기에 지난 2라운드 경기와 같은 전력 차이가 발생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현재로서는 전반적인 전력 면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우위에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려우며, 모든 측면에서 T1이 열세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 실제 경기 양상은?
지난 2라운드 맞대결과 마찬가지로 이 경기의 핵심은 일단 제우스가 얼마나 활개를 치는가에 있다. 그리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이전 기자 간담회에서 김정균 감독이 언급했던 ‘다른 루트’의 유무다.
일단 T1 입장에서는 밴픽 단계부터 지고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제우스 일병 살리기’에 최선을 다 할 가능성이 높고, 제우스가 무력화되더라도 플랜 B를 다수 가동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T1의 조커 픽 변수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고점과 저점을 오가는 도란의 플레이에 대비한 운영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도란에게 레넥톤 같은 픽을 주는 일은 피하는 것이 유리하다.
어차피 도란은 팀에서 캐리하는 입장보다는 현재 턴을 벌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면서도 잘 죽지 않고, 많은 데스를 기록해도 효용성이 그나마 나은 챔프로 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결국 이 경기는 한화생명e스포츠보다는 T1의 플레이에 따라 승패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한화생명e스포츠는 꾸준히 비슷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이고, 밴픽이 정상적이라는 가정 하에 경기력 편차가 큰 편도 아니다. 반면 T1은 지금까지의 플레이로는 결코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승리할 수 없다. 변수가 없다면 무난하게 패하는 상황이 나오는 상황이다.
결국 T1이 얼마나 조커 픽을 잘 활용하는가, 그리고 플랜 B가 얼마나 성공을 거두는가에 따라 승패가 결정날 것으로 생각되며, 적어도 한 두 번은 이러한 플랜 B가 먹혀들 것으로 생각되기에 지난 2라운드 경기와 같은 완패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제우스는 지난 kt롤스터 전에서 울라프라는 조커 픽을 사용한 적이 있다
다만 스프링 시즌과 현재는 완전히 다른 상황인 만큼 이번 경기까지 T1이 승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3대 1, 혹은 3대 2 승리를 예상하며 현실적으로 최종전까지 갈 경우 T1의 승리가 더 커 보이기에 3대 1의 승리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반대로 T1이 승리한다면 최종전까지 가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적어도 5번 경기를 하면 한 번 정도는 T1이 승리할 것 같은 정도의 확률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덧붙여 올 해 플레이오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의 첫 세트 승률이 상당히 좋다. 현재 한화생명e스포츠는 스프링 시즌 및 서머 시즌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모든 경기에서 1세트 전승을 기록 중이다. 심지어 젠지와의 두 경기조차 1세트는 모두 승리했다. 이러한 양상은 이 경기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