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아트와 힐링이 있는 액션 RPG 신작, '힌터베르그의 던전'

알프스 산맥 인근에 나타난 던전들
2024년 07월 26일 00시 00분 12초

마이크로버드 게임즈가 개발한 액션 RPG와 소셜 시뮬레이션이 혼합된 싱글 플레이어 신작 '힌터베르그의 던전'이 지난 19일 Xbox Series X/S, 윈도우즈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 및 스팀을 통해 정식 출시됐다. 마이크로버드 게임즈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소재의 소규모 게임 스튜디오로 알려져있다.

 

힌터베르그의 던전에서 플레이어는 검과 관광 가이드로 무장하고 아름다운 고산 마을인 힌터베르그(힌터버그)를 탐험하면서 던전에 들어가고, 각지에 숨겨진 마법을 발견해 습득하거나 퍼즐을 풀고, 괴물들을 처치하는 모험을 떠나게 된다. 게임의 주인공은 눈코 뜰새 없이 흘러가는 회사 생활에 지쳐 휴식을 선언한 법률 보조원 루이자로, 어느 날 갑자기 마법과 몬스터라는 이질적인 것들이 나타나 새로운 유형의 휴양 및 관광지가 형성되고 자체적인 문화가 생긴 힌터베르그에 찾아와 겪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한편 힌터베르그의 던전은 MS 스토어에서 $29.99, 스팀에서는 37,500원에 판매되며 스팀의 경우 오는 8월 2일까지 출시 기념 10% 할인을 진행하는 중이다.

 

 

 

■ 일상에 지친 그녀가 향한 곳

 

힌터베르그의 던전은 제목부터 던전을 언급하고 주인공도 검을 들고 괴물들과 싸우는 판타지풍의 소재를 다룬다. 하지만 게임의 배경 자체가 중세 판타지풍이거나 아예 지구와는 다른 가공의 판타지 세계를 조성해 그 안에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작품이 아니다. 물론 실제 게임 소개에 적힌 것처럼 변호사 일을 하게 된 주인공 루이자가 지쳐 여행 겸 모험을 하러 온 힌터베르그는 어느 정도의 가공이 들어가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게임의 분위기는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에 몇 년 전부터 돌연 던전과 마법, 괴물이 나타난 힌터베르그라는 장소를 마치 케이크 위의 딸기처럼 살짝 얹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힌터베르그는 설정상 알프스 산맥의 한가운데에 있는 마법 던전을 품은 도시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현상들로 인해 마치 판타지의 그것과 같은 모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일종의 관광 상품으로 자리잡았고, 힌터베르그의 시장도 이런 상황을 유지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 힌터베르그의 일상이 묘사되는 것을 살펴보면 도입부에서 힌터베르그의 모험 방식부터가 관광의 느낌을 주는 편이다. 스탬프 랠리라는 이벤트를 들어보거나 체험해본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뭔가 목표를 제시하고 달성하면 도장을 받으며 전부 도장을 받는 데에 성공하면 주최측에게 제시하고 보상을 받는 방식. 힌터베르그의 던전들은 나오기 위해 스탬프북에 스탬프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이런 방식이 게임 속 세계의 관광객들에게 더욱 관광지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라 생각되기도 한다.

 

던전을 탐색하러 찾아온 이들은 슬레이어라고 부르며 힌터베르그에서는 힌터벅스(HB)라는 고유 화폐를 사용해 던전 관련 상품 쇼핑을 할 수 있다는 설정도 확립되어 있다. 단순히 아름다운 알프스 인근의 풍경과 판타지를 조화시킨 것만이 아니라 이런 일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있을 법한 배경을 가진 등장인물도 관계도 향상 캐릭터로 등장한다. 가령, 연구를 위해 힌터베르그에 와 있는 모 등장인물은 힌터베르그의 던전에 나타나는 괴물들이 알프스 지역 신화에서 언급되는 존재들과 닮았고, 그런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는 부분이나 이들이 그 존재 자체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는 점을 포착해 이와 관련된 이론을 루이자에게 들려주기도 하며 원래 힌터베르그에서 살던 청소년들은 새로운 던전 관광지로 이전과 달라진 삶에 대해 어떤 시선인지를 슬쩍 보여주는 등 던전에 가지 않더라도 힌터베르그에서 만나는 여러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지게 공을 들였다.

 


변화를 기대하고 찾아온 루이자

 


스탬프를 받아야 나갈 수 있다는 설정 때문에 약간 웃기기도 한 장면

 


이런 접근들은 있을법한 이야기라 더욱 흥미를 끌어올린다.

