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적 재미를 고스란히 전하는 수작, '옛날 옛적에 괴혼'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굴리기 게임
2025년 11월 28일 23시 03분 39초

덩어리를 굴려 키운다는 단순하면서도 흥겨운 분위기의 게임을 기억하고 있다. 가장 처음 접한 것은 당시 친구가 보유하고 있던 플레이스테이션에서 할만한 게임이 없는지 찾아보고 있을 때였다. 원래 하려던 게임은 충분히 했고, 집에 갈 시간은 애매한데 이건 무슨 게임이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괴혼을 구동했다.

 

괴혼. 당시 비슷한 이름의 국산 온라인 게임이 있어서 그 게임이 콘솔로도 있는 줄 알았다. 사실 전혀 다른 관련 없는 게임이라는 것은 바로 알 수 있었다. 주인공도 독특한 비주얼이지만 아바마마라는 캐릭터가 엄청나게 요상하다는 인상을 남겼었다. 그러면서도 게임 플레이는 단순한데 흥겨운 음악과 함께 덩어리를 굴리다 보니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

 

그 이후 괴혼은 기자에게 반가운 게임 중 하나가 됐다.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가 국내에 PS5, 닌텐도 스위치, Xbox Series X/S, PC 스팀을 통해 출시한 '옛날 옛적에 괴혼' 또한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즉시 PS5에서 플레이해봤다.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여전히 익숙한 맛이면서 여전히 즐거운 게임이었다.

 

 

 

■ 시대를 오가는 괴혼

 

최신작 옛날 옛적에 괴혼은 이름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시대를 오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느 때처럼 스토리는 가볍고도 위트 있다. 굉장히 강대한 우주적 존재임은 확실히 느낄 수 있지만 어딘가 못 미덥고 쪼잔한 캐릭터, 아바마마가 청소를 하다 우연히 우주에 문제를 일으켜 이걸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인 왕자가 아바마마, 어마마마와 함께 세계의 각 시대를 여행한다는 느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런 황당하지만 우스운 옛날 옛적에 괴혼의 이야기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큰 부담 없이, 그러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게임이 선사하는 각 시대로의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각각의 시대는 적절히 느슨한 시대적 고증 하에 괴혼이 가진 특유의 유머까지 담아내면서 여러 스테이지를 제공한다.

 


사고뭉치 아바마마

 


아니 '아저씨'. 사고는 아저씨가 치고 왜 왕자한테…….

 

각 지역의 시대, 주로 옛날 옛적을 여행하다보면 조금 아쉬운 것은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 여러 장소의 '옛날'을 구현한 스테이지를 고루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메인이 되는 시대는 일본 지역의 옛날에 상당수의 스테이지가 편성되고, 다른 지역의 시대는 스테이지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괴혼의 위트 있는 스테이지 구성에 기대한 만큼 스테이지의 다양성을 더 보여줄 수 있었으면 했는데,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았다. 물론 여전히 게임에 구현된 스테이지들도 즐겁다. 이건 틀림없다. 거기에, 커스터마이즈 요소나 사촌들의 숫자도 많아 수집요소를 모아가는 맛도 있다.

 


덩어리가 아니라 사람도 굴린다. 덩어리처럼 키우니까 비슷한가?

 


촬영한 것 중 이것만큼 괴혼의 센스를 적절히 표현한 스크린샷이 없다

 

■ 쉬워보이지? 그렇긴 한데…….

 

괴혼 시리즈의 특징은 간단한 규칙 안에서 즐거운 플레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주인공이 덩어리를 굴려서 점점 큰 물체를 붙여 목표를 달성한다. 얼마나 단순한가? 여기에 덩어리의 크기에 비례해서 붙일 수 있는 물체도 늘어나니 처음에는 작은 물체만 붙이다가 스테이지가 끝날 즈음엔 그냥 맵 안의 대부분의 물체가 덩어리에 붙어 꿈틀거리는 우스꽝스럽고 어찌보면 경악스런 결과물이 나오기도 한다.

 

확실히 보기엔 참 쉬워보인다. 실제 플레이해도 클리어 자체는 쉬운 편이긴 하다. 그렇긴 한데, 마냥 쉽지만은 않다. 아바마마가 제시하는 목표들이 항상 덩어리의 크기를 키우는 것만은 아니고, 때로는 목표치를 정해주지만 지금 덩어리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거나 일단 스테이지 클리어 요구치는 맞췄지만 최고 등급의 평가를 받기엔 모자라는 등 마스터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리는 스타일이다.

 


 


정해진 수 안에서 비싼 걸 모으는 스테이지 등은 생각을 좀 해야 한다

 

그래도 겁낼 것까지는 없다. 정말 익히기 쉽고 클리어 이후엔 파고들어 좀 더 깊이 게임을 즐긴다는 느낌이니 꼭 모든 스테이지를 최고의 평가로 완료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괴혼의 특징이기도 하니까. 게다가 조작법도 2종을 제공하며 이번에는 편의성을 강화시켜줄 아이템이나 UI를 활용해 보다 즐겁게 덩어리를 굴릴 수 있다.

 

물론 일부 스테이지는 클리어도 꽤 빡빡한 경우가 있다. 몇 번 실패하다보면 아바마마를 원망하게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런 요소는 가벼울 정도로 즐거운 게임성과 낮은 문턱이 강점이다. 덧붙여 스포츠 괴혼이라는 일종의 경쟁 모드가 주는 괴혼다우면서도 사뭇 다른 호흡으로 즐길 수 있는 컨텐츠 역시 매력적이다.

 


 

 

혼자서도 CPU와 스포츠 괴혼을 즐길 수 있다

 

■ 사운드도 명불허전, 가볍게 즐기기에 최고

 

옛날 옛적에 괴혼은 캐주얼한 게임을 추천할 때 언급할만한 충분히 좋은 작품이다. 앞에서 수차례 언급한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 게임성 자체도 그렇지만 이 시리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꼭 같이 거론되는 것은 양질의 OST다.

 

이번 옛날 옛적의 괴혼에 새롭게 수록된 곡들도 상당히 좋은 퀄리티를 자랑하며, 게임 플레이를 보다 흥겹게 만들어준다. 학원 아이돌마스터 IP와의 콜라보 수록곡인 하나미 사키의 Katamari on the Doun은 개인적으로도 아이돌마스터 IP를 좋아해 반가운 감도 적잖이 있겠지만 게임을 처음 시작하자마자 튜토리얼을 즐기며 흘러나오는 첫 번째 곡으로 플레이어를 반긴다.

 


DLC를 구매하면 이번 작품 외 과거 괴혼 시리즈 OST도 즐길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하나미 사키, 네 기꺼이의 콧치노 켄토, 버츄얼 유튜버 카후와 같은 비교적 최근의 트렌드에 어울리는 유형의 현실/가상 아티스트는 물론, 요루시카의 스이, Daoko와 같이 업력이 쌓인 아티스트, 사다 마사시, 마츠자키 시게루 등 원로 아티스트들까지 '시대'를 다루는 게임답게 광범위한 세대의 아티스트들이 자아내는 음악들이 플레이 내내 귀를 즐겁게 만들어준다.

 

즐겁게 플레이할만한 캐주얼 게임을 찾는다면 옛날 옛적의 괴혼을 강력 추천한다. 새로운 괴혼을 원한다면 조금 아쉬울 순 있으나 괴혼이 만들었던 가치와 재미를 온전히 보존해 "옛날 옛적에, 괴혼이라는 게임이 있었는데……."라며 새로운 세대에 전달하는 작품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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