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오브 듀티:워존'은 콜 오브 듀티:모던 워페어의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작품으로, PS4와 Xbox One, 블리자드 배틀넷 런처를 통한 PC까지 여러 플랫폼에서 전세계에 출시됐다. 전작에서 선보인 블랙아웃 모드보다도 더욱 장점들을 그러모은 콜 오브 듀티:워존은 본편 콜 오브 듀티:모던워페어를 가지고 있다면 일부 기능이 연동된다. 이 순서가 반대로 되어도 연동은 보장되니 입맛에 맞는다면 본편 구매를 염두에 둬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본 작품에서 플레이어는 전장이 되는 베르단스크 지역에 뛰어내려 아군 분대원과 힘을 합치거나 혼자서 다른 분대들을 누르고 최후의 1인이 되어야 한다. 제공되는 모드는 크게 두 가지로 150명의 대규모 플레이어가 한 데 모여서 승부를 겨루는 배틀 로얄 모드와 27일 이전까지 존재했던 약탈 모드 대신 새롭게 등장한 블러드 머니 모드가 있다. 한 번 죽으면 끝인 배틀 로얄 모드에 비해 블러드 머니 모드는 상대적으로 부담감이 덜한 편이다.
낙하산을 잘랐다 펼쳤다 하는 신기한 조작 가능
■ 150명이 펼치는 배틀 로얄
본편의 멀티플레이 협동전과 지상전에서 볼 수 있었던 맵들을 베르단스크 지역으로 통합시켜서 배틀 로얄 모드의 전장으로 활용했다. 게임에 참가한 각 분대는 베르단스크에 표시된 원형 구역 바깥에서 몰려드는 가스를 피해 안전구역으로 이동하면서 다른 분대를 사살해야 한다. 분대는 최대 3인까지이며 3월 중순 업데이트를 통해 1인 배틀 로얄 모드가 추가됐다. 가스에 닿으면 다른 배틀 로얄 장르 게임들처럼 체력이 소모되지만 특이한 점은 게임 도중 습득할 수 있는 방독면을 장착해 잠시동안은 안전구역 밖에서도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 최후반부에 2개 분대가 서로 경쟁을 하는데 방독면을 착용하고 가스 안에서 상대 팀을 이겨버리는 장면도 연출되곤 한다.
배틀 로얄 모드는 굉장히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지만 콜 오브 듀티:모던 워페어 멀티플레이 특유의 개복치급 목숨줄은 개선됐다. 일단 여타 배틀 로얄 장르 게임들에서 체력이 소모되면 보통은 회복 계열 아이템을 사용해야 했지만 여기서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체력이 회복되며 방어구는 강철판 세 개로 가득 채울 수 있어 본편의 멀티플레이에 비해 전투에서 죽을 때 까지의 시간이 다소 길어졌다. 그렇다고 APEX급으로 질긴 생명력이 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말이다.
무기 외에도 멀티플레이에 존재하는 시스템들을 대거 채용해서 킬스트릭이나 로드아웃, 특전 등을 이 모드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파밍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장비에는 등급별로 부착물이 갖춰진 상태지만 상황만 맞으면 자신에게 맞춘 로드아웃을 불러낼 수 있는 것이다. 또 킬스트릭과 특수 아이템의 존재로 버티기 메타에 위기감을 심었다. 본래 잘 사용되지 않았던 심박 표시기 등의 도구도 숨은 플레이어를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 등 기존에 사용되지 않은 도구들도 나름대로 활용도가 높아졌다.
가장 대표적인 콜 오브 듀티:워존만의 개성이라면 한 번 죽어도 자가부활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굴라그 결투를 꼽을 수 있다. 굴라그가 닫힌 시점이 아닐 때 첫 번째 죽음을 맞이한다면 굴라그에 수감된 다른 플레이어와 1대 1의 대결을 벌인 후 승자는 부활의 기회를 얻는다. 굴라그를 관전하는 다른 플레이어들은 창살 너머로 돌을 던져서 결투 중인 플레이어를 방해할 수도 있다.
굴라그 외에도 게임 내 필드에서 획득할 수 있는 돈을 사용해서 각종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데 여기서 부활 아이템을 구매하면 죽은 분대원을 부활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죽은 동료의 인식표를 찾는 둥 다른 조건을 달지 않고 돈을 모아 이 도구를 구매하기만 한다면 동료를 부활시킬 수 있다. 물론 부활시키는 타이밍을 노리는 적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여담이지만 비행기에서 낙하를 시작할 때 도입부 연출과 우승 연출이 꽤 멋들어졌다. 처음 보면서 감탄할 정도로 콜 오브 듀티:모던 워페어의 연출 느낌을 잘 살려냈다.
