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X 전략을 이렇게 짧은 시간으로? '일드! 폴 오브 로마'

짧은건 10턴으로도 끝난다
2025년 09월 08일 22시 26분 45초

4X 게임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맞는 말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4X 전략 게임들은 한 번 잡으면 마지막까지 굉장히 긴 시간이 소요되는, 그럼에도 몰입감이 넘치는 게임들이 많았다. 그리고 지난 8월, 그런 4X 전략을 짧게 만든 신작이 출시됐다.

 

'일드! 폴 오브 로마'는 데달릭 엔터테인먼트에서 퍼블리싱하고 빌리언월드가 개발한 4X 전략 신작이다. 게임의 부제처럼 로마의 몰락을 빠른 호흡으로 그려낸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얼리액세스 출시를 선행하고 지난 8월에 정식 출시가 이루어지면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진영의 고유 스킬을 가진 왕들, 진영별 캠페인, 신들의 도전 모드, 멀티플레이와 협동 모드 등 다양한 컨텐츠가 더해졌다.

 

4X를 길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짧게 플레이하도록 만든다면 어떨지 궁금했기에 그 부분을 위주로 게임 플레이에 임했다.

 

 

 

■ 로마의 몰락은 빠르다

 

4X 전략 장르의 신작이므로 당연하게 게임의 진행은 턴 기반이다. 즐길 수 있는 컨텐츠는 캠페인과 챌린지, 소규모 접전과 멀티플레이까지 크게 4종이 준비되어 있다.

 

캠페인 모드는 각종 진영과 시기에 맞춰 로마의 몰락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주변국들이 어떻게 활동했는지를 게임 플레이로 녹였다. 다만, 구체적으로 이런 사건 이후에 이런 사건이 벌어졌다거나 캐릭터들의 대화 등을 활용한 방식보다는 그 시대를 배경으로 간단히 주어진 목표를 달성해 크라운을 일정 갯수 모으면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독특함이 느껴진다.

 

 

 

캠페인들은 50턴의 제한을 두면서 정말 짧게 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는데 심지어 챌린지 모드의 신들의 도전은 10턴 만에 조건을 달성해야 성공하는 등 플레이어가 머리를 잘 굴리면서 제한된 조건을 활용해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도전적인 모드였다.

 

단기적인 도전들이 많은 편이라 해당 모드의 진행 자체가 일종의 묘수풀이 느낌을 강하게 준다. 첫 턴에 개척자로 어디에 마을을 깔아야 하는지부터 뭘 연구해야 하는지 등 한 턴이 매우 중요하게 느껴져 밀도가 높다.

 


생각없이 하면 실패한다

 

소규모 접전은 여러 조건을 조정해 플레이어가 직접 마련하는 캠페인의 느낌을 준다. 다른 게임에서 흔히 스커미시 등으로 플레이되는 방식이라 생각된다. 이쪽도 혼자 AI를 끼워서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멀티플레이는 로비 형식이며 누구나 공개된 방을 확인하고 참가할 수 있어 편리했다. 사실 이런 마니악한 장르의 게임들은 멀티플레이 인원을 구하는 것도 일이라서, 아예 열려있는 로비가 있다면 굉장히 반가운 기분이 들게 만든다.

 

여담으로, 캠페인에서는 로마의 몰락을 다루는 게임 답게 로마가 중립 국가로 등장한다.

 


최대로 늘려도 80턴이다

 

■ 간소화 된 전략, 더 신중해져

 

일드! 폴 오브 로마의 컨셉이 상당히 짧은 제한 턴 내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 전략이나 빌드 등도 기존 4X 전략 장르 게임에 비해 간소화 됐다는 느낌을 준다. 꽤 직관적인 방식으로 연구와 정책을 다루고 영토 지배를 위한 크라운을 모은다는 단순한 방식 속에서 느긋하게 전략을 펼치는 것은 어렵다.

 

플레이어는 가급적 턴 낭비를 줄이고, 주어진 턴 내에서 빠른 속도로 최대한 효율적인 전략을 채용해나가야 한다. 한 도시에서 생산할 수 있는 유닛을 늘리기 위해 물자 건물을 올리거나 주변 타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하고 그와 동시에 병력이 밀리지 않도록 병과나 양을 생각해 또 다른 도시 건설도 고려해야 한다.

 


당연하지만 전쟁도 신중해야 한다. 가볍게 생각했다가 져서 하는 말은 절대 아니다.

 

아니, 또 다른 도시 건설 같은 경우는 사실 필수적이라고 생각되기까지 한다. 도시 타일에 생성될 수 있는 유닛은 딱 한 기이기 때문에 비켜주기 전엔 해당 도시에서 병력을 충원할 수가 없다. 그러니 첫 튜토리얼 캠페인 외의 캠페인들이나 실제 플레이에서는 이런 수도 집중형 발전보다는 추가로 도시를 짓는 전략이 훨씬 유효하다고 느꼈다.

 

이런 시스템 특성상 한 번 병력에서 밀리면 역전하기가 힘들어지는 경향도 있어서 정말 매 턴 신중하게 턴을 소비하게 만드는 신작이다.

 

 

 

■ 익숙해지면 속도 싸움?

 

4X 전략을 획기적으로 압축시킨다는 일드! 폴 오브 로마의 전략 시스템은 꽤 신선한 맛을 느끼게 만든다. 문명 시리즈 등 기존 4X 전략 게임 강자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기반 시스템에 짧은 턴으로 인한 심사숙고와 그에 따르는 전략은 꽤 흥미롭다.

 

하지만 간소화된 전략으로 인해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지면 누가 먼저 원거리 공성 병기를 생산하느냐의 싸움이 되기 쉬운 양상을 가지기도 했다. 또, 먼저 압도적인 물량공세에 성공하면 뒤집지도 못하고 그대로 픽 꺾여버리는 판도도 제법 나온다. 심지어 AI 적 상대로도 대충 플레이하면 이런 양상이 나올 수도 있을 정도인데 역전의 맛을 느끼기가 정말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 턴도 짧으니 더 기회가 없다.

 

일드! 폴 오브 로마는 깊이 있고 진득하게 백년대계를 펼치는 전략을 선호하는 게이머보단 마치 훈연한 것처럼 은은하게 느껴지는 4X 전략 게임의 향기를 살짝 맡으면서 속도감이 있으면서도 신중한 수싸움을 원하는 게이머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단, 향후 밸런싱을 이어가며 전략이 일원화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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