 

■ 지역별로 다른 마법

 

게임의 흐름은 하루 일과를 플레이어가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침에는 어느 지역을 탐험하러 떠날 것인지 선택하게 되며 정오부터는 해당 지역에서의 탐색을, 그리고 저녁에는 누군가와 만나 관계를 진전시키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쇼핑 또한 이 시점에 할 수 있어 뭔가 아이템이나 장비를 준비할 생각이라면 이 때 해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밤 시간이 있는데, 이 때에는 책을 읽거나 TV를 보면서 늦게까지 시간을 보낼 수가 있다. 이럴 경우 다음 날 늦게 일어난다는 차이가 있으니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사교 활동이나 독서, TV 시청 등으로 페르소나 시리즈의 인간 패러미터처럼 몇 가지 사회 스탯이 상승한다. 주로 안락함, 친밀도, 재미가 이런 방식으로 상승하며 명성의 경우 던전 주파 같은 행위로 오른다는 느낌이다. 이 사회 스탯은 단순히 다른 등장인물들과의 교류를 시작하기 위해, 그리고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루이자가 착용하는 장비 중 일부의 능력치와 연동되어 있기도 하다. 감응 장비들이 대표적 케이스이며 이 장비들은 바로 착용해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상당히 줄어든 능력치만 제공하고 지정된 사회 스탯을 일정 이상 달성해야 본 성능을 드러낸다.

 


 


힌터베르그 전역에 던전이 나와서인지 현대 도시를 바탕으로 특이하게 변한 던전의 모습도 재미있다.

 

전투는 아침에 가기로 선택한 지역을 탐험하면서, 그리고 해당 지역에 존재하는 던전을 찾아 들어가서도 수시로 발생한다. 특정 구역에 진입하면 적이 나타나 해당 구역에서 적을 쓰러뜨리기 전에는 지나갈 수 없도록 주변이 모종의 벽으로 막히는 식이다. 필드에서는 이런 적들과의 전투가 발생하거나 퀘스트를 제공하는 인물과 만날 수도 있고, 각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을 활용한 기믹 지역들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제일 처음 가게 되는 지역에서는 멀리 던졌다가 돌아오는 철퇴와 공중으로부터 출현시켜 폭파시킬 수 있는 거대한 철구를 소환하는 마법을 배워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한 퍼즐 요소도 던전과 필드 곳곳에 존재한다. 각 지역의 마법들을 적극적으로 던전과 탐험에 수시로 활용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트레일러나 상점 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던 스노보드 같은 것도 이런 스킬의 일환이다. 콜름슈타인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이 눈 덮인 설산 지역에서는 보드를 활용해 시원시원한 이동을 즐길 수 있다. 여담으로, 루이자가 점프 같은 액션을 취하기는 하지만 플레이어가 원하는 타이밍에 점프를 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점프 버튼이 없기 때문에 점프할만한 구간에 접근해 이동하면 루이자가 알아서 점프하는 방식이다.

 


 


던전에 가지 않고 탐험 도중 명승지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 힐링과 액션 RPG의 양립

 

게이머들도 마음의 안정을 찾거나 생각할 수 있는 일종의 힐링 게임 같은 장르가 존재한다. 사실 핵심 장르가 힐링이라고 하기보다는 게임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어 플레이어가 자극으로부터 벗어나 편안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긴 하지만, 동물의 숲 시리즈 같은 게임들이 인지도 높은 힐링 게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자극이 적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갖춘다는 특성 때문에 자극적인 쪽에 가까운 액션 RPG와의 양립이 다소 어려울 것이란 이미지가 있는 편이다.

 

힌터베르그의 던전은 그런 요소들을 적절하게 섞어 양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완전히 힐링 게임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숨을 돌리며 생각할 거리도 살짝 던져주는 액션 RPG로 좋은 인상을 준다. 법조계에 몸을 담아 지친 심신을 이끌고 어릴 적의 모험을 생각하며 힌터베르그라는 신비한 지역으로 찾아온 루이자는 힌터베르그의 슬레이어로 활동하면서 몬스터들과 싸우기도 하지만, 이 전투 자체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스탬프 랠리 개념을 넣어 관광 분위기를 가득 내고 있어 가벼운 편이다. 그럼에도 던전과 몬스터에 얽힌 위험은 확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힌터베르그의 던전 관광 사업에 대한 다소의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아이들 외에도 지독하게 재미없는 양파 축제에 대한 주민 테레자의 관점 같은 부분은 생각할만한 이야기다.

 

거기에 각 등장인물들과의 관계를 쌓아가며 들을 수 있는 이야기로 힌터베르그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면서 이들과의 관계성 확립도 플레이어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기자의 경우 앞에서도 이야기한 학문적으로 힌터베르그의 던전 현상에 대해 접근하는 알베르트의 이야기나 원래부터 힌터베르그에서 살던 아이들과 대화하며 알 수 있는 부분들이 흥미로웠다. 물론 이런 요소 외에도 그들과의 관계 레벨을 높이면 특정 장비를 본래 성능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거나 잠긴 상자를 열 수 있게 해주는 등 게임 플레이 방면의 보상도 확실하다.

 

전투 자체도 무난한 액션 RPG의 그것을 따르고 있다. 지역마다 다른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해서 지역의 특색을 살린 점 또한 좋았으며 자의적인 점프 불가나 가끔 약간 답답하게 느껴지는 조작감이라는 아쉬운 점을 보완하기엔 충분한 장점들이다. 난이도 설정에 따라 캐주얼한 게이머나 균형 잡힌 경험을 원하는 게이머, 도전을 원하는 게이머를 위한 밸런싱이 되어 있다.

 

독특한 아트 스타일과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액션 RPG 힌터베르그의 던전은 가벼운 마음으로 한숨 돌리며 플레이하기 좋은 신작이다.​ 

 


 


 


근데 너 왜 눈을 그렇게 떠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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