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와는 완전히 다른 3D 탄막 게임

[리뷰] 스카레드 셀베이션
2025년 09월 17일 14시 21분 47초

‘초차원게임 넵튠’ 시리즈로 국내에도 적지 않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컴파일하트’가 새로운 형태의 게임 ‘스카레드 셀베이션’을 선 보였다.  

 


 

스카레드 셀베이션은 이미 올해 5월에 스팀 및 PS4,5 버전으로 출시된 바 있지만 이번에 PS로 출시된 것은 국내 정식 발매 버전으로, 지금까지 지원하지 않았던 한국어 자막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컴파일하트는 과거 국내에 발매되었던 ‘아가레스트 전기’ 시리즈를 비롯, 콘솔 및 게임 회사들을 의인화한 ‘초차원게임 넵튠’ 시리즈, 일본의 폐쇄된 내수시장을 비꼬는 말인 ‘갈라파고스’를 제목에 사용한 ‘갈라파고스 RPG’ 시리즈 등 상당히 개성 있고 독특한 게임들을 다수 만들어 낸 제작사다. 

 

특히 모에한 케릭터들을 게임 전면에 등장시키면서 나름의 충성스러운 팬들도 거느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컴파일하트는 대체로 RPG 계열의 게임들을 주로 만들어 왔다. 대표작인 초차원게임 넵튠 시리즈도 그러하고 여타의 게임들 역시 그렇다. 반면 스카레드 셀베이션은 본격 TPS(3인칭 슈팅 게임)로 제작된, 기존의 게임들과는 그 궤를 달리 하는 작품이다. 

 

- 일단 난이도가 있다는 것은 잘 알겠다

 

스카레드 셀베이션은 단순한 TPS 게임이 아니다. 무려 로그라이크 형태의 제법 어려운 형태의 슈팅 게임이다. 

 

일단 게임 자체가 3D로 만들어져 있다. 심지어 3D로 구성된 맵에 탄막형 슈팅 게임 형태를 취한다. 

 

탄막형 슈팅 게임은 한 마디로 무수히 날아오는 적의 탄들을 요래 조래 피하며 플레이를 진행하는 게임이다. 무수히 등장하는 적들을 닥치는 대로 파괴하는데 즐거움을 느끼는 슈팅 게임도 존재하지만 이러한 탄막형 슈팅 게임은 날아오는 탄환을 피하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게임이다.  

 

다만 정통적인 탄막형 슈팅에 비해서는 날아오는 탄이 엄청나게 과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이 게임은 3D 기반의 슈팅 게임이다. 일반적인 2D 방식에서 탄이 날아오는 것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간단히 생각해 보자. 지금 당신의 눈 앞에 20개의 축구공이 무작위로 날아오고 있다. 평면이 아닌 입체적인 시야로 날아오는 만큼 언제쯤 몸에 맞게 될지 타이밍을 잡기도 어렵고 공중에 떠서 오기 때문에 남은 거리가 얼마인지도 알기 어렵다. 심지어 내가 그 사이를 확실하게 통과할 수 있을지도 판단이 쉽지 않다. 

 

이 게임이 바로 그런 느낌이다. 분명 탄이 날아오지만 어느 타이밍에 움직여야 할지, 이 정도면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지 확실히 알 길이 없다.

 


 

2D 기반의 게임은 내 기체의 크기와 탄막의 간격 및 정확한 스피드, 그리고 현재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는지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피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스카레드 셀베이션은 3D 공간 상에서 적들이 뿌리는 공격을 피해야 하는 만큼 완전히 다른 느낌의 플레이가 이루어진다. 

 

2D라면 코웃음 치면서 피할 만한 공격이 갑자기 어려운 난이도로 변화한다. 특히나 캐릭터와 탄의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를 감각과 경험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쉽지 않다. 

 

심지어 캐릭터의 움직임에 따라 탄의 궤적도 달라진다. 분명 정면에서 날아오는 탄이지만 이동하고 시점이 달라지는 것으로 정면에서 날아오는 궤적이 아니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물론 사람은 적응을 아주 잘 하는 생명체이고, 그만큼 어느 정도 플레이를 해 보면 적당한 ‘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여기에 맵 내부에 어느 정도 탄막을 막아줄 수 있는 장애물들이 존재하고, 이를 잘 활용하면 효과적인 플레이도 가능하다. 

 


 

다양한 무기들을 활용해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고, 특정 스탯을 원하는 형태로 선택할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자신의 스타일대로 세팅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적들도 변한다. 심지어 앞서 언급했듯이 이 게임은 바로 ‘로그 라이크’ 슈팅게임이다. 캐릭터가 사망하면 특정 지점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 한다. 

 

여기에 던전의 경우 완벽한 랜덤 생성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이전에 공략에 실패했더라도 동일한 조건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뀐 공간에서 다시금 플레이를 해야 한다. 

 

당연히 같은 양상이 나올 리가 없다. 결국 외우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 익숙해지는 것 외에 답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 캐릭터는 괜찮은데 그 외는 많이 아쉽다

 

컴파일하트는 사실 엄청난 자본을 투입해 멋들어진 게임을 뽑아 내는 회사는 아니다. 그보다는 저 예산으로 적당한 퀄리티를 뽑아 내는 회사에 가깝다. 

 

주인공인 ‘윌로’는 제법 잘 뽑혔다. 컴파일하트 게임 치고 비주얼도 나쁘지 않고 퀄리티도 좋다. 여기에 데미지를 입으면 슈트의 부위가 파괴되는 형태의 연출이 동반되어 나름 쏠쏠한 즐거움도 준다. 

 


 

반면 그 외의 요소들은 조금 썰렁하다. 주인공 외에는 캐릭터성을 가진 인물이 없어 스토리가 상당히 단편적이고, 엄청나게 멋진 배경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맵이 마치 게임의 ‘튜토리얼 모드’에서 볼 법한 밋밋한 형태로 이루어져 플레이의 즐거움을 반감시키고 있다. 

 

그렇다 보니 생각보다 피곤하다. 비주얼이라도 좋다면 이러한 상황이 덜 하겠지만 오히려 다른 요소들이 플레이의 재미를 떨어트리다 보니 피로도가 더 빨리 느껴진다. 

 

게임 플레이 자체도 입체적이지 못하다. 난이도는 있지만 플레이가 단순한 구조로 진행되다 보니 처음에는 나름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지만 뒤로 갈수록 만족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 색다른 즐거움은 좋지만…

 

스카레드 셀베이션은 3D 기반의 탄막형 슈팅을 구현해 2D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전혀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치 종이에 그려진 미로를 푸는 것과 실제로 3D로 만들어진 거대한 미로를 탐험하는 정도의 차이다. 

 

그만큼 난이도도 높고 로그 라이크 스타일을 접목해 도전 욕구도 증가시켰다. 주인공의 매력도 나쁘지 않다. 

 

다만 캐릭터 외의 다른 부분들이 많이 아쉽다. 앞서 언급했듯이 게임 자체가 입체적이지 못하다 보니 어느 정도 플레이를 하다 보면 즐거움보다는 피곤한 느낌이 크다. 눈이 전혀 즐겁지 않은 만큼 이러한 느낌이 더더욱 증폭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다양한 장치들과 조금 더 나은 비주얼이 존재했다면 나름 나쁘지 않은 퀄리티가 나왔겠지만 그렇지 못한 결과물이 아쉬운 작품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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