■ 아무튼 많이 벌어라, 블러드 머니
기존에는 100만 달러를 먼저 획득하는 팀이 우승하는 약탈 모드가 존재했지만 3월 말 업데이트를 통해 약탈 모드가 사라지는 대신 블러드 머니 모드가 새롭게 등장했다.
약간 룰이 변경된 블러드 머니는 약탈 모드와 비슷한 점이 많지만 150명 규모였던 배틀 로얄 모드와 달리 102명으로 시작하며 역시 3명까지 분대가 구성된다. 배틀 로얄 모드와 다른 점은 죽어도 20초 가량 시간이 지나면 부활하는 일종의 팀 데스매치와 비슷한 룰이라는 점이다. 배틀 로얄 모드에서처럼 상자를 뒤지거나 집을 돌아다니면서 돈을 모으고, 계약을 달성시켜 많은 금액을 모을 수 있다. 한편 플레이어를 사살하면 더 많은 금액을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분대원 전원이 수집한 돈의 총액이 팀 순위를 결정짓지만 많은 돈을 가져 상위권에 랭크되면 그대로 자신들의 위치가 지도에 노출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죽으면 많은 돈을 떨어뜨리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송 헬기나 수송 풍선에 돈을 달아서 영구적으로 돈을 보관할 수 있는 수단이 존재한다. 다만 돈을 싣고 출발할 때까지 조금 버티면서 지켜줄 필요는 있다.
잦은 교전을 하지 않더라도 계약만 잘 골라서 하며 파밍을 충실하게 했을 경우 10위 또는 3위권 내까지도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 특유의 게임플레이 감각이 익숙하지 않다면 블러드 머니 모드를 통해서 감을 익히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일단 배틀 로얄 모드 특유의 부담감도 적으니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 커스터마이즈 요소
커스터마이즈 요소는 자신의 캐릭터인 오퍼레이터와 무기, 그리고 킬스트릭 등의 능력이다. 오퍼레이터 커스터마이즈는 배틀패스나 패키지 구매를 하지 않는다면 처음 튜토리얼을 진행하고 얻은 도미노의 의상 외엔 딱히 건드릴 것이 없겠지만 무기나 킬스트릭 등은 게임 플레이를 꾸준히 하면서 레벨을 올리고, 부품을 해금하면서 자주 만지게 되는 자신만의 커스터마이즈 요소다.
특히 무기 로드아웃 편집은 게임을 점점 자신의 손에 익숙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어서 단순히 도색만 바꿔대는 커스터마이즈가 아니라 선호하는 무기와 장비 구성을 저장하는 것에 더해 각종 부품을 해금하고 이 부품들을 달아 총기를 좀 더 미세조정하며 자신의 손에 맞추는 즐거움이 있다. 배틀 로얄 모드에서도 특정 방식을 통해 이 로드아웃에 저장된 장비들을 불러올 수 있으며 아예 블러드 머니 모드에서는 처음부터 로드아웃 장비들을 활용할 수 있으니 세팅이 완료될 때까지는 꾸준한 조정이 필요한 커스터마이즈 요소다.
■ 배틀 로얄에 CoD를 잘 담은 작품
콜 오브 듀티:워존의 가장 큰 적은 자기 자신과 핵 관리다. 일단 PC 플랫폼에 출시된 이상 핵 이용자들을 관리하지 못하면 빠르게 흥미를 잃기 십상이다. 자기 자신이 적이라는 것은 퀄리티 때문에 납득이 가는 거대한 용량이다. 만약 콜 오브 듀티:모던 워페어를 구매하지 않았더라도 90GB에 육박하는 용량은 은근한 부담이 된다. 요즘은 추가로 하드를 붙이고 외장 하드도 활용하는 시대이고 그런 경우엔 크게 걱정은 되지 않으나 별도의 하드를 구비하지 않은 경우의 SSD 이용자라면 다소 부담이 되는 크기다.
콜 오브 듀티:워존은 배틀 로얄이라는 모드에 콜 오브 듀티:모던 워페어가 가진 색을 잘 담아낸 작품이다. 배틀 로얄 특유의 게임성을 살리면서도 여타 동일 장르에서 보여줬던 장점들을 추가하고 콜 오브 듀티:모던 워페어의 고유한 색깔까지 가미해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배틀 로얄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작품이다. 초기 반응이 폭발적이었으니 꾸준한 사후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이 장르 시장에서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