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롤스터의 기세가 또 다시 심상치 않다. 다만 얼마 전까지는 뛰어난 경기력으로 그러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팀이 너무나 급 다운되어 일순간에 순위 경쟁에서 중위권으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2월 22일 진행된 디플러스 기아전 이전까지 kt롤스터는 가장 핫하면서도 T1과 비견될 정도로 경기력이 좋았다. 지난 광동 프릭스 전에서 패배한 이래 급성장하며 순식간에 스프링 시즌 2위 자리를 넘볼 만한 위치까지 올라오기도 했다.
젠지전 승리는 kt롤스터의 평가를 달라지게 만들었다
이는 5연승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디플러스 기아와 젠지를 꺾는 등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후 디플러스 기아전과 T1전에서 패하며 현재 6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사실 디플러스 기아와 T1이 약팀도 아니고 이들에게 kt롤스터가 패한 것이 이변은 아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이 상당히 좋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나 디플러스 기아는 1라운드에서 kt롤스터가 승리를 거둔 팀이기도 하다. 얼마 전까지의 경기력을 보면 kt롤스터가 결코 이렇게 패할 팀은 아니었다. 승리를 하지는 못해도 한 세트 정도는 승리해야 맞다.
이들 팀과 두 경기를 치루는 동안 kt롤스터는 단 한 세트도 승리하지 못했다. 심지어 1세트에서는 각각 1킬과 2킬을 기록하는 등 허무하게 승리를 헌납했다.
내용상으로 보면 더 심각하다. 크게 접전이라고 할 정도의 세트마저 없었으며, 라인전 단계부터 모두 밀렸다. 특히나 모든 세트에서 원딜러 에이밍이 아예 딜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망가진 모습이었는데, 아래 네 세트 기록만 봐도 원딜의 딜인지, 서포터의 딜인지 헷갈릴 정도로 처참한 딜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모든 세트에서 나온 문제라는 것이다.
디플러스 기아전 1세트 결과
디플러스 기아전 2세트 결과
T1전 1세트 결과
T1전 2세트 결과
T1은 원체 강한 팀이지만 디플러스 기아의 전력이 상승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치부하기에는 kt롤스터 자체의 경기력이 너무 떨어진다.
어찌 보면 다시 스프링 시즌 초반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한 인상이기도 한데, 어떠한 이유인지는 몰라도 kt롤스터의 전력은 분명 크게 문제가 있다. 일단 얼마 전까지의 좋은 폼이 사라진 것은 분명하다.
전체적으로 모든 라인의 딜링 능력이 떨어져 있지만 특히 주력 딜러 포지션인 에이밍의 능력 저하가 심각하다. 이것이 강팀을 상대하면서 만들어진 일시적인 것인지, 혹은 바뀐 메타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러한 양상이 이후에도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문제는 kt롤스터의 2라운드 일정이 초반에 강팀들을 모두 만나게 짜여 있다는 점이다. 이후 경기는 젠지와, 그 후에는 리브 샌드박스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빠듯하게 순위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강팀들을 만나기 시작하는 첫 단계부터 연패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kt롤스터의 폼 하락이 일시적인가 하는 부분에서는 그렇지 않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물론 한 번 회복된 맛을 봤기에 언제고 다시 회복은 되겠지만 폼을 추스릴 새도 없이 연속적으로 강팀들과 만나게 되는 만큼 폼이 바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듯 하다.
