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업 또다시 콜업… 2군 같은 1군, 농심 레드포스

LCK 서머 시즌 구단별 프리뷰 8
2024년 06월 07일 17시 25분 20초


 

로스터 - 변경

 

 미하일(탑) – 1군 콜업

 피에스타(미드) – 타 리그(튀르키에 리그) 이적

 피셔(미드) – 신규 영입(전 소속팀 EDG)

 구거(서포터) – 1군 콜업

 피터(서포터) – 2군 강등

 애디(탑) – 2군 신규 영입

 박승진 감독 – 감독 선임(이전 감독 대행)​

 

농심 레드포스는 23시즌 모든 선수들을 2군에서 콜업한 선수들로 채우며 그 행보에 의문을 남겼던 팀이다. 

 

이는 사실상 22 시즌 막대한 금액을 들여 로스터를 구성했지만 결국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기게 된 원인이 컸다. 여기에 모기업인 농심의 재정 상태도 그리 좋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어차피 돈을 들여도 이 정도 성적이라면 차라리 키워서 써 보자’ 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농심 레드포스는 2군 전원 콜업으로 1군 로스터를 구성한, 역사상 유래 없는 대 변혁을 단행했다. 

 

하지만 누구나 예상하듯 결과는 뻔했다. 팀의 중심을 잡아 줄 고참 선수도 없었고 경험이 없는 신인 다섯명이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스프링 시즌은 자연스럽게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눈에 띄는 선수들의 활약도 보이지 않았다. 

 

서머 시즌은 고참 선수를 보강하는 행보를 펼쳤다. 하지만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쿼드 선수 하나로는 그 활약이 미비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쿼드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서머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났고, 그나마 OK저축은행 브리온이 무너진 탓에 간신히 최하위를 면했다. 

 

1년 여의 시간을 투자했지만 선수들의 성장은 크지 못했다. 그나마 서머 시즌 바이탈 대신에 2군에서 콜업되어 기용된 지우가 나름 준수한 플레이를 보였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 별반 다를 것 없던 24 스프링 시즌

 

23시즌 종료 후 농심 레드포스는 이번에도 특별한 영입 없이 2군에서 콜미를 콜업하는 것으로 스토브 리그를 마감했다. 

 

이는 LCK 팬들이나 관계자 입장에서도 말이 나올 수밖에 없던 행보였다. 1년의 농사 끝에 옥석을 가리고 나머지 자리는 중견급 선수나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선수들로 채우는 형태를 대부분 예상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결국 세 시즌동안 농심 레드포스가 한 행보는 1군 로스터를 모두 2군 선수들로 채우고, 다시금 2군에서 두 명의 선수를 올린 것이 전부였다. 쿼드는 사실상 즉시 전력감이라기 보다는 플레잉 코치라는 직함에서 알 수 있듯이 신인들을 잡아주는 역할의 선수였다. 

 

이렇다 보니 ‘투자를 안 할 거면 차라리 팀을 넘기라’는 의견이 상당했다. 심지어 직전 두 시즌 순위는 10위와 9위였다. 팬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팀을 방치하는 것처럼 보이기에 충분했다. 

 

물론 농심 레드포스 외에도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이는 팀들은 몇 몇 더 있었고, 이들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하지만 다른 팀들은 농심 레드포스처럼 신인 선수들만으로 팀을 운영한 것은 아니었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서 그렇지 적어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스프링 시즌은 8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농심 레드포스가 잘 해서 나온 성적이라기 보다 DRX와 OK저축은행 브리온이 워낙 망한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 크다. 한 마디로 하위권 팀들의 성적이 하향 평준화되다 보니 나온 성적인 셈이다. 

 

그나마 지우는 확실한 실력을 통해 1군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다른 선수들은 그렇지 못했다. 어떻게든 비용을 쓰지 않고 키워서 해 보겠다는 의지만 있었을 뿐 1년 6개월을 투자한 성적표는 상당히 처참했다.       

