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해볼만한 메트로베니아 신작, '할로우 나이트:실크송' 리뷰

재미있는 저혈압 치료제
2025년 09월 08일 14시 49분 52초

'할로우 나이트:실크송'의 출시를 기다렸던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기자도 대체 언제 출시되는지 한 번 보기나 하자라는 생각으로 지켜봤는데, 마침내 지난 4일 할로우 나이트:실크송이 PS, Xbox, 닌텐도 스위치, 맥, 리눅스 등 각종 플랫폼에 정식 출시됐다.

 

할로우 나이트:실크송은 오랜 기다림을 증명하듯 출시와 함께 수십 분 동안 주요 마켓들을 마비시키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플레이어는 전작의 주인공과는 다른 호넷이란 캐릭터를 조작하며 잘 짜여진 메트로배니아 액션 RPG 플랫포머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이번 작품은 신성둥지의 호넷이 귀신들린 왕국 팔룸으로 끌려가면서 팔룸 깊은 곳에서 위를 향해 거슬러올라가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본 리뷰 환경은 Xbox 게임패스로 PC에서 플레이한 것임을 밝히며, 에서는 아직 플레이하지 않은 게이머를 위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만한 부분을 가능한 피하고 스크린샷 또한 1장 보스들 중 자매 가시충까지만 활용한다.

 

 

 

■ 새 주인공, 지역, 난이도

 

알다시피 할로우 나이트:실크송의 주인공은 전작의 기사와 신성둥지에서 맞붙었던 호넷이다. 이 새로운 주인공은 신성둥지에서 팔룸으로 끌려오게 되어, 밑바닥에서 위를 향해 올라가는 여정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등장인물을 만나기도 하고, 수많은 적과 보스를 쓰러뜨려야 한다.

 

우선 여기서부터 벌써 전작과의 차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전작의 신성둥지는 플레이어가 루트만 잘 개척하면 극히 일부 보스를 제외하곤 보스를 패스하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실크송에서는 일부를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보스가 필수 보스처럼 길을 막아선다. 탐험과 진행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움이 상대적으로 약해졌다는 느낌이다. 물론 전작이 상당히 자유분방했던 점이 이례적인 것도 사실이다.

 

 

 

팔룸의 또 다른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플랫포머의 성향이 꽤나 강해졌다는 것이다. 이제는 일반적인 구간을 지나가기 위해서도 다소 플레이어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길이 많아진데 더해 의자가 늘어난 만큼 구간도 길어졌는지, 보스에게 재도전하러 가는 길도 꽤나 험난하게 느껴지는 구간들이 존재한다.

 

난이도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다. 할로우 나이트:실크송의 난이도 곡선은 초반부터 서서히 늘어나는 방식이 아니라 초반부터 강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2장의 특정 시점까지 난이도가 어렵다가 오히려 그 뒤로 난이도 곡선이 하강하기 시작하는 구조의 느낌을 준다. 여기엔 새 주인공 호넷이 특정 시점까지 체감상 전작의 기사보다 약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성장 체감도 한 몫을 했다.



메트로베니아 답게 진행하다보면 기술들이 해금된다

 


지나가려면 날 쓰러뜨려라


■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전투

 

본격적으로 호넷이 강해지는 시점은 아무래도 2장 즈음부터고, 그전까지는 적을 쓰러뜨려도 특정 유형의 적이 아니면 화폐로 쓰이는 묵주가 떨어지지 않는데다 보스를 처치해도 막혔던 길만 뚫리고 아무것도 없는 등 성장이나 성취를 체감할 수 있는 요소가 약하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도전 그 자체와 전투가 할로우 나이트의 후속작답게 재미있다. 일반적으로 필드를 돌아다니는 적들 역시 특색이 있고 이들을 파훼하기 위해 호넷의 전투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예를 들면 특정 조건을 갖춰두지 않으면 전작과 달리 하단 공격이 대각선으로 나가는 부분이나 호넷의 머리 부분이 길어서 피격 범위도 넓어진 것 같은 체감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인간형에 가까운 적들이 묵주를 준다

 

이런 방식들에 익숙해지면 전투가 점점 재미있어진다. 대시나 하단 공격으로 지상에 내려오지 않고 연달아 공중 공격을 펼치거나, 천장에서 공격을 퍼붓는 보스를 쓰러뜨리기 위해 구사하게 되는 다양한 전투법 등은 적당히 쫀쫀한 난이도를 유지하며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미 악명이 높은 흉포한 야수파리처럼 지독한 보스도 있기는 하지만 상당한 수의 보스들은 싸우는 맛이 있었다. 여담으로 1장 초반에서 가장 인상적인 보스라면 레이스와의 검술 맞대결을 꼽고 싶다.

 


 

 

 

다만 호넷의 회복 능력인 엮기는 플레이에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전투를 통해 쌓인 실크로 엮기를 사용하면 체력을 회복할 수 있지만 한 번에 소모하는 실크의 양도 많고, 적들은 극히 초반부터 일반적인 적조차 한 번에 2칸씩 체력을 깎아오는 등 전체적인 적들의 강한 정도가 향상되었기 때문에 종종 전작의 기사였더라면……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재미있는 저혈압 치료제

 

할로우 나이트:실크송은 전작인 할로우 나이트와 더불어 꼭 해보면 좋을만한 재미있는 작품이다. 심지어 이런 볼륨과 완성도인데도 스팀을 기준으로 21,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인상적이다.

 

성장 체감이 더디다는 점이나 좀 너무하다 싶은 함정 등은 조금 신경이 쓰이고, 전작 대비 아쉬운 탐험의 자유 같은 부분도 언급하고 넘어갔지만 확실히 전투에서 느껴지는 재미나 게임의 아트 스타일 등은 전작에서 느끼던 그 감성을 고스란히, 혹은 더 업그레이드해서 전달해준다.

 

메트로베니아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해봐야할 작품 중 하나로 추천한다. 그리고, 재미있긴 하나 난이도가 꽤 있는 편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화가 나는 상황을 잘 못 참는 게이머라면 재미는 있는데 저혈압도 단숨에 치료해줄 것 같은 작품이다. 그래서 혈압약이 어디있더라…….​ 

 


구석구석 잘 뒤져보면 최대 체력을 올릴 수 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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