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A, 한 시즌 만에 ‘해체’의 길로

2026시즌의 ‘롤드컵’은 변화할 수 밖에 없다
2025년 10월 01일 17시 50분 22초

얼마전 진행된 LTA의 결승전에서는 LTA를 다시금 원래대로 LCS와 CBLOL 등 세부 리그로 되돌린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LTA 우승을 차지한 FLY(사진출처 : FLY SNS)

 

LTA는 기존의 LCS(북미)에 CBLOL(브라질) 및 LLA(라틴 아메리카)를 하나로 묶은 광범위한 리그다. 25시즌 처음 신설된 이 리그는 기존의 LCS 중심의 팀들을 북부, 그리고 브라질과 라틴 아메리카 리그를 중심으로 남부 리그를 구성하고, 이들이 플레이오프를 펼쳐 롤드컵 참가팀을 가리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LTA가 1년만에 종지부를 찍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국제 대회를 나가기가 더 어려워졌고, ‘뷰어쉽’이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4년 롤드컵을 기준으로 LCS는 3장의 티켓, 그리고 LLA와 CBLOL은 각각 한 장의 티켓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이번 롤드컵은 구 LCS 소속 두 팀과 CBLOL 소속의 한 팀만이 출전한다.

 

단순히 보기에도 5장에서 3장이 줄었다. 심지어 LCS는 현 시스템에서 최대 두 장이 한계다. 과거 3장을 확정적으로 받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LLA와 CBLOL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북부와 남부의 리그 격차로 인해 이번 시즌에도 남부에서 단 한 팀이 롤드컵에 가게 된 상황이고 만약 리그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내년에도 크게 달라질 만한 것이 없다. 

 

과거에는 두 리그 모두 최소 한 팀이 롤드컵에 출전했지만 이제는 이들 중 한 팀만이 참가하게 된 것이다. MSI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올 시즌 LCS는 2팀에서 1팀으로, 다른 두 리그 역시 각각 한 팀씩 출전하던 것에서 양 리그를 묶어 한 팀이 출전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리그가 통합되면서 뷰어쉽이 상당히 높았던 CBLOL의 뷰어쉽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도 문제다. 그리고 이는 당연하게도 리그가 통합된 것이 원인이다. 달리 말하면 브라질의 시청자들은 다른 리그 팀들과의 경기를 크게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들이 생겨나면서 결국 LTA는 출범 1년만에 사라지게 됐다. 다만 26시즌이 어떻게 구성될 지는 현재 확인된 바 없는 상황이기에 아메리카 지역의 세부 리그 구성이나 롤드컵이 어떻게 변화될 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절대 올 시즌과 같은 방식으로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LTA 통합 리그 구성이 진행되면서 기존의 CBLOL 및 LLA 팀들 상당수가 통합 또는 해체 수순을 밟게 되었는데, 이렇다 보니 LLA의 경우는 현재 남은 팀으로 자력 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이기에 리그 개편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도 궁금하다.

 

- 통합 리그 개편은 실패?

 

사실 리그에 대한 불만은 LCP도 결코 적지 않다. 올 시즌 LCP는 대만과 홍콩 소속의 2팀과 베트남 소속 1팀이 롤드컵에 진출한다. 일본 팀은 롤드컵을 구경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LCP는 중화권과 베트남 팀들이 롤드컵에 진출하게 됐다(사진 출처 : CFO SNS)

 

중화권 팀들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지만 올 시즌 베트남 팀의 롤드컵 참가는 1팀으로 줄었다. 심지어 일본은 롤드컵에 참여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기존의 마이너리그를 없애고 5대 메이저리그로 통합된 현 상황이 불편한 국가들이 적지 않다. 물론 그만큼 실력 격차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참가팀 수가 줄어줄면서 그 피해를 새로 생긴 LTA와 LCP 팀들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롤드컵은 5개 메이저리그 별로 3팀씩, 총 15개 팀에 LPL과 LCK 4시드 팀이 승부를 펼쳐 승리한 팀이 나머지 한 자리를 차지하는 구조다. 

 

기존의 ‘플레이인’ 및 본선 경기로 나뉘어져 진행되던 방식과 비교하면 LCS는 3시드 팀이 플레이인에서 탈락한 셈이고, PCS와 VCS 팀들은 한 팀을 제외하고 모두 본선에 진출한 것과 같다. 

 

20개 팀에서 17개팀(4시드 팀 간의 컷 오프 경기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16개 팀)으로 참가팀 수가 줄어들면서 대회는 보다 ‘정예팀’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변모했다. 사실 롤드컵은 해가 갈수록 참가 팀을 줄이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그 ‘줄어든’ 슬롯은 마이너리그 팀들을 빼는 것으로 해결한다. 

 

물론 현재의 바뀐 롤드컵 시스템을 찬성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굳이 실력이 없는 팀 경기를 볼 필요도 없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오히려 MSI가 더 효과적인 대회다. 각 리그 별 1,2위 팀이 모여 경기를 하는 것이 훨씬 수준 높기 때문이다. 