 


지우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 새로운 선수들의 대거 영입

 

스프링 시즌이 끝난 후 농심 레드포스는 대대적인 팀 개편을 단행했다. 23시즌이 끝난 후에 했어야 할 작업임에도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어쨌든 로스터의 변동이 컸다.

 

덕분에 그간의 세 시즌은 그냥 시간을 버린 셈이 됐다.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결과물이 지우 하나뿐일 정도로 선수 육성 시스템도 좋지 못했다. 사실상 이 정도면 지우 역시 육성의 결과물이라기 보다는 지우 자체가 타고 난 선수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나 싶기도 하다.

 

어쨌든 피터는 2군으로 내려갔고, 피에스타는 튀르키예 리그로 떠났다. 든든과 실비 역시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일말의 성장 가능성이 있는 만큼 1군에 남게 됐다. 

 

다만 든든의 경기력이 불안하다고 생각됐는지 2군에서 미하일을 콜업했다. 이와 더불어 경기력이 좋다고 알려진 애디 선수를 2군에 영입하면서 또 다른 예비 콜업 멤버를 미리 준비해 두는 행보가 펼쳐졌다.

 

콜미는 1군에 남게 됐지만 올 시즌 EDG에서 활약하던 미드 피셔 선수를 영입하며 미드 라인의 보강도 진행됐다. 

 

피셔가 좋은 실력을 가진 선수는 아니지만 LPL에서의 플레이를 볼 때 기존의 피에스타나 콜미에 비해서는 보다 나은 플레이가 예상되는 선수다. 그러한 만큼 콜미보다는 피셔가 더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피터의 빈 자리는 구거 선수를 1군으로 올려 메꿨다. 구거는 농심 레드포스의 전신인 ‘Team Dynamics’에도 속해 있던 선수로, 20년에 은퇴를 선언한 후 현역 군생활을 마친 선수다.

 

2024년 2군 코치로 영입되었지만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 은퇴를 번복하고 1군에 합류했다. 다만 3년이 넘는 현역 생활의 공백과 더불어 선수 시절에도 잘 하는 서포터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팀 전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다.

 

현재 피터가 2군으로 내려가 있기는 하지만 구거가 홀로 1군에서 플레이 하기에는 아직 검증이 필요한 만큼 상황에 따라 피터와의 2인 서포터 체제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공식 홈페이지에 피터의 사진이 빠지지 않은 것으로 볼 때 피터 역시 1군 경기에 기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전반적으로 선수단 변동이 심한 편이지만 결과적으로 피셔를 제외하면 이번에도 다수의 선수들을 콜업해 새로운 로스터를 구성했다.

 

이 정도면 사실상 모기업에서의 지원이 거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마저 드는 편인데, 갈수록 상위권 팀과 하위권 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이러한 상황에 씁쓸한 느낌마저 드는 편이다. 

 

실제로 농심 레드포스의 현재 모습은 2군 같은 1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3 스프링 시즌 5명, 서머 시즌 1명, 24 스프링 시즌 1명에 이번 시즌 2명으로 2년 여의 시간 동안 총 9명의 콜업이 이루어졌다. LOL 프로팀 역사상 유래를 볼 수 없을 정도의 파격적인 행보다. 

 

그리고 아마도 서머 시즌에서 누군가가 부진하다면 또 다시 2군에서 콜업되어 올라오는 선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정도면 사실상 복권을 긁는데 진심인 모습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그럼에도 농심 레드포스는 서머 시즌에도 7~8위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지우의 실력이 좋기도 하고 DRX와 OK저축은행 브리온의 전력이 나쁘기 때문이다. 어쨌든 실력이 좋지 않은 선수들 대신 기용된 새로운 선수들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 줄 가능성도 높다. 

 

물론 새로운 멤버들의 경기력이 그다지 좋지 않다면 오히려 더 나쁜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하지만 말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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