그만큼 1라운드처럼 젠지에게 승리하기도 어려울 듯하고, 리브 샌드박스에게도 다시금 패배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심지어 1라운드에서 승리한 한화생명e스포츠에게도 승리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듯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스프링 시즌에서 상위 순위를 기록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도 플레이오프는 진출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현재의 kt롤스터는 비상 사태다. 자칫하면 최고 5연패까지 기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하루 빨리 에이밍이 폼을 되찾고 팀을 정상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kt롤스터는 다시금 5,6위 권의 팀으로 머무르며 시즌을 종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2월 26일 경기 분석
1경기 – 브리온 VS DRX
현재 DRX는 꾸준히 무기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되는 일도 없고 경기력도 별로다. 선수들의 의지도, 폼도 어느 하나 긍정적인 부분이 없다. 상대하는 팀 마다 큰 격차로 승리를 하고 있고, 심지어 9세트 연속 패배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25일 진행된 경기에서 농심 레드포스가 세트 8연패를 끊어내는 경기를 펼쳤지만 현재의 DRX는 다르다. 자칫하면 브리온전에서도 한 세트도 가져오지 못하고 패배할 확률이 높은 팀이다.
브리온은 지난 광동 프릭스전에서 승리하며 하위권 3인방과는 확실히 다른 수준의 팀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한 팀들에게는 모두 패배했지만 그 외의 하위권 팀들에게는 모두 승리했다.
특히 폼이 상당히 올라왔던 광동 프릭스전을 승리한 만큼 현재 가장 맥 빠진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DRX에게도 확실하게 약팀 판독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브리온 과 DRX의 경기는 생각보다 일방적인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현재 DRX가 막장의 팀 전력을 보여주고 있고, 반대로 브리온은 지난 광동 프릭스전이나 한화생명e스포츠 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하위권 팀 치고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티의 폼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지만 크로코는 현재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정글러가 중요한 요즘 메타에서 정글러마저 브리온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다만 2대 0 승리까지 장담할 수는 없다. 2대 1로 브리온이 승리하는 그림이 가장 유력해 보이며, 두 팀의 성향이나 선수들의 교전 능력을 봤을 때 많은 킬이 나오는 경기는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세트 자체는 풀세트까지 갈 확률이 높으나 실제 경기 내에서는 접전 없이 한쪽이 유리한 상황이 이어질 듯 하다.
2경기 – 한화생명e스포츠 VS 광동 프릭스
브리온과의 경기에서 패하며 확실한 약체 3인방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기는 했지만 광동 프릭스는 분명 이들 세 팀 중 가장 팀 전력이 좋다. 유일하게 2승을 기록 중이기도 하고 강팀과의 경기에서도 적어도 한 세트는 가져 오는 플레이를 펼치면서 쉽게 패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한계성은 존재한다. 스프링 시즌 초반보다는 폼이 올라온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상위권 팀에게 승리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지금까지의 폼을 본다면 딱 접전을 만들 수 있는 수준까지이지, 그 이상은 할 수 없는 전력이라는 뜻이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반대로 체급이 낮은 약팀에게는 반드시 승리하지만(사실 플레이오프 진출권 팀들 중 브리온 이하 하위권 팀들에게 패한 것은 kt롤스터 뿐이기는 하다) 깔끔한 승리보다는 접전 양상의 경기가 많은 팀이다. 이는 팀 자체의 안정감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인데, 결과적으로 승리는 하지만 무언가 아쉬운 느낌이 많이 남는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다.
두 팀의 경기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승리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하위권 세 팀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했고, 광동 프릭스가 꽤나 성가신 팀이기는 하지만 단세트도 아니고 다세트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패하는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다만 지난 브리온 전처럼 한 세트 정도는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승리하는 세트에서는 충분한 격차를 벌리며 승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까지는 한화생명e스포츠가 광동 프릭스에게 패배할 정도로 다운되지는 않았다. 1라운드에서도 승리했는데 조금 더 전력이 상승한 2라운드에서 패배할 일은 없다.
두 팀 모두 많은 킬이 나오는 경기를 하는 팀은 아니다. 특히 한화생명e스포츠는 눕는 픽을 많이 사용하기에 경기 초 중반 킬이 많이 나오지 않는 경기가 펼쳐지는데, 이 때문에 모든 세트에서 킬이 많이 나지 않는 밋밋한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