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게임·자동차…경계 허문 ’컬래버레이션’ 뜬다

2020년 12월 23일 14시 55분 24초

올 한 해 넥슨 지식재산권(IP) 사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컬래버)이다. 통상적으로 '넥슨' 하면 게임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패션, 자동차, 금융, 식품 등 전혀 다른 업태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게임과 결합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강민혁 넥슨 커뮤니케이션본부장은 "MZ세대(밀레니얼+Z)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친근하게 접하는 요소들이 합쳐질 때 신선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며 "산업의 경계를 허문 새로운 시도로 게임 이용자에게 차별화된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새로운 소비층의 최대 지출 시기가 곧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며, 그 규모는 연간 1.3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경제적 안정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성향이 있고, 계획적인 소비보다 즐거움을 위한 소비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넥슨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이종산업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트렌드를 이끄는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는 동시에 IP에 강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 패션부터 자동차까지 '카트라이더' 올라탄 산업계···러브콜 봇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넥슨 IP사업의 선봉장 역할을 맡았다. 이 게임은 지난해 차트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카트라이더’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게임으로, 현재 누적 이용자 20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다. 전 연령대에 걸친 고른 흥행에 힘입어 이마트, 라인프렌즈,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의 러브콜이 잇따랐다. 지난 1일에는 구글플레이 ‘2020 올해를 빛낸 앱·게임’ 시상식에서 ‘2020 올해의 베스트 게임’에 오르기도 했다.

 

대학생 최세환 씨(24)는 최근 카트라이더를 '입고' 다닌다. 패션 브랜드 슬로우애시드가 다오, 배찌 등 카트라이더 캐릭터를 새긴 의류를 내놨기 때문이다. 출시 초기 레인보우 색깔로 다오 캐릭터를 수놓은 반팔 티셔츠 등 일부 품목이 모두 팔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9월 현대자동차도 신형 모델 ‘쏘나타 N Line’을 모티브로 제작한 카트를 게임에 출시했다. 이마트는 총 상금 5천만 원 규모의 ‘이마트컵 카러플 챔피언십’ e스포츠대회를 진행 중이다.

 


이마트X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컬래버 상품

 


슬로우애시드X카트라이더 컬래버 의류

 

넥슨은 한발 더 나아가 카트라이더 IP 사업 다각화를 위해 라인프렌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는 카트라이더와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공동 마케팅부터 컬래버레이션 캐릭터 상품 출시, 글로벌 라이선스 사업까지 IP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텐센트와 세기천성이 중국에서 연합 운영하고 있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는 라인프렌즈의 오리지널 캐릭터인 브라운앤프렌즈가 게임 속 신규 캐릭터로 추가돼 중국 앱스토어에서 4위까지 오르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 넥슨X이용자 컬래버레이션 ‘네코제’···IP 생명력 강화

 

이종산업 간의 협업이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대신 충성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꼽힌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내년에 나타날 경제 형태를 '브이노믹스(V-nomics)'로 정의하면서 유행이 지나면 바로 다른 유행으로 갈아타는 특징을 가진 세대가 컬래버레이션 제품도 짧은 주기로 소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넥슨은 IP를 이용자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네코제(넥슨콘텐츠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네코제는 게임 팬들이 넥슨 IP로 직접 2차 창작물을 만들어 전시하고 판매도 하는 콘텐츠 축제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직접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해 IP 생명력 강화와 고객 충성도 제고까지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는 색다른 도전인 셈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회 네코제

 


유저 아티스트 상품을 판매하는 네코상점

 

2015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9회째를 맞은 네코제에서 게임 IP에 영감을 받아 상품을 만든 이들은 ‘유저 아티스트’로 불린다. 게임을 하기만 하던 수용자가 창작자로 변신한 것이다. 1~9회에 걸쳐 1500명이 넘는 유저 아티스트가 판매한 액세서리, 피규어, 인형 등 상품은 15만 9600여 개에 달한다.

 

네코제 사업을 총괄하는 권용주 넥슨 IP사업팀장은 "캐릭터 사업 자체의 수익 창출보다는 이용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넥슨 브랜드를 자주 경험하고 친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유저 아티스트가 넥슨 IP를 재해석하고 이를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문화가 네코제의 힘”이라고 말했다.

 

■ 신한은행과 맞손…게임·금융 결합한 콘텐츠 개발 추진

 

산업 간 융합도 본격화하고 있다. 넥슨은 신한은행과 손잡고 MZ세대 공략을 위한 신사업 발굴에도 뛰어 들었다. 두 회사는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금융 인프라 기반 결제사업을 추진한다. 게임과 금융을 연계한 콘텐츠 개발과 공동 미래사업도 진행한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양사의 노하우를 결합한 신규 사업모델 및 공동마케팅으로 최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 행장은 "넥슨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MZ세대에게 게임과 결합한 금융이라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그 동안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연구 및 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인텔리전스랩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모색해왔다. 향후 다양한 연령층의 방대한 데이터와 이용자 행동패턴에 대한 연구 노하우를 기반으로 게임과 금융을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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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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