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영화의 주인공으로 살아보는 건 어때?

[리뷰] 존 카펜터의 톡식 코만도
2026년 04월 04일 09시 05분 55초

통상적으로 게임 타이틀 앞에 사람 이름이 붙는 경우는 대부분 널리 알려진 인물이자, 그 게임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이다. ‘톰 클랜시’는 인기 소설가이며, ‘시드마이어’는 문명 시리즈를 대표하는 게임 디자이너다. 

 

이처럼 게임에 이름이 붙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일례로 게임 좀 해 봤다는 사람들에게도 이름이 붙은 게임 제목을 묻는다면 채 5작품을 대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이 작품은 나름 무언가가 있다는 말이다.

 

‘존 카펜터의 톡식 코만도’는 ‘존 카펜터’ 감독이 스토리와 음악 작업에 직접 참여한 작품이다. 영화에 대해 관심이 높지 않다면 잘 모르겠지만 존 카펜터 감독은 호러나 SF를 다루는 B급 영화 시장에서 가히 최고의 감독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러한 사람이 게임 제목에 언급되었다는 자체가 바로 이 게임이 B급 감성을 물씬 풍기는 작품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 작품에 대해 하나 더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게임의 제작사 ‘세이버 인터랙티브’에 관해서다. 

 

세이버 인터렉티브는 ‘월드워Z’, ‘워해며 40000: 스페이스 마린2’ 등을 제작했다. 이 회사의 특징은 엄청난 물량이 퍼부어지는 호드 슈터(소수의 플레이어가 팀을 이뤄 화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몰려오는 엄청난 적들을 쓸어버리는 형태의 슈터 게임) 게임을 주로 만든다는 점이다. 

 

결국 ‘존 카펜터’와 ‘세이버 인터랙티브’ 이 두 가지 단서 만으로도 이미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는 짐작이 가능할 듯싶다. 한 마디로 B급 호러 감성으로 제작된 호드 슈터 게임, 그것이 바로 ‘존 카펜터의 톡식 코만도’다.

 

 

 

- 게임 곳곳에 녹아 있는 B급 영화 감성

 

근미래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이 게임은 과학 실험이 실패하면서 ‘슬러지 갓’이 깨어나고, 이로 인해 인류 대부분이 괴물로 변한 세상을 다루고 있다. 게이머는 이러한 세상에서 용병 ‘톡식 코만도’가 되어 돈을 받고 싸우는 인생을 살게 된다. 

 

설정 자체는 이렇지만 결과적으로 수많은 좀비 스타일의 적들과 싸우는 것이 게임의 주된 요소다. 특히나 B급 영화의 거장인 존 카펜터가 스토리에 참여한 만큼이나 이 작품은 B급 영화의 감성이 수 없이 녹아 있다. 

 

게임에 흐르는 전반적인 효과와 색감, 그리고 느낌 자체가 B급 영화와 일맥 상통한다. 중요한 것은 B급 영화의 감성이라는 것이지, B급 게임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중간 중간 느껴지는 유머러스한 대사나, 싸구려 정의 같은 것이 배제된 플레이, 그리고 과장된 연출에서 존 카펜터 식의 B급 호러 감성이 느껴진다. 

 


 

- 열심히 파밍해서 적을 도륙하라

 

톡식 코만도의 플레이는 ‘월드워 Z’와 상당히 흡사하다. 기본적인 구조는 맵을 돌며 파밍하고, 이를 기반으로 방어전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상대하는 것이다. 

 

특이점이라면 맵이 상당히 넓다 보니 파밍 단계에서 차량이라는 존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 이동을 넘어 전투의 중심이 될 정도로 차량을 통해 다채로운 플레이가 가능하다. 

 

연료를 보충하기도 하고 수리도 필요하다. 차를 탄 채로 적들을 들이 받는 쾌감도 상당하다. 어찌 보면 이러한 차량을 통한 액션이 톡식 코만도의 커다란 즐거움 중 하나다. 