- 이번 시즌과는 다른 모습이 예상되는 26시즌 롤드컵

 

LTA가 올해를 끝으로 해체 수순을 밟게 되면서 내년도 시즌의 국제전 구성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실제로 현재의 ‘메이저리그’ 단독 국제전 방식은 이제 불가능하다. 물론 브라질 등 라틴 아메리카 지역을 묶어 별도의 메이저리그를 만드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 경우 LCP 지역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에 현실성은 낮다. 

 

사실상 뷰어쉽이 높고 LOL의 인기가 좋은 브라질 지역은 적어도 한장의 롤드컵 티켓을 배정해야 하는데 16팀의 각축이 되어 버린 현재의 롤드컵 시스템에서는 그 한 자리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 

 

이번 시즌 롤드컵 참가를 하지 못하는 일본이나 한 팀만이 출전하게 된 베트남 지역 역시 올 시즌 후에는 할 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OL e스포츠의 인기는 아시아 지역이 압도적이다.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타국가들의 상황도 그러하며, 그만큼 LCP 하나로 아시아 권역을 묶는 자체도 어느 정도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결국 다음 시즌의 롤드컵은 현재의 ‘메이저리그’ 중심의 구조를 버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무작정 권역을 묶어 나온 폐단이 현재 LTA와 LCP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진정한 승부’는 LCK와 LPL이 펼치겠지만 롤드컵은 국제 대회다. 다양한 지역의 팀들이 출전해야 의미가 있다. 

 

기자는 처음 롤드컵을 시청했을 당시의 감동을 아직 잊지 못한다. 2020년 ‘담원 기아(현 디플러스 기아)’가 우승을 하던 시기에 처음으로 롤드컵을 접했다. 당시는 하루에도 수많은 경기가 펼쳐졌고 다양한 팀들이 참가했다. 

 

많은 팀들이 참가한 만큼이나 뻔한 경기도, 이변이 속출하는 경기도 이어졌으며 각 지역의 팀들을 만나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국제전이라는 느낌도 강했 강했고, 많은 경기가 이어지면서 기간 내내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해가 갈수록 참가팀들은 줄어들고, 경기수도 적어졌다. 이제는 롤드컵이라고 해서 하루 종일 경기를 보는 그런 느낌도 아니다. 다양한 팀들을 보는 재미도, 간간히 등장하는 마이너팀의 선전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없다. 

 

- 롤드컵은 판이 커져야 한다

 

사실 현재는 MSI와 롤드컵의 차이를 전혀 느끼기 어렵다. 단순히 시즌 중간과 끝난 후에 진행된다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이 없다. 참가팀 역시 각 리그 별로 한 팀이 더 추가될 뿐이다. 

 


오히려 현재의 롤드컵보다 MSI가 더 정예 대회 아닐까

 

물론 다양한 일정들이 걸려 있는 시즌 중에는 현재의 MSI와 같은 방식이 잘 맞는다. 최상위권 팀들만 모여 우열을 정하는 것도 충분히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즌이 종료된 후에 펼쳐지는 롤드컵은 오히려 판을 더 키워야 한다고 본다. 즐기는 관점 역시 달라져야 한다. 사람들은 반드시 경기력이 좋은 팀만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다. 언더독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고, 강하지는 않지만 자국 팀의 선전에 즐거워하는 것이 팬이다.

 

일례로 과거 ‘DFM’이 처음으로 롤드컵 본선에 진출할 당시 국내의 많은 팬들이 DFM에게 응원을 보냈다. 물론 한국 선수들이 많은 것도 이유였지만 그보다는 언더독의 활약이 주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T1 역시 롤드컵 4시드로 출전해 우승을 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DRX의 서사에 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것이 바로 뻔하지 않은 경기에 환호하는 사람의 심리다. 

 

롤드컵이 점점 더 재미가 없어지는 이유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올만한 팀들이 뻔하게 오고 있다. 심지어 이번 시즌에는 ‘더 뻔한’ 팀들이 온다. 어디에도 과거의 DFM과 같은 팀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만큼이나 판을 키우는 것이 더 재미 있는 롤드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중심으로 국제전을 하는 상황이 어렵다면 다시금 국가별로 적절한 출전권을 부여하고 플레이인을 진행하면 된다. 소수 지역에서 개별적으로 팀을 선발한 뒤, 이들간에 토너먼트를 펼쳐 승리한 팀에게 출전권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롤드컵은 LOL을 즐기는 전 세계 팬들에게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실력이 좋은 상위 팀들만 모이는 잔치가 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보다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팀들이 치열하게 경합을 펼치는 것이 훨씬 매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현재보다 과거의 롤드컵이 더 재미 있게 느껴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리그의 개편, 그리고 국제 대회의 참가 틀이 수정될 수밖에 없는 내년 시즌에는 더욱 풍성한 형태로 리그 및 국제전이 변화되기를 기대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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