 


 

방어 지역에서는 미션 중 입수한 부품을 활용해 터렛이나 전기 트랩 등 다양한 구조물을 설치 할 수 있고. 이러한 구조물들이 방어 시 상당한 도움을 주기도 한다. 

 

게임 자체는 미션 형태로 진행된다. 여러 개의 메인 스토리 미션이 준비되어 있고, 이를 플레이하며 클리어 하는 식이다. 각 미션들은 저마다 난이도 설정이 가능해 보다 난이도 높은 플레이가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이 게임은 철저히 협동 플레이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별도의 싱글 플레이는 없다. 프라이빗 설정으로 혼자 미션을 진행할 경우에도 나머지 슬롯은 AI로 채워진다. 당연히 AI로 나머지를 채우면 일반 유저들과 함께 하는 것보다 플레이 자체의 난이도가 상승한다. 그만큼 재미도 없다.

 

이 때문에 진득한 솔로 플레이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톡식 코만도는 크게 메리트가 없는 게임이다. 특히나 차량 액션이 많은 게임 특징 상 모든 조작을 자신이 해야 한다는 것도 불편하다. 한 마디로 혼자 할 거라면 다른 게임을 하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다. 

 

- 조작감? 이정도면 최상급이다

 

아무리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것이 중심이 되는 게임이라고 해도 본질은 슈터다. 총을 쏘는 재미가 없으면 사실상 게임의 즐거움이 심각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에서 본다면 이 게임은 지극히 원초적인 즐거움이 살아있다. 확실한 타격감과 손맛, 이에 따른 사운드가 일품이다. 적어도 총을 쏘는 느낌은 가히 최상급이라 자부한다. 차량의 조작감 역시 매우 탁월하다.

 

이러한 원초적인 즐거움은 키보드 마우스 조합보다 오히려 PS5 패드에서 더 확실하게 느껴진다. 적응형 트리거가 총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주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FPS 게임에서는 순간적인 조작이 중요하기 때문에 키보드 마우스 조합이 훨씬 유리하지만 호드 슈터 장르는 빠르게 상대를 죽이는 게임이 아니다. 오히려 다수의 적들을 학살하는 상황이 패드와 더 잘 어울린다. 

 


 

이 때문에 PC를 포함한 다른 기종들과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고 있음에도 콘솔 기기라서 더 불리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아니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될 정도다. 

 

다만 협동 플레이의 아쉬움은 있다. 그런데 이것이 게임 자체에서 오는 아쉬움은 아니다. 통상적으로 플레이를 위해서는 4인 협동 플레이가 필수이고, 그만큼 친구들과의 플레이가 아니라면 랜덤 매칭을 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호드 슈터 스타일의 게임을 즐기는 대부분의 아시아권 유저들이 중국 유저라는 점인데, 중국 유저들을 모함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무개념 플레이를 많이 하다 보니 게임의 즐거움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유저들과 한 팀이 되면 차량 운전은 내가 해야 하는 상황이 거의 필수로 발생한다. 중국 유저들은 아무도 운전을 하려 하지 않기에 게임 진행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밖에 크고 작은 문제들이 빈번하게 발생해서 가급적 협동 플레이는 지인들 위주, 혹은 한국 유저들과 하는 것을 권한다. 

 

- B급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보는 인생도 나쁘지 않다

 

‘존 카펜터의 톡식 코만도’의 지향점은 분명하다. 월드워 Z처럼 그럴듯한 배경에서 그럴 듯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B급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유쾌하게 즐기는 것이다.

 

그만큼 완벽한 비주얼과 시스템 하에서 공략을 목표로 하는 사람에게는 만족감이 떨어질 수 있다. 멋진 플레이를 원하는 사람 역시 그렇다. 

 

하지만 순수한 재미를 즐기며, B급 영화 같은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 게임은 정말 잘 맞는 게임이다.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타이밍에 맞춰서 확실한 조작을 하는 것이 굳이 필요할까. 게임은 그냥 재미 있으면 되는 것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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